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hoon
*갬갬
8
만화가 끝나고 엔딩곡이 나오고있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문장이 티브이 안에 비추고, 뒤늦게 종인이 자신의 차림새를 인지하고선 세훈을 손으로 톡, 건들였다.
"나 갈아입을 옷좀 줘."
"왜? 그대로도 좋은데."
"느낌이상해, 얼른줘."
종인은 아무리 남자끼리라도 타인에게 반나체를 보이는건 질색이었다. 세훈이 능글맞게 웃으며 종인을 쳐다보자, 종인은 단호한표정으로 옷을 가지고오라며 등을 떠밀어냈다. 결국 세훈은 쇼파에서 몸을 일으켜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시야에서 세훈이 사라지자, 종인은 티브이를 음소거한뒤 채널을 돌려보았다. 수많은 공중파채널과 케이블채널중에서는 꽤 큰 사건인듯, 한 주제를 공통적으로 다루고있었다.
'마약 밀매조직 흑양파, 사라진 경찰관들… 진실은어디에?'
아나운서는 파란 자막을 띄워놓고 사건에대해서 설명하는듯했다. 종인은 자세한내용을 알고싶었지만, 음소거가 되어있어 자세한 내용을 듣지못했다. 그리고 세훈의 발걸음소리가 들리고, 종인은 급히 만화채널로 돌려놓고서는 티브이를 껐다.
"뭐야, 티브이 껐어?"
"질려서…. 옷줘."
아까는 보고싶다면서, 하며 세훈이 옷가지를 쑥 내밀었다. 역시나 나갈마음은 없는지 츄리닝바지에 흰 티셔츠였다. 종인은 옷가지를 받아들고선 쓱 뒤돌아 가운을벗고 옷에 몸을 꿰어넣었다. 흰 티셔츠는 세훈의 것인지, 키가 비슷함에 불구하고 체격차이가있어 종인에게 다소 크게느껴졌다. 종인은 방금전 티브이에서 나왔던 내용을 자세하게 알고싶었다. 꼭 그것이 자신과 연관이 없다 치더라도, 그 사건이 자신의 사고 전에 일어났다면 그 뉴스를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인의 뇌리에 스친건 세훈이 도넛츠가게에서 선물했던 스마트폰이었다.
"내 핸드폰 어딨더라?"
"왜? 전화할곳도 없잖아."
맞는말이었다. 기억을 잃은후 텅빈 전화기안에는 오직 세훈의 번호만이 저장되어있었고, 그렇다고 자신이 기억하는 번호가 있을리 없었다. 종인은 잠시 고민을했다. 세훈은 겉보기에 눈치가 빠른 남자로 보였고, 혹여나 자신의 생각이 읽히기라도 한다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종인은 머리를 쥐어 짜내어 가장 이상적인 답안을 생각해내려 애썼다. 가장 평범하고, 의심을 받지않으면서, 핸드폰을 받을수있는, 일상적인 답안.
"폰 구경 아직 다 못했거든, 어제 대충보니까 되게 좋아보였는데…."
"어제 충전안하고 자서 꺼졌어, 방금 내가 충전기 꽂고왔는데."
종인은 입술을 깨물었다. 꺼져있어서 방금 충전기에 꽂은 핸드폰을 구경한답시고 달라고 조를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종인은 화제를 돌리려고 머리를 굴렸다.
"나 집구경좀 시켜줄래? 다 까먹었나봐,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
"집구경? 계속 여기서 살건데 뭘 그리 새삼스럽게…."
알았어. 세훈은 못이기겠다는듯, 종인에게 따라오라는듯 턱짓을 했다. 계단을 오르자, 방문이 여럿 눈에들어왔다. 가장 큰방인 침실을 지나치고 다른문을열자, 세훈의 드레스룸으로 보이는 방이 있었다. 세훈이 문을열자, 평소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쓴다는것을 증명하는듯 많은옷들이 색깔별로,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다. 드레스 룸에 들어선 종인은 눈을 휘둥그레하게 뜨며 옷가지들을 구경했다. 눈에 익거나 특별한 기억이남는 옷은 없었다. 종인이 셔츠의 네크라인을 꺾어 사이즈를 확인하자, 옷이 하나같이 모두 'L'사이즈임을 발견해냈다. 종인은 의아한표정으로 네크라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왜?"
"사이즈가 다 'L' 이잖아, 내옷은?"
"형이랑 나랑 사이즈 똑같아. 어깨만 내가 조금 넓나."
저도 모르게 취조하는듯한 말투로 툭 내뱉은 종인은 자신의 질문이 몹시 오해받기 좋았다는것을 느꼈다. 당연하게도 세훈은 불쾌하다는듯, 고개를 꺾으며 미간을 찌뿌렸다. 종인이 뒤늦게 수습하려 입을 열려했지만, 세훈의 표정을 보고서는 도저히 입이떨어지지 않았다. 종인은 자기도모르게 세훈에게 '날 널 의심하고 있어'라는 생각을 증명해줬다.세훈은 종인의 불신이 점점 거슬리기시작했다.
"사람 짜증나게한다 형."
"뭐?"
"아니, 아무것도아냐. 이 옆방은 서재, 그 옆방은 그냥 게임이나 만화책같은거있고, 하나 더있는건 그냥 빈방이야 다보면 내려와."
종인은 자신의 취조하는듯한 질문에 세훈이 기분이 상했다는걸 금방 잡아냈다. 종인을 뒤로하고 드레스룸 밖으로 나간 세훈은 한숨을 푹, 하고 내쉬었다. 그리고는 새삼 새벽의 일을 후회했다. 언제나 이성적으로 감정을 통제했던 세훈의 포커페이스는 이상하게도 종인의 앞에선 무용지물이되었다. 세훈은 다시 거실로 내려가 쇼파에 드러누웠다. 세훈은 복잡한 무언가를 느꼈다. 두뇌싸움이아닌, 사람과 사람사이에 신뢰가없어 생기는 '감정', 가슴속 무언가 뜨겁고 무거운 응어리가 져 답답한 느낌이었다.
"미안해, 혹시 기분나빴어?"
언제 따라 내려왔는지, 종인이 세훈의 머리맡에 앉으며 말했다. 세훈은 천천히 눈을굴려 종인을 응시했다. 어떻게하면, 형의 마음까지 삼켜버릴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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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ㅠㅠ 제가 많이 늦었죠 ㅠㅠ 원래 8편은 써놓았는데 너무 급전개같아서 수정하고오느라 늦었습니다 ㅠㅠ
너무미안해요 ㅠㅠ 저를 매우 치시옵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혹시나 헷갈리시는 분들있을까봐! 세훈이의 집은 2층이구요,
1층엔 부엌(씽크대가ㄷ형으로 식탁과연결되있어요),욕실,거실,
손님방(부모님이나 친구가 집에방문했을때),빈방1(발코니와 연결되어있지만 세훈이가 벌레를 안좋아해서 창문이열리지않아요)
2층엔 침실, 욕실, 서재, 드레스룸, 놀이공간(?),빈방 으로써 2층은 거의 완벽한 세훈만의 사적인 공간이라고 보시면됩니다!
그 밖이나 주변구조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풀어나가도록할께요~
암호닉
멍뭉변백현
봄나
휴지통
황제몽구
녹개
덧쿠
종이
목선
스젤찡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제가 너무 늦게와서인지 요즘 안보이시는 분들이 많네요ㅠㅠ!
그래도 아이캔 웨잍..... 알라뷰 쏘머치 걸s..☆★
매번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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