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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육일삼 전체글ll조회 3155l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금요일. 날씨: 바람이 선선하게 붐
오늘은 태태랑 호수에 다녀왔다. 병동에서 심심해 죽어가는 나를 데리고 태태가 빗자루를 태워줬다. 오랜만의 외출이라 들떴는지 둘 다 장난을 많이 쳤다. 노을을 보다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었다. 그렇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물어봤다. 맞다 아니다를 넘어선 대답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태태가 말한 촛불처럼 노을이 내려앉는 것을 구경하다가 돌아왔다. 돌아와서는 병동에 대기하고 있던 폼프리 부인한테 엄청 야단맞았다. 태태는 병동 출입금지령이 떨어졌고, 나는 외출금지령이 떨어졌다.

토요일. 날씨: 좀 싸늘하다는데 안에만 있어서 모르겠다
태태가 없으면 나는 병동에서 잠만 자다 돌아가실 거라고 조금 과장돼서 얘기했더니 폼프리 부인이 면회증을 작성하면 들어오게 해주겠다 하셨다. 어차피 빗자루 타고 창문으로 날아오면 되는 일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병동에 나만 있을 때의 일이다. 최근에 두어 명이 더 입원하는 바람에 이젠 그런 밀회도 못 가진다. 태태도 이제 사고 그만 쳐야 하고…… 뭐, 정당한 건 좋은 거니까.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어제는 도서관을 뒤져 겨우 잠금 마법을 찾아내 다시 10층으로 올라가 도서관을 잠그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가서, 다시 시계탑 쪽 내 방으로 올라가느라 진이 다 빠졌다. 내가 체대 입시생도 아니고 이렇게 똥개 훈련을 해야 하냐고요. 그리고 그 덕에 오늘 칠 시험공부를 제대로 못 했다는 점. 미리 해 놓은 시간들이 없었다면 난 오늘 아마 빗자루를 타고 아주 먼 비행을 했을지도 모른다.

역사시험을 치고 나오는 길. 시험 칠 때까지만 해도 맨 앞에 전정국이 있는 걸 봤는데 시험이 끝나자마자 사라지고 없었다. 어제 물어 본 게 시험에 나와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었는데.

그리고,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머글세계에서나 여기서나 시험이 끝나니 뭔가 탁 트이네. 나는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여인의 초상화 문을 마지막으로 닫았다.



“넥타이.”
“…….”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복장불량이야.”



그리고 앞에는 기다렸단 듯이 내가 나오자 난간에 기댄 몸을 일으키며 다가오는 민윤기가 있었다.



“어……농담인데.”
“……아. 잠시 다른 생각을 해서요.”
“이거 돌려주려고 왔어.”



민윤기는 그때 줬던 파이어볼트 포장지를 내밀며 말했다.



“추적마법을 못 걸게 해 놨더라. 미안.”
“아. 아니에요, 알아봐주신 것만으로도 고마운데요.”
“그래. 뭐…… 중요한 거면 교장선생님께 부탁하면 될 거야. 그리고……”
“네?”
“내 이름은 민윤기야.”
“…….”
“들어서 알겠지만, 그래도 말해주고 싶었어. 직접.”
“그래요, 민윤기 선배. 고마워요.”



속으로 민윤기, 민윤기 부르다가 선배를 붙여 부르려니 어색했지만, 어쨌거나 나보다 두 학년 높은 선배니까. 그래도 슬리데린 선배, 하고 부르던 자리에서 민윤기 선배, 하고 부르니 느낌이 묘하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ㅡ어머, 어머. 둘이 뭐야? 언제부터야? 어머~ 나는 슬리데린 민윤기가 신입생이랑 이어질 줄은 몰랐네에~



초상화 여인은 이럴 때만 외출 안 나가 있네. 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여인을 쳐다봤다.



“무시 해. 원래 저래.”
ㅡ뭐뭐, 내가 뭐 어쨌다구!
“하하…….”
“먼저 갈게.”
“네, 안녕히 가세요…….”



