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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종인] 아니기를 上 | 인스티즈

 

 

BGM : 아니기를 - 이기찬

 

 

 

 

 

 

 

예쁜 그 웃음이,
잔망스러운 조그만 행동들이,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너의 그 사랑이,










모두 내 것이 아니구나.




-


 

 

 


"어딜 그렇게 봐-"
"........."


ㅇㅇ은 자신의 어깨에 닿아오는 큼지막한 손의 감촉에 살며시 뒤를 돌아봤다. 

ㅇㅇ의 시선 끝엔 궁금한 표정을 지은 채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지는 종인이 있었다.

밖에 뭐 있어? 하며 물어오는 종인의 목소리에 다시 창 밖을 바라본 ㅇㅇ은 설렘이 가득한 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모른 척하며 '뭔데, 밖에 뭐 있냐고.' 묻는 종인은 사실 ㅇㅇ의 시선 끝에 걸린 설렘의 대상이 무엇인지를 알고있었다.

 

 

 

 

 

 

 






[EXO/종인] 아니기를 上 | 인스티즈

 

종인과 ㅇㅇ이 재학 중인 과의 한 학년 선배이자 과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박찬열.

훤칠한 키와 남자다운 낮은 목소리, 게다가 공부까지 잘하는 엄친아로서 학과 내 모든 여학우들에게 선망과 애정을 독차지하는 사람.

그것은 ㅇㅇ에게도 다를 것이 없었다. 종인은 애써 모른 척하며 ㅇㅇ의 팔을 억지로 잡아끌며 ㅇㅇ을 창가에서 떼어냈다.




 

 

"야, 빨리 밥 먹으러 가자. 나 배고파."
"아, 아! 왜이래! 너 혼자 먹으러 가!"
"나 혼자 밥 안 먹는거 알면서 그러냐?"
"예전에는 혼자도 잘만 먹었으면서..."
"-아, 하여튼 빨리 밥 먹으러 가자."

 

 

 

 



종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어이가 없는 듯 벙찐 표정을 지어보이던 ㅇㅇ은 종인의 팔을 손바닥으로 때리며 창틀을 붙잡곤 버텼다.

하지만 종인은 완강하게 ㅇㅇ을 끌어냈다.

 아, 아파! 팔 좀 놔! ㅇㅇ의 날카로운 목소리에도 팔을 놓을 줄을 모르던 종인은 성큼성큼 걷던 발걸음이 건물을 벗어나서야 손에 힘을 풀고 ㅇㅇ의 팔을 놨다.



 

 

 

 

 

 

 

 

 

"아씨... 김종인 진짜... 멍들면 다 너 때문이야!"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잡힌 팔을 쓸어내리며 원망섞인 투덜거림을 쏟아내는 ㅇㅇ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충 얼버무린 종인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무심한 듯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




내리쬐는 햇살이 따사로운 요즘, 학교는 축제 분위기에 한창 무르익고 있었다.

한 켠에서는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한가로운 오후를 지내는 학생들이 있었고, 또 다른 한켠에서는 곧 있을 '학우의 밤'을 위해 주막을 준비하느라 열을 다하고 있었다.

열정과 패기가 넘쳐나는 대학교 축제의 한복판에서 종인은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여기저기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얘 어디 간거야 대체..."


 

 

 

 

손등으로 땀을 훔쳐낸 종인은 몸에 적당히 핏 되는 티셔츠에 대충 땀을 닦아내고는 누군가를 찾아다녔다. 본관에도 가봤다가 잔디밭에도 가보고, 중앙광장에도 가봤지만 자신이 찾는 사람은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아까 자신과 한참 장기자랑을 보고 있던 ㅇㅇ은 종인에게 잠시만 기다리라며 소리를 치더니 어디론가 홀로 사라져버렸다. 그러고는 장기자랑이 끝나는 순간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다른 무리 속에 섞여서 자신이 있는 자리까지 돌아오지 못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그 주변을 꼼꼼히 찾았지만 그곳에도 ㅇㅇ은 없었다. 땀에 절어버린 머리칼을 신경질적으로 털어낸 종인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본관 뒤 쪽으로 나있는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참 시끄러운 중앙광장 쪽과는 다르게 본관 뒤 쪽의 정원은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굉장히 한가로웠다.

멀리서 어렴풋이 들리는 음악소리와 함성 소리를 배경으로 종인은 한가로운 정원으로 걸어들어갔다.

