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 - 별 (미녀는 괴로워 ost)
▶
"혀엉!"
"응?"
"쩌어기!! 이쁜 누나가 우리 막 쳐다봐요오!"
"뭐? 이쁜 누나?"
7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모니터에 푹 빠져 게임을 하다말고 아이들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던 백현에게 쪼르르 달려간다.
남자아이가 백현의 바지를 잡고 막 흔들더니 반대편을 가리키며 얼굴을 붉힌다.
백현이 '이쁜 누나'란 단어에 반응하며 아이가 가리킨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와우- 어린아이들의 눈을 정확하다더니. 그곳에는 정말 예쁜 여인이 서있었다.
■
[백현과 징어의 첫만남.
'백현캠' 시.작.
※되감기와 빨리감기에 주의하라.]
▶
예쁜 여인은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눈에 담고있었다.
이번에는 자신의 차례라며 투닥거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수줍게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의 여인.
그 모습이 백현의 눈에는 마치 아이들을 지켜보려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
징어는 아이들에게 백현은 징어에게 시선을 빼앗낀 채 시간이 흐른다.
"아이쿠!"
여인의 입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감탄사에 백현이 피식 웃었다.
백현이 빠르게 넘어진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일으켜주었다.
본의아니게 여인에게서 등을 져버렸지만 그녀가 제 등을 보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괜히 긴장이 되는 백현이다.
"우리 이쁜 꼬마아가씨. 울면 안돼요~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받아야지요?"
산타라는 단어에 반응한 아이가 언제 울었냐는 듯이 활짝 웃으며 다시 게임을 하러 간다.
백현이 금세 밝아진 아이의 모습에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몸을 돌리니 여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던 징어와 눈이 마주쳐버린다.
헉. 정말 짧은 순간 몸이 경직되는 것을 느꼈지만 백현은 순식간에 안면근육을 모조리 풀고 웃음을 흘린다.
자신의 웃음에 오히려 징어가 긴장한 탓에 그녀의 웃음이 순간 일그러진다.
"풉."
백현이 징어의 표정에 웃음을 터뜨린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가서 번호를 따고야 싶지만 이곳은 자신의 직장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결국 백현은 여인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한 뒤 더 그녀에게 시선이 가기 전에 몸을 돌렸다.
▶▶
[징어의 입사 첫날]
▶
이건 운명인거다. 백현이 신입사원이라며 인사 온 징어를 보며 잠시 넋이 나갔다.
인사를 나누고 웬디는 자동블러 처리하고 징어만 뚫어지게 쳐다보던 백현이 종대의 말에 탄식을 터뜨렸다.
"제가 예쁜 사람은 기억 잘하거든요."
저기서 종대가 저렇게 치고 들어올 줄 누가 알았던가.
백현이 저런건 원래 내 담당인데 하며 아쉬움에 속으로 조용히 혀를 찬다.
종대덕분인지 웬디덕분인지 금세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백현은 징어와 얘기를 좀 더 했으면 했지만
징어와 웬디가 곧 마저 인사를 드려야한다며 자리를 떴고 백현은 눈을 흘기며 종대를 본다.
종대가 왜 그렇게 보냐며 묻자 백현이 팔짱을 낀 채 말한다.
"김종대, 많이 능글거려졌다?"
"아. 진짜 이쁘잖아~"
맞는 말이다.
"오늘 회식하잖아. 징어도 오려나?"
"글쎄-"
종대의 물음에 퉁명스럽게 대답했지만 백현도 내심 징어가 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회식장소는 마트 근처에 있는 고깃집.
가게 하나를 마트 직원들이 통째로 접수해버렸다.
찬열과 백현이 따로 자리를 잡자 옆에서 기웃거리던 여직원들이 눈치를 보며 다가와 묻는다.
"여기 자리 비었나요?"
"아니요. 주인 있는데요."
백현이 정색하며 대답을 한다.
무안해진 여자들이 돌아서자 찬열이 키득거리며 웃는다.
"왜웃어?"
"역시 마트의 자랑, 철벽남이셔."
"넌 물러터졌어. 임마"
백현이 찬열의 옆구리를 푹 찌른다.
찬열은 웃으면서 좋은게 좋다니까. 하며 물을 벌컥 마신다.
그런데 얘네 언제와... 찬열이 배를 부여잡으며 하는 말에 백현도 앞에 놓은 고기들을 보며 침을 삼킨다.
"박웬디!! 오징어!! 여기, 여기~"
양반은 아니었나보다. 마침 주임과 함께 들어서는 두여인을 발견한 찬열이 있는 힘껏 그녀들을 부른다.
