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요원 선배 옹성우와 후배 박지훈.
나는 유들유들하게 성격이 좋은 데다가 실력도 뛰어나서 만인에게 사랑받는데,
네가 신입으로 들어온 이후부터는 유난히 너를 감싸고 돌면서 놀려대곤 해.
그런 내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무슨 감정으로 너에게 이러는지 모르겠는 너는
왠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괜히 쑥스러워서 나에게 틱틱거리기만 하고.
그러던 중에 해외테러범과 관련된 중요한 임무에 우리 팀이 투입되는데,
선발대 중의 하나였던 네가 테러범들의 함정에 빠져 납치되고
테러범들은 널 미끼로 삼아 우리 팀에게 협상을 하기 시작해.
한국을 무사히 빠져나갈 여권과 비행기를 공수해 달라고.
하지만 규정상, 요원 하나를 구하자고 테러범들을 놓아준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
너 역시 그걸 알기에 어차피 죽을 것임을 예측하면서 한쪽 구석에 결박된 채 쓰러져 있어.
그런데 갑자기 밖이 뭔가 비명소리로 시끄러워지고
널 지키던 테러범들이 뭐냐며 험상궂게 소리지르는데,
문이 쾅 열리면서 땀에 흠뻑 젖어 약간 지친 얼굴의 내가 들어서지.
물론 너를 본거지가 아닌 다른 곳에 감금해놓긴 했다만 지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텐데
설마 혼자서 여길 뛰쳐들어온건가 싶어서 네가 경악해 눈이 둥그래지고,
아무리 나라도 혼자 여길 뚫고 들어오기가 쉽지는 않았는지라 얼굴에 튄 핏자국을 닦으면서 숨을 몰아쉬더니
아직 무사한 널 발견하고는 그제서야 평소처럼 장난스럽게 생긋 웃어보여.
"안녕, 우리 공주님. 왕자님이 빨리 와서 구해줘야 하는데, 좀 늦었지?
그래도 결국 왔으니까 좀 봐 줘. 얼른 정리하고 풀어줄게."
사실은 너를 구하러 가겠다며 부대장과 심하게 대립했고,
명령불복종으로 군법에 의해 처벌받을 걸 알면서도
친한 요원들을 몇 명 불러모아 결국 널 구하러 온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