선배가 먼저 자리를 뜨고, 나는 여전히 언짢은 표정으로 여인을 쳐다봤다.



ㅡ그래서, 누가 먼저 고백했는데?



무시가 답이군.































호그와트는 일반 고등학교와는 달리 학기에 두 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는 게 아니라 전체고사가 학기마다 한 번씩 있다. 때문에 횟수 부담은 적지만 그 만큼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교수님 성향부터 잘하는 과목이라면 예상문제들까지 줄줄 꾀고 알려주던 지은 선배 같은 사람이 생겨나는 것이겠지.

어쨌거나, 시험은 끝났고 나는 아직 1학년이다. 그리고, 그렇다고 방학만 기다리면 오산이다. 왜냐면 아직 퀴디치 대회가 남아있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퀴디치와 여름축제 준비로 온 학교가 바빴다. 여름방학 직전, 3일간 하는 여름축제는 기숙사별로 음식점과 놀이거리 등을 준비하고 무대나 전시회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피날레는, 퀴디치와 불꽃놀이.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파이어 볼트까지 있으니 스니치는 예선에서도 잡을 수 있겠지?”
“너무 단언하지 마요…… 부담스러우니까.”



회장의 말에 파이어 볼트를 그러쥐면서 대답했다. 빨라서 좋긴 한데, 그 만큼 문득문득 무서워질 때가 있다. 딱히 고소공포증 같은 건 없지만…… 의식하면 무서운 그런 거.



“그런데 우리 기숙사는 축제 때 뭐 해요?”
“아, 우리는 먹거리 장터에서 디저트 쪽을 맡았어. 공연이랑 전시회는 동아리에서 알아서 할 거고. 원래 기숙사별로 연극이나 춤 같은 걸 한 팀 이상 해야 하는데, 올해 래번클로에서는 내가 회장이라 맡은 게 적어졌지.”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그거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남준 선배가 저쪽에서 머리를 털며 다가왔다. 개인연습을 마치고 오는 길인가 보다.



“장터준비는 누가 하는데요?”
“걱정 마. 할 애들은 따로 있으니까. 퀴디치 팀은 퀴디치만 하면 돼.”



난 아니지만. 회장이 피곤한 듯 어깨와 목을 돌리며 말했다. 하긴. 전교회장은 기숙사 일과 학교 일을 같이 하니 피곤할 만도 하겠다. 게다가 시험 전부터 계획했을 테니.



“팜플렛도 나왔어. 기숙사회장들한테 점호하면서 방마다 나눠주라고 할 거였는데, 넌 미리 줄게. 김남준 너도 받아.”
“오 예쁘게 나왔네. 근데 어쩐지 작년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작년이랑 같은 애가 디자인했으니까.”
“아…….”



남준 선배의 말을 듣고 팜플렛을 봤으나, 내가 작년 걸 봤어야 말이지. 각 기숙사를 상징하는 색깔이 파스텔 톤으로 깔린 게,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하니 좋네. 팜플렛에는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의 일정이 적혀 있었다.

첫날에는 합창단, 기숙사 대표 팀을 비롯한 무대와 퀴디치 1차 예선전이 있었다. 둘째 날부터 다양한 부스와 먹거리를 비롯한 다양한 장터, 전시회가 시작되고, 퀴디치 2차 예선전. 부스와 장터는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다가 그날 오후에는 퀴디치 결승전이 있었다. 게다가 밤엔 불꽃놀이까지. 초청가수만 없을 뿐이지 스케일이 거의 대학축제 급인데? 나는 팜플렛을 찬찬히 훑으며 감탄했다. 그리고 맨 뒤에 작게 적힌 ‘디자인 민윤기’라는 글씨를 보고 멈칫했다. 이 선배는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아, 맞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요. 왜 제 방에는 점호 안 오세요?”
“헐. 미안. 깜빡했다.”