■
Q. 요새 뭐하고 지내는가? (조니니님의 질문입니다.)
B. 일하면서 지내죠. 가끔 오징어 연애 코치도 해주면서요.
Q. 당신에게 징어의 첫인상은? (양양님의 질문입니다.)
B.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아니, 그 이상이었죠.
Q. 징어가 진짜 여자로 보였던 적은 언제인가? (양양님의 질문입니다.)
B. 에이, 그걸 다 어떻게 설명해요. 그리고 그걸 이제서 굳이 뭐하러..
Q. 그래도 질문이 들어왔으니 하나만 끄집어 내달라.
B. 음.. 그거 제가 돌려봐도 돼요?
[캠을 잠시 백현에게 넘겨보았다.]
▶▶
[열심히 돌리기는 하는데..]
▶
"야, 씨발! 변백현, 이 개새끼야. 이리 안와?!"
"에베베- 미안하다니까."
"미안하다면 다냐고?! 경찰이 뭔소용이야!!! 경찰 부르기 전에 이리와라?!"
갑자기 튀어나온 웬디와 백현의 술래잡기가 한창이다.
■
B. 아 너무 돌렸네요. 다시다시-
[... 불안하다. 고장나는 건 아니겠지?]
◀◀
[저게 뭐라고 간만에 집중한 백현의 모습에 안절부절]
▶
"아아- 변백현이 알립니다."
"저거 또 시작이네."
"시끄러워, 내려놔."
"나도~! 나도 할래애~"
어느날 회식이 끝나고 92라인이 모여 노래방에 모였다.
징어가 경수도 끌어오려고 했지만 단호한 경수는 소리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종대, 찬열, 백현, 웬디, 징어만이 좁아터진 노래방에 들어가 찰싹 붙어 앉아 있다.
경수 왔으면 앉을데도 없었겠는걸..?
앉자마자 백현이 마이크 두개를 들고와 마이크테스트랍시고 시끄러워진다.
그 모습에 찬열과 웬디가 질린 표정으로 책자를 핀다.
종대도 신이 났는지 백현에게 손을 뻗어 마이크를 탐낸다.
"아씨, 김종대. 왜이렇게 좁은데로 왔어?!"
책을 넘기다가 자꾸 찬열의 팔과 부딪히자 웬디가 노래방을 선택한 종대에게 화를 낸다.
종대가 귀를 파며 여기가 제일 싸. 하자 돈도 잘버는 놈이 쓰잘데기 없이 이럴때만 절약정신이 투철하다면서 웬디가 투덜거린다.
백현이 자신의 애창곡 18번을 거침없이 누르고 곧 반주가 나오자 징어가 눈을 반짝인다.
그들과 처음 노래방을 왔기때문에 그들의 노래실력이 어떨지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징어의 빛나는 시선을 받으며 백현이 큼큼,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어찌합니까~"
아... 남자가 노래방에서 부르면 제일 꼴뵈기 싫다는 '고해'가 흘러나오자 징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진다.
하지만 이내 백현의 목소리에 넋이 나가 다시 그를 바라본다.
웬디와 찬열은 하도 들어 이젠 질리는 백현의 노래에 책자에만 집중한다.
종대가 징어의 옆에서 그녀가 넋이 나간 표정을 보며 자신도 노래를 해야지 다짐한다.
"어디에 있나요~ ... 제게 그녀 하나만 허락해주소서.."
온갖 기교를 쏟아부으며 노래 한곡을 마친 백현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징어를 돌아본다.
징어의 표정에 만족했는지 흐흐, 웃음을 흘리면서 마이크를 넘긴다.
다음 차례는 아까 다짐을 했던 종대였다.
백현과는 달리 여자들이 환장하다는 '바람기억'의 간주가 흘러나온다.
오오- 웬디와 징어의 입에서 동시에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백현의 노래가 금세 빛을 바라자 백현이 쳇, 하고 입을 삐쭉인다.
종대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박수가 터져나온다.
쑥쓰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던 종대가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징어에게 건넨다.
"어..? 나?"
"그래! 우리 징어 노래 좀 들어보자!!"
"콜!!"
"아.."
징어가 당황해 마이크를 멍하니 바라보자 웬디가 부추긴다.
찬열도 검지손가락을 쫙 펴며 징어를 바라보니 그녀가 할 수 없이 마이크를 집는다.
무슨 곡을 해야하지.. 잠시 고민을 하던 징어가 천천히 번호를 누른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집중된다.
"..."
묘한 긴장감에 징어가 침을 꿀꺽 삼켰고 스피커에서는 유미의 '별'이란 노래가 잔잔하게 흐른다.
