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남징] 정신과 의사 남징과 청소년 범죄집단 EXO
02
![[EXO/남징] 정신과 의사 남징과 청소년 범죄집단 EXO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d/9/cd930f1bcab38cc9a9953bc0ab134e43.gif)
"웃으라고 그랬어요, 항상 웃어. 아무도 모르게,
항상 웃어-"
* * *
"........"
가만히 저를 쳐다보고만있자 김종대는 여전히 웃는얼굴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그래, 나는 살짝 멘붕이 온 상태이다.
".......아, 젠장.."
이 어이털리는 상황에 욕이 입밖으로 울컥, 튀어나왔다.
김종대가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안잡아요?"
가만히 있는 내가 신기한건지 이리 갸우뚱, 저리 갸우뚱
5초만에 나한테 엎어치기당해 수갑찬 변백현의 이야기를 들었으니 내가 당장이라도 너에게 달려들 줄 알았겠지.
그래, 나도 무척이나 그러고 싶단다.아 이야
".....못잡아..."
".......네?"
김종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시곤 살짝 어이없다는 표정이 된다.
나도 어이없어, 나도 어이없다니깐?
마음같아선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머리끄댕이 휘어잡고 바닥에다 엎어버리고 싶지만.....그렇지만...!!!!
".......힘이없어...."
누누이 말했지않았나. 자타공인 저질체력이라고,
변백현놓쳐서 머리끝까지 열뻗쳤지, 방도 뒤엎었지, 소리도 꽥꽥 질렀지, 그 다음에 방도 다 치웠지...게다가 요 며칠간의 수면부족에 스트레스는 만땅.
굳이 머리로 생각하지않아도 몸상태는 최악이였다.
김종대는 내 말을 이해못했다는 멍청한 얼굴로 날 바라보았다.
"내가 네 머리끄댕이잡고 엎어치기한 다음에 수갑을 채워버리면....집까지 걸어갈 힘이없어..."
그니깐 체력을 배터리로 치자면 지금 핸드폰꺼지기 일보직전, 배터리가 충전해달라고 빈 몸통으로 마구 끔벅끔벅거리는 상태란 말이다.
내 말에 김종대는 진심으로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되었다.
물론 내 얼굴도 김종대랑 똑같은 얼굴일거다.
그치만 생각해봐, 한명은 수갑찬채로 누워있고, 다른 한명은 그 옆에서 식물인간처럼 눈만 끔벅거린채로 내일 아침 뉴스에 나란히 뜨면 좋겠냐.
실은 진짜 뻥하나도 안치고 과장 하나도없이 말하자면 손 까닥하기도 힘들다.
집까지 남은 거리는 5분. 샤워는 무슨? 집 문 열자마자 현관에 쓰러져서 내일이 되면 그제서야 비비적 움직일 몸뚱아리였다.
그 풍경이 머리속에 그려지자 갑자기 김종대와 이야기하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 소비로 느껴졌다.
이 시간에 차라리 일초라도 더 일찍 집에 들어가겠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어휴,한숨을 내쉬곤 김종대를 지나쳐걸어갔다.
물론 평소의 내 머리통이라면 절.대.로 하지않을 미친짓이였지만,
몇번이나 말했다시피 지금 몸상태는 거지,최악,바닥.
그런 몸상태는 머리를 둔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말은요,
걍 다 때려치고 집에 나자빠지고싶습니다.
"......저..저기요...?"
목소리만으로도 김종대가 잔뜩 당황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엄청, 어이털리고 당황스럽고 살짝 미친놈으로 보고있을 수도 있고,
실은 머리 한쪽에선 돌아가,미친놈아!! 하고 마구 외치는 중이지만 발은 이미 집을 향해 걸어가고있었고,
쉬고싶다
라는 네글자만이 온전히 내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와, 저건 진짜 보도듣도못한 특이케이스다..."
어이없다는 웃음이 절로 튀어나왔다.
아니, 도데체 얼마나 저질체력이길래......
차마 가늠조차도 못해보겠다.. 얼만큼 바닥일지,
"저기 형? 진짜 저 안잡아요...?"
아니, 진짜 그냥가? 진짜?
살랑살랑 손까지 흔들주며 진짜로 간다.
".....와,대박..."
진짜로 간다, 진짜로...진짜 대박이다....
종대는 허허허...하고 다시한번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렸다.
진짜 뭔 말을 하고싶은데 말이 안나와서 대신 웃음이 막 튀어나왔다.
뭐지, 지금 이상황은, 대체 뭐지...?
굉장한 멘붕에 잠시 머리는 안돌아가고 발만 수동적으로 그 하얀의사가운을 쫓았다.