그러다 문득 래번클로 학사장이 남준 선배라는 게 기억나 옆에 있는 김에 물었다. 무슨 이유가 있는 걸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유는 간결했다. 잊어먹은…… 거였구나…….



“네 방이 시계탑 쪽이랬지? 와, 엄청 머네. 그래서 잊고 있었나 봐. 이건 할 말이 없다. 미안해. 오늘부터 점호 갈게.”
“아녜요. 딱히 점호 없이도 잘 지냈는걸요.”
“어……이거 진심이야, 시위하는 거야?”



이제껏 한 번도 점호가 없었던 내 방에 약간 불만이 있었지만, 가끔 찾아오는 티와 언제 변할지 모르는 칼 때문에 그것마저도 적어지던 참이었다. 그냥 말하지 말 걸 그랬나.



“점호는 몇 시에 하는데요?”
“열두시. 네 방엔 아마 삼십 분 정도에 도착할 거야. 너무 늦으면 너도 불편하니까 교수님한테 부탁드릴까? 우리 담당 교수님 하지원 교수님이셔. 너도 알지? 비행수업 맡으신.”
“헉. 아뇨. 선배가 해주세요.”



교수님이 오시면 돌발 상황(예를 들어 칼이라든지…… 티라든지……)에 수습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나는 최대한 남준 선배의 눈을 맞추며 간절하게 말했다. 교수님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낀 것처럼 보였는지 선배는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팜플렛을 받고 우리는 다시 연습에 전념했다. 직접 몸을 쓰는 게 아니라 덜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빗자루를 타고 속력을 내는 것도 꽤 힘들더라. 남준 선배 말로는 마법사에게는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력’이라는 게 있는데, 비행도 마력을 필요로 하는 마법이기 때문에 몸이 힘들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마법사니, 마력이니, 호그와트에 들어와서 일상어로 쓰이게 된 단어들을 곱씹어 보다가 문득 웃음이 나더라. 원래대로라면 시험 끝나고 애들이랑 노래방이나 갔을 건데, 이렇게 빗자루를 타고 떠다니고 있다니.



“조심해!”



그때 블러져가 내 눈 바로 앞을 스쳐지나갔다. 이제껏 블러져를 잘 피해다녔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스친 적은 처음이라 심장이 쿵쿵 뛰었다. 지은 선배는 피하고서도 금방 던진 사람한테 고함 칠 정도로 아무렇지 않던데. 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군.



“시합도 하기 전에 선수 한 명을 병동에 보낼 뻔했네.”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시네요……”



나는 숨겨 놓았던 퀘이플을 골대에 던져 넣으며 말했다.



“오…… 눈속임까지 할 줄 아는구만?”



스니치를 찾는 수색꾼이긴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추격꾼 예비선수에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퀘이플 넣는 법도 연습했다. 이래봬도 학교에서 체육대회 할 때면 매번 피구주장을 맡았던 몸이니, 던져서 맞추는 거라면 자신 있었다.



“자, 얘들아 이제 정리하자!”



저녁연습을 마치고 다들 땀을 식히며 빗자루와 모래바닥을 정리했다.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저녁시간까지 할애해서 연습하려니 체력소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쏘다니고 이런 저런 일들을 겪다가 시험을 치루고 바로 퀴디치 연습을 하려니 나도 온몸에 힘이 빠지더라.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하나둘씩 연습장을 나서는데 나는 빗자루에 붙은 모래가 잘 안 떨어져 낑낑댔다. 빗자루가 은근 촘촘해서 잘 털지 않으면 그대로 모래가 남아 나중에 잘못하면 헨젤과 그레텔 실사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비행장에서 전부 털고 가야 한다.



“이건 끝에서부터 털지 말고 여기 머리부터 털어야 해.”



마지막까지 남은 회장이 내 빗자루를 가져가 손수 시범을 보여줬다.



“역시 선배는 선배네요.”
“그럼. 퀴디치 3년차인데.”
“그런데 자동차는 왜 그렇게 몰았어요?”
“자동차? 아…… 내가 하늘자동차는 면허를 딴 지 얼마 안 돼서.”
“솔직히 본인이 운전하면서도 멀미났죠?”
“운전석에 있으면 멀미 안 나.”