얘가 대체 어디로 가버린거야. 혼잣말을 내뱉으며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종인은 자신이 찾는 ㅇㅇ이 보이지 않자 깊은 한숨을 쉬며 휴대전화를 만지작 댔다.



 

"전화도 안받고..."



 

설마 무슨 일 생긴건 아니겠지. 머릿 속을 가득 채운 ㅇㅇ에 대한 걱정에 종인은 괜히 초조해져 입술을 깨물었다. 장기자랑 하던 곳으로 다시 가볼까. 어쩌면 지금쯤은 거기서 나를 찾고 있지 않을까.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만지작대며 정원 입구로 다시 나가는 종인의 발걸음엔 괜한 초조함이 묻어났다. 학교 안이라 무슨 일이라도 있겠나 싶어도 군데군데 으슥한 삼각지대들이 많아 걱정이 되는 종인이었다. 걸음을 빨리 옮겨 비교적 한산한 정원을 나가려는데 종인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었다. 자신이 가보지 않았던 정원의 정자가 있는 뒤쪽 길이었다. 그 뒤로는 학교 내에 있는 연못 치곤 규모가 있는 연못을 끼고 길이 나있는 곳이었는데 CC인 커플들이 조용히 얘기를 나누거나 할때 주로 가는 곳이라 들은 기억이 있었다.


 

 

 

 

 

 

 

 

"가볼까..."


 

 

 

조금 망설이던 종인은 그냥 지나칠까 하다 혹시 저곳에 ㅇㅇ이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정자 뒤쪽으로 나있는 길로 접어들자 좀 더 한적하고 고요한 풍경이 펼쳐졌다. 나무 사이사이 잎사귀를 스치며 지나가는 새소리와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 그리고 한 여름 자신의 목덜미로 흐르는 땀을 훔쳐가듯 흘러가는 바람까지. 커플들이 조용히 교정 내에서 데이트를 하기 좋게 만들어진 이 공간을 걸으며 종인은 괜히 ㅇㅇ을 생각했다. 나중에 언젠가 내 마음을 모두 고백 했을 때, 그때 같이 와야지. 여기저기를 찾으며 여러 생각들과 함께 걷던 종인은 이 곳에도 ㅇㅇ이 보이지 않자 걸음을 멈추곤 다시 되돌아가려 몸을 틀었다. 마른 흙먼지를 풍기며 걸어가려는데 순간 귓가에 소근소근 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종인은 눈 앞에 보이는 광경에 그대로 다리가 굳었다. 그리고 동시에 눈살을 찌푸리며 손에 들린 휴대폰을 꽉 쥐었다. 종인의 시선 끝에는 자신이 그토록 땀을 흘리며 찾아다닌 ㅇㅇ이 찬열과 함께 서있었다.

얼굴을 붉힌 채로 수줍게 '선배, 좋아해요.' 하는 말을 흘리며.


 

 

 

 

 

 

 

 

 

 

"......선배랑 만나고 싶어요."
"............"
"........."


 

 

 

 

 

찬열은 아무말이 없었다. 그저 ㅇㅇ을 바라보다 볼을 긁적이곤 입술을 이리저리 삐죽이며 가벼운 생각을 하는 듯 눈알을 굴렸다. 고갤 숙인 ㅇㅇ은 자신의 목소리에도 이어지는 긴 침묵에 식은 땀을 흘리며 긴장한 듯 손가락을 만지작댔다. 거절하면 어쩌나 제자리에 주저앉아버릴 것 같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겨우 추스리는 ㅇㅇ이 혹시나 거절당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하는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에 찬열이 긴 침묵을 깨고 목소리를 냈다.



 

 

 

 

 

 

 

[EXO/종인] 아니기를 上 | 인스티즈

 

 

"....그래."
".............?"
"한번 만나보자. 우리."








 

 

걸음을 옮겨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종인의 손에서 휴대폰이 스르륵 떨어져 바닥으로 추락했다.


