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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무언가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고 있었고 그 앞에는 누군가가 팔을 벌려 나에게 이리로 오라 하고 있었다.

무엇에게서 벗어나려는지도, 나를 이끌어내려는 것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눈을 떴다.

옷은 땀에 흠뻑 절어 있었고, 숨을 거세게 몰아 쉬는데도 몇 초간은 진정이 되지 않았다.

얕은 비명을 지르면서 깬 탓에, 누워 있던 아내가 이리저리 뒤척인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몇 차례 쓸어내리고 몸을 일으켰다. 핸드폰을 보니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무심결에 턱을 쓸어보니 돋아난 수염이 까끌하게 걸린다. 다시 자기에는 시간이 글렀고, 아무래도 면도부터 해야할 것 같은데,

전기 면도기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아 이리저리 뒤적여 보니 아, 배터리 충전을 잊었다.

별 수 없이 일반 면도기를 들고 슥슥 돋아난 수염을 잘라내던 중.

 

 

"뭐 해. 벌써 일어났어?"

 

"읏…."

 

물소리에 깬 듯 웅얼대는 소리에 ' 아, 미안.' 이라고 짧게 답했다.

면도날을 잘못 놀려 볼에 일자로 작은 상처가 났다. 주르르.

상처에 비해 유난히 피가 많이 흐르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면도날로 그은 상처라던지, 스테이플러로 찍은 손이라던지.

대충 닦아 내는데 아무리 닦아도 계속 핏방울이 맺힌다. 별 수 없지 뭐. 스킨을 치덕대며 바르는데 따가운 통증에 인상까지 찌푸려진다.

이미 깬 거, 그냥 샤워하자 라는 생각으로 땀에 절은 옷을 벗어던졌다.

좋은 꿈은 깨어나면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데, 악몽은 이상하리만치 또렷하다.

맛있는 음식은 살이 찌는 것과 마찬가지인가. 세상도 참 불공평하지.

 

 

"또 베었어? 조심 좀 하지. 전기면도기 왜 안 쓰고?"

 

"충전하는거 까먹었어. 몇 시에 나가?"


"두 시간 있다가. 당신은?"

 

"일어난 김에 좀 일찍 나가보려고."

 

"아침 못 먹겠네. 쌀 다 안쳐 놨는데."

 

 

볼멘 소리로 투덜거리는 아내에 미안하다고 사과한 뒤 구두를 발에 끼워 넣는다.

 

 

"오늘도 늦어?"

 

"잘 모르겠어. 나중에 연락할게."

 

문이 닫히고, 아내는 또 한숨을 내쉬겠지.

서로가, 그 이상을 바라고 결혼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

 

회사에 도착해서 하는 일이 다 그렇듯, 단조롭다.

 

차라리 많이 힘들기라도 했으면 복잡한 생각일랑 잊고 집중할텐데,

너무 어렵지도 않은데, 그렇다고 대강 넘어갔다간 안 될 일만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그것도 항상.

 

 

"이사님 벌써 오셨어요?"

 

"그냥, 나이 먹으니 아침에 눈 뜨는게 빨라지는 것 같아."

 

"지금 저 놀리시는 거죠? 이사님이 나이드신 거면 세상 남자들 다 노인네들이게요?"

 

"나이를 먹었다고 했지 늙었다고는 안 했어. 난 그렇다 쳐도, 오 대리는 왜 이렇게 빨리 온 건데?"

"야근하는 건 질색이거든요. 잔업은 아침에 하는 편이 나아요."

"얼씨구, 좀 풀어 줬더니 이제 막 기어 오르는구만."

 

"에이, 이정도는 괜찮잖아요. 아, 이사님 오늘 시간 괜찮으세요? 근처에 새로 생긴 집 있는데, 사람 꽤 많더라고요."

 

"데이트 신청하는거야?"

"점점 능글맞아지시네. 진짜 나이드셨나봐요~"

 

"잘리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만."

 

"아하하. 죄송해요. 그럼 점심 같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그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사원들 오면 나 신경 쓰지 말고 일 하라고 하고."

 

"알겠습니다!"

 

 

휴우,

작은 벤쳐기업의 대표이사.

키도 큰 편이고, 서글서글한 외모로 여기까지 올라오는 데 덕을 많이 본 만큼 잘 생겼고,

결혼할 때 신부가 해다 준 고급 아파트에는 예쁘고 친정에 돈 많은, 착한 와이프가 있다.

대체 뭐가 모자라고, 대체 뭐가 불만이라 이렇게 고민하고, 쓴 담배를 연신 피워대는지 모를 일이다.

 

 

대충 담배를 땅에 던지고 비벼 끈 뒤 꽁초를 집어 쓰레기통에 던졌다.

회사에 다시 돌아가려는데, 아까부터 느껴지는 시선이 이상해 뒤를 돌아보고,

막상 뒤에는 차만 쌩쌩 돌아다닐 뿐이라, 다시 회사 안으로 들어가는데,

카톡, 하는 소리에 또 무음으로 해 두는걸 까먹은 걸 깨닫고, 핸드폰을 들어 메세지를 확인하는데,

 

 

"박찬열씨, 오랜만이예요."

 

 

아까의 이상한 기분은, 시선을 잘못 느낀 것이 아니었다.

내 뒤에, 김종인이 함박 웃으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Next

 

"나 못 잊었잖아요."

 

"……."

 

"너도 똑같잖아. 나 못 잊은거 맞잖아요."

 

"……."

 

"왜, 왜 그러는건데."

 

"이제 와서 이런식이면, 나보고 어쩌란 건데."

 

"……박찬열씨가 그런 말 할 자격. 없잖아요."

 

 

/

 

10포인트는 그냥 막 보이기 부끄러워서....ㅠ

한줄 두줄 쓰던거 갈피 못 잡다가 드디어 올리네용! ㅎ_ㅎ

프롤로그라 많이 짧아서 10포인트가 아깝죠잉 ㅠㅠㅠㅠ 뎨동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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