그러니까 나만 죽어났다는 거구나. 왠지 억울함에 눈을 모로 떴다.



“그런데 호그와트는 어떻게 머글들을 알고 와요? 그러니까, 머글세계에 있는 마법사들이요.”
“호그와트에 오게 될 마법사가 태어나면 시계탑 근처에 있는 책에 적혀.”
“와, 자동으로요?”
“음. 굳이 따지자면 자동보단 운명이랑 마법이지?”



그럼 내 이름도 거기 적혔으려나. 어차피 내 존재를 교장선생님께서 알고 계셨으니 상관없겠지만…….

그러고 보니 이 선배는 내가 뷔와 관련된 걸 모르겠구나. 알려서 좋을 건 없으려나? 그러면 뷔의 호크룩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고. 그래도 교장선생님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회장인데 알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회장에게 물어봐도 되는 것들과 물어보면 곤란할 것 같은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회장이 빗자루를 건네며 물었다.



“근데 넌, 왜 래번클로에 왔어?”
“그냥, 마음이 끌려서요.”
“그게 끝?”
“네. 뭐, 더 필요해요?”
“뭐, 회장이 친절해서라든가, 회장이 잘생겨서라든가.”
“호그와트 회장님 친절하죠. 처음 보는 사람 방에 막 들어와서 빗물 다 튀기고, 운전미숙으로 멀미나게 만들고, 역에 혼자 버려두고 가고. 호그와트 사람들 중에 첫인상은 최고였어요.”
“하하, 미안하게 그러지 마라…… 나 그때 진짜 급한 일 있었어.”
“머글 마법사를 데려오는 게 교장선생님께 받은 일이자 호그와트 학생회장의 책임이라면서요.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는데요?”



회장의 말에 조금 심통을 담아 되물었다. 그때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서 얼마나 황당했는데. 마법의 존재를 조금 믿어볼까 하기도 전에 낯선 것들 사이로 혼자 뛰어 들어야 했다고.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그러게. 뭐가 그렇게 중요했을까…….”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한 말에 회장이 묘한 표정을 짓더니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말끝을 흐렸다.



“네?”
“아냐. 그것도 교장선생님이 주신 임무라고 하자.”



어쩐지 찜찜한 대답이었지만 더 물어보지 않기로 했다. 뭐, 사정이 있었겠지. 회장이잖아. 부회장이 사퇴해서 일이 많아졌다했으니 그런 일이겠지, 뭐. 나는 어림짐작 하며 빗자루를 챙겼다.





























[방탄소년단]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16 | 인스티즈

“왜 이렇게 늦게 와.”
“악, 깜짝이야!”



퀴디치 연습을 마치고 방에 들어오니 사람 모습의 칼이 팔짱을 끼고 짐짓 엄한 목소리를 냈다.



“너, 너, 뭐야. 언제 돌아왔어?”
“한…… 점심쯤?”
“여기 가만히 있었지?”
“아니? 돌아다녔는데.”
“야, 그러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누구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겠던데. 시계탑이라니. 기숙사랑 훨씬 떨어져 있잖아.”
“……여기 구조도 알아?”



내 말에 팔짱을 푼 칼이 특유의 얄미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잘 알지. 내가 너보다 훨씬 오래 존재했는데.”



나는 파이어 볼트를 방 한 켠에 세워두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나이 많아서 좋겠수. 칼은 내가 씻고 옷을 정리 하는 동안 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그 모양새가 꼭 부동산에서 집 보러 온 사람 같아서 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얜 이름이 뭐야?”
“아직 안 정했는데.”
“네 부엉이 아냐? 이름을 지어줘야 진짜 네 게 되지.”



주황머리는 한참을 여기저기 구경하더니 새장 안에서 날갯짓하는 부엉이를 꺼내며 말했다.



