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가 ㅅㅈ되었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돌아올게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돌아와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혜당스님입니다
텍본이 이거 밖에 없네여. 조금 수정했습니숭구리당당숭당당
![[EXO] 환각증세 남편 루한, 아련한 첫사랑 종대 그 사이의 나. 短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f/8/8f8613171765e6d67e8ff4a525e824a5.jpg)
![[EXO] 환각증세 남편 루한, 아련한 첫사랑 종대 그 사이의 나. 短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1/d/e1dbb8078713e73311c8a182f3c98d46.png)
"어디 나가는거야 지금"
"오랜만에 친구 만나러가. 한달 전부터 얘기했잖아"
"장난해? 난 기억안나 어딜 가"
처음부터 나를 가두어 둔건 아니였다. 불의의 사고로 잃은 시누이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남편은, 그녀와 친하게 지내던 나를 보며 시누의 이름을 부른다. 나는 아내인데. 남편인 그에게서 시누이의 이름으로 불려지며 일주일 중 어느 요일의 밤에는 가끔식 'OO아, 미안해. 너한테 미안해.' 끌어안고 엉엉 울기를 반복하고 다음날 아침이면 다시 나는 그의 여동생이 된다.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정확한 병명은 듣지않았다. 사랑하기때문에, 나는 그를 정신병자로 만들기가 싫어 한 귀로 흘려보냈다.
순한 쌍커플진 눈이 매섭게 변하여 나를 옭아맨다. 까슬한 스웨터를 입은 내 팔목을 세게 잡아 피부가 쓸렸는지 따끔따끔 아려왔다. 이제는 '제발'이 통하지 않는다. '무릎'도 통하지 않는다. 애초에 잃어버린 나를 되찾기란, 한구석 깨어진 남편의 마음그룻에 물을 부어버리는 의미없는 일이다.
"정말이야 기억이 왜 안날까? 오빠.. 진짜 기억안나?"
'오빠'라는 말은 너무나도 쓰라리다. 연애할 때 자주 부르던 호칭이 언제부터 이렇게 가슴 아팠는지. 떠나간 시누이는 이런 나를 보며 당황스럽고 어이없어하겠지만, 이런 상황에는 절실히 필요한 단어선택이기때문에 양심의 눈을 감아버렸다. 나의 말에 일자로 굳어있던 입꼬리가 씰룩인다. 조금만 더.
"오빠가 좋아하는 슈크림빵 사가지고 올께 응? 오늘만 봐줘 응?"
살아생전에 애지중지하던 그의 여동생은 애교가 많았다. 나를 착각하는 그는 세게 잡았던 손목을 풀고 나의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더니 이윽고 품에 안아버렸다. 동생이 죽는 그 순간이, 도망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여동생의 탈을 쓴 내가 도망갈 것이다 생각하고있다. 몸을 조금 떨어져 안쓰럽게 패어있는 볼에 손을 올려 아래로 쓸었다. 내 손 위로 겹쳐진 차가운 손이 더 머물러달라고 애원하고있었다.
"7시전까지 꼭 들어와. 문 밖에 서있을거니까"
"응"
"슈크림빵은 사오지마 입맛없어."
"응"
"한 대답만 하지마. 기계같아"
"응."
불안한 눈동자로 흔들리는 그에게 마지막 대답은 약간 웃으면서 했더니 만족한듯 따라 웃으며 내 정수리에 코를 부벼댄다. 평소에 시누이에게 자주 하던 행동. 그는 얼마나 나를 잃어버린걸까? 울며 미안해하던 일주일도 점점 주기가 하루씩 늦어지고 있다. 그 말인 즉슨, 온전히 나를 시누이로 보게 된다는 것.
다녀올게. 현관까지 마중 나온 그가 입가에 미소를 지은채 손 인사를 해온다. 그리고 천천히 현관문이 닫혀지는 사이로 웃고 있던 그의 미소가 점점 어두운 거실속으로 빨려들어가다가, 덜커덩- 소리가 비명을 질렀다.
