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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카디] 여인안내견 01 | 인스티즈

 

[EXO/카디] 여인안내견

  -개(犬)수작

 

"김종인 너 아직도 애인없냐?"

"저 자식 개만 챙기고 저러다간 아마 평생 솔로로 산다니까"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이 하는 말 치고는 달갑지 않은 말이였다.

물론 나도 나이가 있다보니 슬슬 집에서도 결혼이야기를 꺼내고있긴 하다만 놀러나온 자리에서까지 이러한 잔소리를 들을이유는 없었다.

"야 내가 못 사겨서 안사귀냐?다 만날 사람이 없으니까 이러는거 아니야"

이 얼굴에 여자가 없다는게 말이되?
"당당하다?그럼 다음에 만날때 여친 만들어서 데리고 나와봐 한번."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고?]

"어.그래면 어떡하냐?자존심 상하는데"

[너가 언제부터 그런데 자존심 상했다고 하냐.데리고 나갈 여자도 없는 놈이 어디서 큰소리나 뻥뻥치고 다녀?]

어제 동창놈들과의 헤어지고 무슨 정신으로 집에 왔는지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간에 일어난 내게 남은건 쓰린 속과 줏어담을 수 없는 말 뿐이였다.

그래서 요새 제 애인과 연애한다며 깨나 달달 볶고 있는 박찬열에게 전화를 했고 다시 욕을 먹고 있다고 하면 지금 내 상황이 이해가려나..

"아 그럼 어떻게하냐?나 빼곤 다들 짝있던데 나만 없으면 존심상해잖아"
[어휴 너도 참 답도 없어요.그러게 내가 오는 여자 막지말라고 했지?]

"아 몰라몰라 그래서 너 애인은 어떻게 사겼는데?안 알려줄꺼면 꺼져"

[우리?우린 그냥 존나 운명이였지.걍 첫눈에 똭!알긴아냐?]

"헛소리 하지말고 애인만드는 법이나 말해봐 나 바쁘니까"
얼마나 이쁜 여자라고 소위 말하는 불알친구라고 하는 내게도 제 애인을 안보여주는 찬열이 꼴불견이였지만 지금 이상황에서 믿을건 또 찬열밖에 없었다.

그제서야 제 협소한 인간관계에 대한 한탄이 쏟아졌지만 어쩌겠는가 꿩대신 닭이라고.

나처럼 평생 강아지만 키우다 늙어죽은것만 같았던 놈이 애인을 만들었다는데 조언이나 구해야지.

[여자는 걍 귀여운 강아지면 끝이야.여인안내견이라고 못 들어봤냐?데리고 있는 강아지가 귀여울수록 헌팅 성공률 높아진다던데 너 몽구데리고 한번 나가봐]

"몽구는 낯많이 가려서 안돼.그러다가 물면 어떡하냐?"

[하여간 너나 니 개나.걍 포기해]

"야 친구좋다는게 뭐냐?너 강아지 활발하지?저번에 보니까 귀엽기도 귀엽던데 하루만 빌려줘라"

[내가 미쳤냐?....어 잠시만...뭐?..아씨 알겠어 대신 1시간이야.한시간 안에 여자 꼬셔라]

미친놈도 아니고 한시간안에 여자를 꼬시라는것도 어이없었지만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는 수화기 안 상황에 지금 만나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럼 일단 한강에 나가야 하나

평소 딱히 여자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솔직히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에 이쁜 여자친구 한명정도 사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싶었다.

 

 

"그러니까 현이 데리고 나가서 한강돌면 된다고?"

"어.그러다가 이쁜 여자들이 말걸면 그냥 번호나 물어보고.우리 현이 위험한 곳 못가게하고 누가 간식주면 알아서 잘 거절하고 알지?몽구한테 하듯이 쫌 해라.아무한테나 덥석 안겨주면 안된다.특히 남자는 안돼 믿을게 못되거든"

강아지 한마리에 되게 유별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집에 혼자있을 몽구생각이 나 고개를 끄덕였다.

애 이런식으로 강아지챙기면 애인이 좋아하라나 몰라.

"알았어.알아서 할테니까 한시간뒤에 여기서 보자"

"그래 잘해라.갈땐 둘이지만 올땐 셋이기 바래 솔로 김종인씨"

"꺼져"

 

"우와 강아지 귀엽다 이름이 뭐예요?"

박찬열말이 사실이란걸 입증이라도 하듯 한강에 들어선지 채 10분도 되지않았건만 많은 여자들이 몰려들어 말을 걸어왔다.

강아지 이름은 뭐냐 몇살이냐 종류가 뭐냐

정신없이 이어지는 질문세례에 번호는 고사하고 그자리를 도망치듯 벗어나기만을 수차례반복 어느새 사람이 다니지않는 외진길로 들어선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너무 많이 걸어왔나보다.

