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에 처음 가던 날
나는 뿌듯했고 벅찼었지
창문이 큰 우리교실이 너무 좋았어
모든게 새로웠고 이젠 열심히해야지 열심히해야지 마음먹었지
우린 처음엔 어색했지
과연 친구를 사귈수 있을까 걱정도 해봤어
저 아이들은 벌써 밥도 함께 먹는데 난 다가가서 '같이 놀자'
그 한마디도 못끄냈었는데 어느새 우린 모두가 정들어버렸지
시간은 참 빨리갔어
마치 타임머신을 탄것마냥
어제 무엇을 했는지 조차 기억이 잘 안나는 나날이었지
아침일찍 등교하는 난 늘 불평했고
시간표를 보며 다음 교시의 책을 끄내면서 한숨을 쉬었지
그렇게 좋아하던 체육시간이었는데 이젠 뛰어나가지도 않았어
점점 어색하던 아이들이 친구가 되가고 우리학교는 체육대회를 했어
이쁜 표정을 짓고 사진도 여러개 찍었지
피구도 1등하고 다들 부둥키고 기뻐했어
그리고 난 다음날 학교를 안나온다겠단 종이를 선생님께 드렸어
돌이켜보면 정말 좋았었어
겨울날 창문꽁꽁닫고 히터위에 발뻗고 앉아 수다도 떨었었고
매점에도 항상갔지
여름에는 창문을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수업했고
반 안에 띠로링 소리가 울리면 우리들은 재빨리 창문을 닫고 기뻐했지
학교엔 내 이름을 기억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셨고
함께 웃고 장난치는 친구들도 있었었지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보았었고
야자시간에 몰래 딱한번 도망도 쳐봤었지
자전거를 타고가던 등교길도 정겨웠고 교복도 항상 입었어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추억이 많이 있는곳이란것을
더욱 많이 해볼것이 있었다는것을
학교 나온 오늘에서야 생각이 났어
내가 갈때 아쉬움 섞인 목소리로 인사하던 아이들이
내일이면 다시 얼굴을 마주할것만 같은데
이젠 아니야
이젠 나 혼자야
더 해볼것이 많았다는것을 바보는 지금 알아버렸어
주말이면 늘 빨던 교복 푹 자던 낮잠들
얼른 끝났으면 좋겠던 중간고사 기말고사
손꼽아 기다려지는 방학과 수학여행
이젠 안녕이야
다시 돌아갈순 없어도 마음속으로 항상 간직하고싶어
나도 잊지않고 모두가 날 잊지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과 함께
이젠 인사할게 학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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