"저기요 혀엉?"
"말시키지마, 더 이상 말하면 집문도 못열고 쓰러질것같아"
"...헐?"
"나도 지금 널 보내주는게 겁나게 아깝지만, 실은 존나게 귀찮으니까 꺼져"
"...헐?"
'꺼,져'와 함께 쌍욕문자를 얼굴에 가득 띄운채 김종대에게 빵긋 웃어주자 김종대는 당황스움이라는 얼굴 그대로 살짝 붉은기를 담았다.
그리곤 다행히 쓰러지지않고 도착한 집의 문을 열고는 몸을 내던지자마자 쾅, 그리고 철푸덕-
"....으허...."
.....생각해보니까 진짜 존나게 아까워.....이 미친놈....
대자로 현관문앞에 쓰러진채로 한참 제 자신을 자학하다가, 결국은 육중한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못하고 잠이 들었다.
근데 왠지모르게, 잠들기 직전에 김종대의 웃는얼굴이 생각났다.
'나 거짓말하고 있어요' 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는 웃음.
웃는 김종대가 숨긴 그 거짓말은 무엇이었을까씨발졸려잘래,
"........"
그시간 종대는 굳게 닫힌 문을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왠지 모르게 웃음이 마구 튀어나왔다.
진짜 이상황, 진짜 어이없어. 무슨 일이지 이거?
우습고 바보스럽고, 진짜 커다란 멘붕으로 머리가 잘 돌아가지를 않았다.
한참동안 피실피실 웃음을 흘리던 끝에는, 방긋-웃던 모습이 머리속 깊이 자리잡았다.
무표정과는 달리, 꽤나 예뻤던 것 같다.
-
".....그래서 그냥 보냈다고요?"
"닥쳐봐요, 나도 존나게 후회중이니까"
"...헐..진짜...와...대박이다...."
김형사 허탈하게 웃으며 손에 든 커피잔을 수푼으로 휙휙 저었다.
그리고 나는 존나 자학질중. 네, 제가 바로 이구역 미친년이에요,미친년이라구요!
"아니..아무리 힘이 없어도 그렇지, 김종대를 바로 앞에서 놓쳐요? 진짜 대박이다...왜 살아요?"
"쓰벌, 존나 막말봐"
"와 진짜...바로 눈앞에서 진짜...미친년이라고 욕해도 되요?"
"그럼 저는 국장님께 김형사폭행허가서좀 끊어와도 되요?"
"...큼, 암튼...결국 처음으로 돌아왔네.."
김형사는 커피를 원샷때리며 책상 가득 널부러진 종이들을 집어들었다.
변백현도 놓치고, 김종대도 놓치고,
"....진짜 나 왜살지, 존나 병신년"
"....헐, 설마 이제 알았어요? 그쪽 병신인ㄱ...악!! 볼펜은 글씨쓰라고 있는거지 무기가 아니라고요!!"
"그거야 쓰는 사람에 따라 다르죠!"
볼펜더미를 던지고 한바탕 투닥거린 뒤에야 우리 둘은 숨을 헉헉 거리며 쇼파에 널부러졌다.
진짜 이게 일상이 되버리고 있어서 좀 문제다...문제..
"근데 어땠어요?"
"뭐가요"
뜬끔없는 김형사의 말에 내가 고개만 슬쩍 돌려 그를 바라보자 그는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는 얼굴로 말하였다.
"김종대, 실제로 만나보니까 어땠어요?"
"...."
김형사의 말에 잠시 바쁘게 몰아쉬던 숨을 가지런히 다듬으며 어젯밤 깜박거리던 가로등길을 회상했다.
그치만 결국, 머리 한구석에 자리잡아 풀리지않는 문제가 되어 자꾸만 저를 쿡쿡 쑤시던 것은...
'나 거짓말하고 있어요'
"웃고있던데요,"
갑자기 짜증이 훅, 치밀어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풀리지않는 그 문제가 짜증을 뻗치게 만들었다.
"겁나 해맑게,"
나 거짓말하고 있어요,
김종대가 하고있는 거짓말은 무엇일까
무엇이길래 그렇게 웃음으로 감추어야만 했을까
거짓말을 감추기위한 그 해맑은 웃음은 너무도 이질적이였다.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웃음.
"고딩주제에, 겁나게 해맑게 웃고있더라고요. 실은 존나게 울면서,"
살려달라고,
웃음 뒤에, 거짓말뒤에, 김종대가 엉엉 울면서 소리치고 있었어요.
....살려달라고,
"
![[EXO/남징] 정신과 의사 남징과 청소년 범죄집단 EXO 02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d/9/cd930f1bcab38cc9a9953bc0ab134e43.gif)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