다 같은 한강이라도 구석진곳엔 사람이 없는걸로봐선 어서 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제시간안에 한사람이라도 꼬실수 있을것같았다.

"그건그렇고 예쁜여자도 없던데.그냥 포기해?"

운동을 하러 왔으면 운동을 할것이지 구두에 화장에 역한 향수냄새가 코를 찔렀던걸 생각하면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아무리 급하게 여자를 만들어야하는 상황이라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것같은데 차라리 클럽을 갈까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박찬열과 약속한 1시간이 얼마 남지않았다.

이대로면 분명 놀림감이 될것이 뻔한데 그렇다고 저런 여자들과 사귀고 싶진않고..어..?
"저기.."
더운 날씨는 아니였기에 모자를 푹 눌러쓴 사람이 어색해 보이진않았지만 큰야상에 뒤덮혀 있는듯한 사람의 모습에 순간 나도 모르게 그사람을 내려다봤다.

나보다 20cm는 더 작아보이는 몸짓의 사람은 비록 얼굴은 안보였으나 꼼지락꼼지락 조심히 내 옷을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면 '아 이사람 진짜 귀엽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거기다가 차분하면서도 나긋한 목소리.안으면 품에 쏙 들어올것만 같은 조그마한 덩치에 꾸미지않은듯 수수하고 귀여운 모습이 나로 하여금 가슴 뛰게만들기 충분하지않았나 싶었다.

"저요?"
"네에..저 혹시 강아지 좋아하세요?"

"네"

"아..이 강이지 말티즈죠?"

"네"

".....이름은 뭐예요?"

".....현이요"

딱히 의도한것은 아니지만 고개를 드는순간 마주친 눈동자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않았다.

워낙 작은 몸짓과 목소리에 남자라고 생각하지못했었는데 그 눈동자를 마주하는 순간 그런것따위 아무런상관도 없어져버렸다.

박찬열보다 훨씬 더 큰 동그란 눈동자가 당황한듯 이리저리 정처없이 헤메이는 모습이 박찬열관 비교도 할수없을만큼 귀여워보였다.

내가 미쳤지 감히 이런 사람을 박찬열하고 비교하다니...

내가 자신의 말에 귀찮다는듯 단답형식의 대답만을 취한것에 겁을 먹은건지 당황한것인지 글썽글썽 차오르는 눈물에 나도모르게 손을 뻗었다.

"아 울지마세요.싫어서 그러는거 아니예요."
"아아안..안..안울어요"

"강아지 좋아하시나봐요.그쪽도"

"네에.."

 "한번 안아보실래요?"

"그래도되요?"

언제 울었냐는듯 커다란눈을 더 커다랗게 뜨며 고개를 갸웃하던 사람 자신을 올려다 보던 현이를 가볍게 들어올렸다.

"안녕?"

그에 대답하듯 작게 낑낑거리며 얼굴을 햝는 현이가 묘하게 그와 비슷해보여 잔잔히미소가 피어올랐다.

가만생각해보면 저사람도 하얀게 말티즈를 닮은것같았다.

"귀엽죠?"

"네!진짜 귀여워요!"

"그 쪽도 귀여워요"

내 말한마디에 부끄럽다는듯 고개를 숙이는 그가 더 사랑스러워보였다.

"죄송한데 이름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네..도경수예요.도경수"

"전 김종인이예요.저희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번호 주실수 있으세요?다음에 가볍게 차나 한잔해요"
뭐 이런사람이면 남자라도 상관없을듯 싶었다.

"아.....저.."

"부담스러우면 거절해도 되는데 그러면 제가 많이 뻘줌할것 같아요"

왠지 착해보이는 이사람이 거절할것같지도 않았고

"아니..아니예요!저도 좋아요.."

그리고 또 꼼지락꼼지락 이번엔 아예 현이의 등에 얼굴을 파묻는그가 그렇게 사랑스러워보이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때까지 남자를 사랑하게 될것이라고 생각해본적 없다만 사람앞일은 모르는거라고 좋은 인연을 만난것같은 느낌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박찬열이 말하던 운명이란게 이런건가

"그럼 제가 내일 다시 연락드릴게요.약속이 있었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네 안녕히가세요"

어렵게 만난 사람인데 이렇게 금방 헤어진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한시간이 다 지나기 무섭게 울려대는 전화기에 더는 시간을 끌수 없었다.

아오 박찬열 그래도 오늘 하루는 내가 참는다.

 

 

 

 

 

 

잠오는 관계로 일단 여기까지만 쓸게요ㅠㅠ

다음엔 찬백 번외도 있을 예정이예요.그리고 제가 판타지?이런걸 좋아해서ㅎㅎ평범한것도 좋아하지만 평범한것만 추구하면 재미없잖아요ㅋㅋㅋㅋ

왜 강아지 이름이 현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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