"루한!"
한 마디 남짓한 문 틈에 낀 그의 네 손가락이 아프지도 않은지 그대로 굳어있었다. 스스로도 예기치 못한 행동인지 어두운 좁은 틈 사이 보이는 얼굴은 여동생이 살아돌아온마냥 놀란 표정이였다. 문고리를 잡아 열자, 여전히 멈춰서 내려갈줄 모르는 손바닥이 덜덜 떨고 있었다. 내 정체성도 갈기갈기 찢어놓는 둔한 그가 아프긴 한걸까. 내심 아파했으면했지만.
"괜찮아.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네. 약속 늦겠다 너"
거두어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얼른 가보라고 재촉한다. 충격을 주는 얌전한 말에 오히려 돌을 맞은듯 멍청히 서있던 나는 바람빠지는 웃음을 하고서 명랑한 도어락 잠금소리에 눈을 감았다. 날 걱정하는 모습마저도 시누이와 관련 지어보이니까, 이제 누가 미쳐가는지 분간 할 수없다.
………….
대학교 동창 친구들이 너도 나도 반갑다고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해대다, 본인 히스토리를 줄줄이 꺼내어 이야기한다. 그러다 문득 친구 한명이 'OO이 얘기도 들어보자 야. 결혼 한지 좀 된거 아니야? 애기는? 집은? 남편은 잘 있고?' 서른초반을 달리는 노처녀들의 주책이 안 그래도 헐어버린 입천장에 인두를 지져, 입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남들 눈에는 온전히 남편의 집착이니까. 그런 환각증세를 보이는 남편을 사랑하는 나는 친구들에게 감성팔이 하는 것도 싫고. 정신병환자 남편을 깎아내리기도 싫다. 뻣뻣한 몸짓으로 차마 쉽게 떠들지 못하고 살풋이 웃음으로 무마해버렸다.
"그냥 남편 사업이 잘 안되서. 그거 말곤 잘 지내. 다정하고 나..밖에 모르는 좋은 사람이야."
"어우~깨소금 팍팍 뿌린다 증말"
모순된 말을 하는 나를 바로 잡아줄 누군가가 꼭 필요하긴 했다. '나 밖에 모르는' 루한에게 기대어 봤자 돌아오는건 고까운 여동생 사랑일 뿐. 이런식의 여담으로 지나가는 말을 하는 친구말고, 진심으로 헤아려주고 위로하고 걱정해주는 그런 사람. 노처녀 친구들의 쉴새없이 떠드는 지저귐 사이에서 어깨를 구부정하게하고 앉아 맥주를 홀로 홀짝였다. 들떠야할 외출인데도 바닥으로 추락하는 기분이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버릴까 곱씹는 와중에 지저귐들이 일동 환호로 바뀌어 시선을 위로 옮겼다
"이야~너네 뭐야? 진작에 일찍 나 불렀어야지!"
입꼬리로 반가워했다.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맥주잔을 기우며 섞여들어갔다. 눈도 여전히 휘어져 직선으로 곧을 줄 몰랐다. 나 또한 여전히 어깨를 구부정하게하고 앉아있었고 마주친 시선에는 알 수없는 묘한 것들만 아른거렸다.
'2차가자!!!!'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친구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혀를 차는 내 뒤로, 인기척이 바짝 따라붙었다. 종대는 아까의 호프집에서와 다른 사뭇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팔을 잡아당긴다. 조용히 빠져나가자는 신호였다. 고개를 끄덕이고 발걸음을 같이해 제법 분위기 좋은 카페가 보이자 내 의사따위 묻지도 않고 데려 들어갔다.
"아직도 레몬 아이스티 좋아해?"