“음, 갑자기 지으려니까 생각이 안 나는데.”



그러고 보니 이름도 없이 지내고 있었구나. 뭐가 좋을까 생각하는데 순간 일기장에서 본 단어가 생각났다.



“태태.”
“……뭐?”
“태태. 어때. 귀엽다. 얘랑 잘 어울려.”



태태, 하고 부르니 부엉이가 날갯짓을 했다. 자기 이름인 걸 알아듣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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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려.”
“뭐, 구려?”
“어. 구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지.



“내가 마음에 든다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
“구리다니까?”
“네가 부르냐? 내가 부르지.”
“네가 부르면 나도 듣잖아!”
“귀 막아, 그럼!”



주황머리가 신경질을 내는 통에 놀란 태태가 날아와 내 어깨에 앉았다. 얘랑 있으면 뭔가 유치해지는 기분이라니까.



“혹시 네 이름 안 지어줘서 그래?”
“……뭐?”
“그래, 내가 네 이름도 지어줄게. 성은 내가 김 씨니까 너는 박 씨 해.”
“네 성이랑 무슨 상관이야?”
“아무 상관없어. 그냥 생각나는 대로 뱉는 거야.”



말하는 걸 보아 하니 은근히 정해주길 바라고 있었나 보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름은 좀 더 생각해 보고 지을게.”
“쟤는 즉석에서 잘만 짓더니만.”
“즉석에서 지은 거 아냐. 본 게 있어서 그래.”
“……어디서 뭘 봤는데?”
“왜 궁금한데?”
“어디서 봤길래 그런 구린 이름을 지었나 해서.”
“너 진짜 말 막 한다. 우리 태태 듣는데.”



여전히 어깨에 앉아 있는 태태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주황머리가 인상을 썼다.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쟤 이름도 빨리 지어줘야지 안 되겠다.

새장 문을 열어놓은 채로 태태를 새장 위에 올려놓는데 주황머리가 갑자기 방문을 열었다.



“어디 가려고?”
“걱정 마, 네가 곤란한 일 생기게 만들진 않을 거니까.”



그렇게 말하는 칼의 표정이 꽤나 험악해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닫히는 문을 바라만 보았다. 이름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뭐지? 이 또 찜찜한 기분은.



“로운.”



그리고 그때 기다렸단 듯 티의 목소리가 들렸다. 테라스 난간에 걸터앉은 티는 여전히 뒤에 비치는 노을색 만큼 빨간 머리칼이었다. 주황머리는, 티가 올 걸 알고 자리를 비켜준 건가?



“오랜만이에요.”
“응. 어떻게 지냈어.”



티가 오지 않았던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설명하자니 너무 많아 뭐부터 해야 말해야 할지 몰라 잠시 횡설수설했다. 티는 내가 말을 정리하는 동안 묵묵히 기다려줬다. 티의 조언으로(직접적인 조언은 아니었지만) 래번클로에 들어간 것, 티의 말대로 강리원에게 티백을 선물한 것, 시험을 마치고 퀴디치를 연습하는 요즘, 그리고……



“친구가 생겼어요.”
“친구?”



티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나는 예림이와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방금까지만 해도 조잘조잘 잘도 이야기 했으면서, 영원의 집에서 살면서 겪은 일들을 티에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어.



“으응, 네. 친구.”



나는 적당히 얼버무리며 웃어 보였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좋은 이야기만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호크룩스와 볼드모트에 대한 이야기도 덮어두었다. 때가 되면 말해주겠지. 교장선생님께서 그랬던 것처럼.



“그래.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야.”
“네. 티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난…… 로운 널 보러 올 날만 기다리고 있었어.”
“…….”
“가까이서 보는 게 너무 오랜만인데, 볼 수 있는 시간이 짧은 걸.”



티가 바람에 날리는 내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늘 아쉬워하면서.”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는 티의 소매에 시야가 자꾸만 가려서 티가 어떤 표정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묻지 않기로 했다. 때가 되면 말해주겠지.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로운.”