 

/



 

ㅇㅇ은 발개진 볼을 하고선 뜨거운 열기의 장기자랑이 파해 쓰레기와 먼지만 나뒹구는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헥헥 밭은 숨을 내쉬며 쫄래쫄래 뛰어온 ㅇㅇ은 뒤늦게 누군가를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무대를 보며 축제를 즐기고있던 ㅇㅇ은 멀찍이서 친구들과 벽에 기대어 멋들어진 웃음을 지으며 얘길 나누고 있는 찬열을 보자마자 종인에게 기다리라는 소리만 남기곤 사라졌었다. 그리곤 본관 정자 뒤쪽으로 자리를 옮겨 찬열에게 수줍게 고백을 했고 찬열은 그 고백에 긍정으로 수긍을 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은 기쁨에 찬열이 먼저 자리를 뜨고도 그 자리에 망부석마냥 굳어있던 ㅇㅇ은 뒤늦게서야 무대광장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종인이 생각이 났다. 김종인 화나면 꽤 오래가는데. 아차 싶은 마음에 자신이 뛸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무대까지 뛰어온 ㅇㅇ은 무대 근방의 벤치와 휴게소를 두리번거렸지만 그 어디에도 종인은 없었다.



 

 

 

"내가 너무 늦었나..."


 

 

 

 

 

보이는 벤치에 털썩 앉은 ㅇㅇ은 다가오는 저녁의 노을에 발갛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나 싶어 한번 더 주변을 두리번댔지만 제 갈길을 가는 사람들 뿐 종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종인에게 연락은 하지않았다. 왠지 엄청나게 화난 목소리로 전화를 받을 것만 같은 김종인이 싫었기 때문이다. ㅇㅇ은 매번 종인을 약올리고 심한 장난도 치며 화를 내게 했지만 막상 김종인이 화를 내면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눈으로 종인을 보곤 했었다. 그냥 ㅇㅇ은 종인이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기가 싫었다. 웃는 모습이 예뻐서 그런가. 자신도 왜인지 알 수 없는 이유에 ㅇㅇ은 잠시 고갤 기우뚱하니 숙였다. 그 때 자신의 볼이 갑작스럽게 차가워졌다. 놀란 ㅇㅇ이 황급히 고갤 돌린 곳엔 피식 웃으며 김서린 차가운 캔음료 두개를 들고 서있는 종인이 서있었다.


 

 

 

 

 

 

 

"...종인이다."
"이 아가씨야. 어디 갔었냐. 엄청 찾았네."
"...........많이 기다렸어?"
"그러면."
"...미안."



 

 

 

 

 

샐쭉하니 웃으며 종인의 손에 들린 캔음료 하나를 건네받은 ㅇㅇ은 다시 벤치에 털썩 앉았다.

그 옆자리에 함께 앉은 종인은 유독 방긋방긋 말도 없이 기분좋게 웃는 ㅇㅇ의 모습을 힐끔대며 아려오는 마음을 겨우 꾸역꾸역 밀어넣었다.



 

 

 

 

 

 

너는 그 사람이 그렇게나 좋나보다.
그 사람보다 더 오랜시간 네 곁을 지킨 나는 한번도 봐주지 않을 만큼.



 

 

 

함께 앉아서 히히덕거리며 가깝다 느껴도 더 이상은 다가갈 수 없게 된 그 거리를 느끼며 종인은 캔음료를 한모금 들이켰다.

그 옆에 앉아서 종인의 마음조차 알 수 없을 ㅇㅇ은 자꾸만 새어나오는 설렘 가득한 웃음을 흘리며 웃다가 입을 열었다.


 

 

 

 

 

 

"종인아."
"...왜."
"나 너한테 할 말 있어."
".............."



 

 

 

 

종인은 설렘이 묻어나오는 ㅇㅇ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들고있던 캔음료를 세게 쥐었다. 할 말이 있다는 ㅇㅇ은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종인은 곧 자신에게 날아들 사형선고 같은 말이 어떤 내용일지 이미 예감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고개를 숙였다.



 

 

 

 

 

 

 

 

 

 

"있지. 사실 아까 나 찬열 선배한테 갔었거든."
"..............."
"고민만 하다 결국 고백해버렸어."
"..............."
"근데, 선배가 알았대."
"..................."
"종인아, 나 찬열선배랑 사귀어."




 

 

기분좋은 듯 들떠서 얘기하는 ㅇㅇ의 마지막 말에 종인은 두 눈을 감아버린다.

 

 

 

 

 

 

 

 

 

 

 

 

 

 

 

 

고전물 아닌데 BGM은 사극풍이어서 놀라신 분들 죄송..

이 노래 가사가 니니 마음하고 너무 어울려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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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어 좋네요ㅠㅠㅠㅠㅠㅠ중간에 찬열이 너무 잘생겨가지고 심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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