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웬 거지꼴을 한 사내가 찾아와선 아들 수술비가 필요하다며 1억을 끌어다갔었다. 얼마나 다급한지 다른 담보나 보증인은 찾을 생각도 못한 채 계약 기간 내에 채무 불이행을 한다면 신체를 포기한다는 각서에 지장까지 찍고서. 사실 돈이 궁해서 사채업을 하는것도 아니고 심지어 아들 수술비라고 하는데 자선사업 하는 셈 치고 줘버리곤-체면 상 계약서에 지장을 찍네 마네 하는 겉치레는 치뤘지만-까맣게 잊고있던 일인데, 오늘 그 돈으로 수술을 받고 살아난 아들내미-이홍빈이 내 앞에 섰다. 불을 붙이지않은 담배를 물고 바라보면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이홍빈은 교복 바지에 손을 슥 닦는다. 제 아비의 빚을 대신 갚겠다며 당차게 온 녀석은 내가 턱짓을 하자 조심스럽게 다가와 허벅지 위에 앉는 것이다. "뭐야." "아저씨가, 남자…좋아한다고 들었어요." 틀린 말은 아니니 가만히 보고있자면 달달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빼앗아 재떨이에 걸쳐두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호기롭게 입술을 부딪혀온다. 따뜻하고 말랑한 입술은 종이에 도장을 찍듯 꾹 내리누르기만 할 뿐, 어떠한 자극도 되질않아 무심하게 내려보면 오기라도 생긴듯 슬쩍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기도 한다. 더 이상 이러고 있다가는 서로가 민망한 상황이 될까봐 녀석을 떼어놓고 일어나 다시 담배를 물었다. 혼자 덩그러니 바닥에 주저앉은 이홍빈에게 손을 뻗으면 어색하게 잡고 일어난다. "나랑 자러온거야?" "네, 네?" "나랑 섹스 하러온거냐고. 너 몸 팔아서 빚 갚는다며." 소파에 앉으며 앞쪽으로 눈짓을 하면 주춤거리다가 냉큼 앉는다. 밖에 있을 한상혁에게 차라도 내오라고 문자를 보낸 후 맞은 편 소파에 앉아서 날 바라보는 녀석을 힐끔 보면, 일부러 거친 어휘를 사용했음에도 자존심이 상해보이기는 커녕 긴장한 기색이 역력해서는 뻣뻣한 고개를 끄덕인다. "이홍빈, 네 아버지가 진 빚이 얼마인지는 알아?" "어, 얼만데요?" "3억 8천." 몇 번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오륙년 전에 빌려줬던 1억이 살을 불리고 붙여선 3억 8천이 됐다. 헤머로 머리라도 맞은것같이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입을 헤, 벌리고 있던 녀석은 도리도리 고갯짓을 하고 다시 결연하게 날 본다. "한번 자는데 1천 만 원 씩 까주세요." 얼씨구? "나랑 38번이나 자려고?" "그럼 어떻게 해요. 돈이 없는데." 뾰로퉁하게 말하는게, 당차다못해 건방지다. 근데 또 재미있기도 해서 조금 놀려주고싶은 마음이 생긴다. "네가 뭐라고 1천 만 원 씩이나 까줘, 내가?" "난 아저씨보다 12살이나 어린 고등학생 총각이잖아요." "처녀겠지." 툭 내뱉으면 멀겋고 허연 피부가 붉으락푸르락하며 씩씩대다가 이를 악 물고는 또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하여튼요." "오백." "소름끼친다. 나랑 76번이나 자려고요?" "나도 너랑 잘 생각하니까 소름끼친다. 키스랑 패팅 포함해서 76번이야, 인마." 요 근래 일이 없어서 심심하기도 했고, 딱 데리고놀기 알맞을거같다. 선심쓰듯 마음을 먹고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면서도 툭 내뱉으면 은근히 화색이 도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아까 키스도 포함이죠?" 끝까지 뻔뻔한 놈. * 독방에 올렸던것 보다 내용이 추가되었슴당 다음편이 곧바로 업로드 될겁니당 놀랍져? 아이도저 썰 찐 사람이랑 사채업자 찐 사람이 동일인물이어쒀!!! 이런 반응을 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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