나를 ‘로운’이라 부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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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지냈어.”



때가 되면.
































맨 위에 있는 건 여주가 주운 일기 중 일부입니다. 저 부분을 읽고 태태라는 단어를 떠올려서 부엉이에게 태태라는 이름을 지어준 거예요!

피씨로 보니까 글자색 적용이 안 된다는 걸 안 지 얼마 안 돼서 8화에 쓰였던 일기장 인용 부분도 여러분이 못 알아 보셨을 것 같아 슬픕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기 부분에 글씨체도 다르게 해 봤는데,, 모바일에서는 짤도 색깔도 글씨체도 다 잘 보이겠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은 골든디스크 음반 부문 시상식이 있는 날이네요 어제 안 한 무대를 오늘 한다니까 티비 앞에 또 붙어 있어야겠서요^.6




[암호닉]

다람이덕
김석진잘생김
자몽해
몽9
우주
낑깡
빙구
잠만보
파냥
감귤


암호닉 신청 자유로이 해주세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예쁜 댓글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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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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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퍄퍄 작가님 저 일등 처음해보아요ㅠㅠㅜㅠ 그나저나 부엉이이름 태태 너무귀여운거 아닌가여..흑흑 윤기는 여주랑 무슨사이가 될지 궁금해져요!
5년 전
육일삼
일등 축하드려요~!!~!~!~!~! 저도 태태 같은 부엉이 있었으면 좋겠네요^_ㅠ,,
5년 전
독자2
낑깡입니다! 작가님~~! 윤기 너무 다재다능해서 멋져요,,사겨라,,,,,글고 지민이 화내는거 왠지 귀여워요..ㅋㅋㅋㅋㅋ아니 근데 태태는 어떻게 저렇게 설레는 얼굴로 설레는 말을 할 수가 있대요ㅠㅠ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낑깡님! 다재다능은 엄청난 매력이죠.. 지민이는 그냥 매력........,. 저는 모바일로 보면 마지막 짤이 안보이는데 낑깡님은 보이시나 봐요! 다행이다ㅠ.ㅠ
5년 전
독자3
뮵임미다!! 결국은... 추적마법을 못하도록 해놨다고 했네요ㅋㅋㅋㅋㅋ 뭐라고 했을지 궁금했는데.. 임기응변 칭찬해 윤기...
티... 당신... 내 삶을 구원하러 왔어..? 넘 달달하고 좋아요ㅠㅠ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뮵님! 임기응변 천재 민윤기 웨 않해!~!~!~!~!! 티.... 어떻게 보면 구원자지요^.^.......... 달달하고 좋았다니 다행입니다! 앞으로 달달한 장면이 좀 많이 나왔으면 좋으련만..
5년 전
육일삼
GIF
또,,, 짤이 안 보일 때가 있는 것 같아서...
“난 그렇게 지냈어.” 할 때 티 짤 첨부합니다ㅠ.ㅠ