확실한 대답도, 고개 끄덕임도 없는 나를 깊게 주시하던 종대는 묵묵히 레몬 아이스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왔다. 청량한 얼음소리에 빨대로 휘휘 저어대다가 문득 조용한 둘 사이가 어색해지려해서 시선을 돌렸더니 턱을 괴고 여태 보고 있었는지 눈이 딱 마주쳤다. 말을 하지않고 입모양으로 '얘기 할까?' 묻는 종대의 배려가 자꾸만 눈가를 간지럽혀댄다
"내 얘기 먼저 들을래? 할 말 지인짜 많은데"
"해."
"감격이다 목소리를 듣다니!"
"잘..지냈어?"
"응"
그러고는 뚝 끊겨버린 대화. 할말 많다던 녀석이 잘 지냈냐는 말에 덩그러니 대답만 하고는 시원하게 트인 창가를 지긋이 바라보고만 있다. 영 껄끄러운지 몇번이고 혀끝으로 입술을 달싹이던 종대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뒷목을 문지르면서 흘끗 나를 눈치를 봤다. 할말이 뭐길래 저렇게 눈치를 본다니
"아이는 있어?"
고작 눈치보며 뜸들이다 내뱉은 말은 그것이였다. 한 철 지나간 어린날의 첫사랑인 너에게 왜 그것이 중요한건지는 모르겠다. 불안해보이는 손가락으로 보석처럼 물방울이 맺힌 유리잔을 만지작거리던 종대에게 동물의 귀가 있었더라면, 기운빠진 축 처진귀를 하고 있었을거다. 고개를 가로로 젓는 내 행동에 조금 기가 살았는지 유리잔을 손에 들어 거침없이 아메리카노를 들이켰다.
"그래! 그럼 자주 만나서 수다떨까? 왜~ 주부들은 남편까면서 스트레스 해소한다잖아"
"..."
"야아 남편이 아무리 잘해줘도 분명 어딘가 스트레스는 있을거란말이야? 그걸 내가! 다 들어주"
"김종대"
생각보다 더욱 차갑게 목구멍을 타고나온 목소리는 웃으며 떠들던 종대를 석고상으로 만들어버렸다. 참, 몇번째의 침묵인지. 사람많은 호프집에서 환하게 웃고 주거니 받거니하던 녀석은 어디로 갔는지, 거의 울상이 된 종대는 탁자 위로 고개를 떨구었고 나는 버릇처럼 구부정한 허리를 곧게 펴고 등을 기대었다. 종대에게 나는 아직도 20대시절의 풋풋한 여대생으로 남아있나보다. 동시에 김종대 본인도 아직 20대 그 시절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남편 나 외출하는거 별로 안 좋아해"
"미안. OO아."
"뭐가 미안해. 미안할거 없잖아"
"...."
"...."
"기억해? 사귄지 900일이 되던 해에 대학교 졸업하면서 대강당에서 내가 프로포즈한거."
"응."
"애끼반지 사들고 장난처럼 고백하고 우리 서른넘어서까지 함께하기로, 10년뒤에 결혼해서 너 닮고 나 닮은 아들딸 낳고, 잘, 살기로 한거. 결혼하자고 약속했잖아 우리"
"...야"
"나 때문에 산산조각났어. 그래서 미안한거야 나는 돈에 눈이 멀어버린 나쁜놈이야. 왜 그랬을까? 가서도 한국에서랑 똑같았어. 유학이 뭔 대수라고 사랑하는 사람을 놔두고 가버린걸까 난. 멀리가서 네 생각 밖에 안 났어. 이 지경이 될때까지 이렇게 될때까지 나는 네 생각 밖에 못했어, 너 밖에 없어."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멈춘 뒷통수가 안쓰럽다. 띄엄띄엄 말이 먹혀들어가는게 종대는 지금 울상에서 울음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인듯 했다. 녀석이 말하는 유학은 솔깃할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4년 가까이 사귀었던 우리는 금전적으로 매우 부족한 대학생이였기때문에, 어디 돈 준다는 말만 들어도 어깨가 들썩였었으니까. 비행기를 탄 처음 때는 원망의 마음이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움보다 돈의 유혹을 이해하는 심정이 되어버려서 미련없이 지금의 남편에게 빠질 수있었다.