5년 전
비회원37.230
감귤입니다! 노을을 배경으로 서있는 빨간머리 태형이 생각하니까 너무 좋네요ㅠㅠㅠ 그 얼굴로 저런 말이라니.. 화내는 지민이도 귀여워요ㅠㅠㅠ 오늘도 떡밥 줍줍하고 행복하게 읽고갈게요 감사함니다 자까님퓨ㅠㅠㅠ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해주세요ㅠㅠㅠㅍ
5년 전
육일삼
안녕하세요 감귤님! 떡밥 줍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허리 아프니까 집게 같은 걸로 집으셔요,,, 항상 건강하지만 더더욱 맨날 건강하도록 할게욤 감귤님도 감기 조심하세요^ㅁ^!!!~!!~~!~!~!
5년 전
독자4
죵말 ,,,,,,, 저희집에 감금시킬거에요😭
5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 주소가 어떻게 됩니까!! (자진감금)
5년 전
독자5
와..... 진짜...... 티....... 얼굴,,,, 난 너무 행복해..... 근데 다들 말을 아끼네요.. 다 떡밥이겠져??
5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말을 아껴야 잘생겨지는 마법에 걸렸나 봐요^.^
5년 전
독자6
저런 칼은 어디가면 주워올 수 있나요ㅠㅠㅠㅠㅠㅠㅠ윽 귀여워ㅠㅠㅠㅠㅠ
5년 전
육일삼
어 음... 2m 정도 되는 낭떠러지에서 온몸으로 굴러떨어진 다음에 동굴을 발견하면....
5년 전
독자7
태형이가 로운이라고 부를 때마다 심장이 죽어나가요 정말.... 잠 다 깬 것 같습니당
5년 전
육일삼
핫 안 돼요 독자님 꿀잠 자셔야 되는데!! 지금은 주무시겠죠!!!! ㅠㅠ
5년 전
독자8
여주, 로운 앞에 나타날 수 있게 되는건 힘을 비축햇다가 나타나는걸까요 ?? ㅠㅠㅠ 티 ㅠㅠㅠ 너 왜이렇게 마음이 아프냐 ㅠㅠㅠㅠㅠ
5년 전
육일삼
저도 진리만큼 찌통캐가 티라고 생각합니다,,,ㅎㅎㅠㅠ
5년 전
독자9
로운 로운... 뭘까 궁금하다
5년 전
육일삼
곧 알게 되실 거예요!  ⁽⁽◝꒰ ˙ ꒳ ˙ ꒱◜⁾⁾ 
5년 전
독자10
태태ㅠㅠㅠ 태형이는 말이너무 슬퍼ㅜㅜ 나쁜애는 아닌거같은데ㅜㅜ
5년 전
육일삼
앗 울지마세요 독자님,,,,,, 하지만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5년 전
독자11
녹차나무입니다
티 뭔데 아련하죠..... 회장님도.. 슬리데린 선배는 말할 것도 없구요ㅠㅜ.. 주인공 주위에는 온통 숨겨야만 하는, 숨겨진, 곧 밝혀질 비밀들이 수두룩하네요
그 중에 어떤 건 여주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겠죠
그래도 단 하나만이라도 여주가 웃을 수 있는 진실이길 바라요

5년 전
육일삼
그 중 어떤 건 여주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다는 말 넘 느낌이 묘하네요,, 숨겨야만 하는, 숨겨진, 곧 밝혀질 비밀들이 수두룩한 것두 캐치해주셔서 감사합니다,,,^_ㅠ 단 하나만이 여주가 웃을 수 있는 진실일지라도 이 모든 건 독자님의 즐거움이었으면 좋겠네요! 헤헤 댓글 감사합니당.. ꒰◍ˊ◡ˋ꒱ 
5년 전
독자12
뭔가 알듯말듯하게 떡밥이 자꾸 나오는데... 잘수가 없어요ㅜㅜ 이것만보고자야지를 10편째 하고 있어요ㅎㅎㅎ
5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우째... 이제는 정말... 편히 주무시기를.... ㅠ.ㅠ.ㅠ...
5년 전
독자13
세라입니다!

ㅠㅠ티 머리 쓸어넘겨주는 거 봐....넘섹시하잖어.... 흑흑 여주 퀴디치에서 날라다녔으면 좋겠다 정국이도 윤기도 반하게

5년 전
육일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퀴디치 한 번으로 두 마리 토끼 모두 잡기 ⁽⁽◝꒰ ˙ ꒳ ˙ ꒱◜⁾⁾ 
5년 전
독자14
부엉이 이름 태태 잘어울려여 ㅋㅋㅋㅋㅋ 왜 로운이라고 부르는걸까 궁금하네영
5년 전
독자15
설마 일기장 주인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인물인가요...???
4년 전
독자16
정주행하는 중입니다 총총!
4년 전
독자17
정주행하는 중입니다 총총!
4년 전
독자18
와 여주 진짜 바쁘구나앙
정신없겠다 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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