천천히 손을 들어 어리석었던 때와 다르게 푸석해진 예쁜 뒷통수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네가 얼마나 맘고생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힘들게 버텼을지 잘 알고있지만 버팀목이 나였음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해. 멈추어버린 네 시간을 다시 움직여야하는데 내가 필요하다면 너는 십년은 더 멈춰있어야할거야. 어깨를 떨었다. 종대는 제 나이답지않게 어리다
"현실적으로 난 유부녀고, 돈 잘버는 남편도 있어. 너는 서른초반의 건장한 사내잖아. 여자는 널리고 널렸어"
"너 말고는 다 마음에 안 들어"
"땡깡부리지마 김종대. 미련 버리고 새 사람 찾아. 나 나이 먹으면서 많이 냉정해졌어. 니가 비행기 타고 나서부터 일수도있고 미안해할줄알면 나를 버려."
"OO아.."
"진작에 깨우쳤을텐데 순간의 선택이 미안해서 그러는거야 지금. 그 때의 너를 이해하고 용서했어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더 잘해주란말이야 바보야"
우는 얼굴을 닦아주다가 흘러내린 스웨터 소매 사이로, 외출 전 실랑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빨간 찰과상이 눈에 띄었다. 외출한지 시간이 좀 된거같은데 아무것도 안 먹고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게 아닐까 퍼뜩드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들썩였다.
"가봐야겠어."
"...응"
"소개팅같은거는 내 친구들한테 수소문해볼테니까 거절하지말고. 알았어?"
"...."
자신의 눈물을 닦던 내 손을 두손으로 꼭 잡은 종대의 젖은 눈이 느릿하게 깜빡였다. 힘이 덜 들어간 손으로 잡아당겨 내 손등에 살며시 입술을 부딪힌 녀석이 나를 보며 푸스스 웃었다. 내 손바닥을 펴고 검지손으로 써내려가는 글자들. '아 직 도'
"하. 하하 난 진지한거 안 어울려 그치? 아쉽다~ 옛날 추억이 다 그렇지 뭐"
경직된 웃음이 뻔히 보이는데도 애써 괜찮은 척 내 손을 놓고는 기지개를 폈다. 계산 다 했다고 바쁘면 얼른 가라고 부추기는 꼴이, 보나마나 내가 자리를 뜨고나면 여기서 펑펑 울다가 갈 녀석이다. 분명 여린 녀석일텐데 여태껏 나만 생각하면서 견뎌왔다니 한편으로 대견하기도하고 또 미욱하기도 하고. 일어난 내가 허리를 숙여 시선의 높이를 맞춰 종대의 정수리를 톡톡 건드렸다
"연락할게. 담에 예쁜 여자친구랑 같이 봤으면 좋겠다 친구야."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약국에서 밴드를 하나 사서 손목에다가 붙이고 붙인 부분을 매만졌다. 나의 상처, 첫사랑의 상처, 남편의 상처도 밴드 하나로 쏟아지는 그 상처의 혈흔을 막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주머니 속 핸드폰을 꺼내어보니 불난 부재중이 수십개다. 익숙해져가는 패턴들이다.
"늦었어."
"아! 슈크림빵 깜빡했다"
"필요없대도. OO아"
"어?"
"노력할게 미안하다는 말 보다"
"..루한"
"너를 생각할거야."
오늘이 주기 날인가보다. 그는 현관문 앞에서 나를 끌어안고 등을 도닥였다. 어깨에 묵직한 그의 얼굴에서 물기가 느껴져서 품으로 파고 들어 똑같이 얼굴을 묻었다. 이후로 더이상 회복되지 않는 남편의 환각증세는 남들 눈에는 의처증남편으로 보여지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남편에게 사랑 받고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나를 향한게 아닌 착각된 애정일지라도.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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