그녀의 선곡에 모두가 오- 하며 노래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고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
"두 눈에 수 놓아진 저 별들처럼 영원히~"
"..."
징어의 노래가 끝났음에도 다른 사람들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다.
이런.. 징어가 얼굴이 붉히며 마이크를 테이블에 던지듯이 내려놓는다.
"와.. 징어야, 너 노래 진짜 잘한다..."
"대박, 여기 가수 온 줄..."
"뭐어?! 장난하지마..."
"..."
잠시후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고 징어의 노래에 대한 소감을 늘어놓는다.
가수까지 들먹이는 찬열의 말에 징어가 기함한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 실력은 정말 뛰어났다.
특히 그녀의 모습에 이미 눈이 하트로 변해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이 캠의 주인공이 누구?
변백현이었다.
감탄할 정신도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수줍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너무나도 여성스러운 노랫소리에 백현은 꿈을 꾸는 줄 알았다.
꽤 어려운 선곡에 약간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백현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징어의 모습을 담는데 여념이 없었다.
곧 찬열이 번호를 누르고 웬디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두사람이 눈을 마주치고 씨익 웃는다.
마이크 하나씩 사이좋게 든 박남매가 마이크에 대고 비장하게 말했다.
"노래방에선 역시 이 노래를 불러줘야지."
"하나! 투! 원, 투, 쓰리, 포!!!"
웬디의 말에 이어 찬열이 신나게 외친다.
빠운스미빠운스미 빰스미 빰~
'Run to you'를 열창하는 두사람에 의해 노래방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다.
다들 일어나 방방 뛰는 순간에도 백현의 눈은 오로지 징어만을 쫓고 있었다.
■
Q. 원래 이상형이 노래 잘부르는 사람인가?
B. 딱히 그건 아닌데요. 오징어 노래듣고서 바꼈어요.
[이제 좋은 시간은 지났다.
한동안 욕먹은 당신. 오늘 속시원하게 마음을 털어놓으시길.]
Q. 맹장이 터져 징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인가?
B. 아.. 그날은... 정말이지. 딱 죽고싶은 날이었어요.
▶
좋아하는 사람을 하루도 빠짐없이 눈으로 쫓아본 적이 있는가?
백현의 눈은 하루종일 징어를 쫓기 바빴다.
그리고 한움큼 상처를 받으며 쓰라린 심장을 겨우 부여잡고 있었다.
백현은 아주 조금 징어에게 서운한 감정을 느끼고 화나있던 상태였다.
체육대회가 열린 날에도 역시 백현은 징어를 쫓기 바쁘다.
하지만 그가 징어와 눈이 마주친건 손에 꼽힐 만큼 적었다.
그녀의 시선은 항상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향해있었으니까.
그래서 심술이 났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몇번을 불러서야 봐주는 징어때문에 속이 상해 하려던 말도 멈추고 뒤돌아 걸었다.
백현은 자신을 부르며 쫓아오는 징어에 잠시 흔들렸지만 일부러 뒤도 안돌아보고 빠르게 걸었다.
쫓아오던 징어가 넘어지고야 말았다.
그제야 백현이 우뚝 멈춰서고 징어에게로 달려간다.
자신에게 화가나 백현은 괜히 징어에게 소리를 꽥 질러버린다.
백현은 황급하게 약국을 찾았다.
다급하게 약사를 다그쳐 약을 한봉다리 사들고 부리나케 뛰어 다시 징어에게로 돌아갔다.
징어의 입에서 아프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자신의 가슴도 너무도 아프다.
간단하게나마 치료를 끝낸 백현이 징어에게 사과를 한다.
울리기까지 했으니 백현의 사과가 더욱 무겁게 낮은 목소리로 울린다.
더이상 이렇게 있을 순 없다.
남은 체육대회가 진행될 동안 고민에 고민 끝에 다짐을 한 백현이 일방적으로 징어와의 약속을 잡는다.
▶▶
[대망의 사건. 그 하루 전날밤.]
▶
백현이 묘한 긴장감에 배를 부여잡는다.
책상 첫번째 서랍을 꺼내 저녁에 고심끝에 고른 징어의 선물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내일이다. 백현이 입술을 앙다물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펼친다.
다음날이 되어 침대에서 빠져나오려던 백현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윽.. 입술을 질끈 깨물어도 배에서 느껴져오는 통증은 점점 심해져만 갔다.
"젠장..."
왜 하필 오늘 이러는건지. 백현이 욕을 내뱉으며 겨우 침대에서 빠져나왔지만 몇걸음 떼지 못하고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으윽..."
백현이 눈을 떴을 때는 찬열이 놀란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찬열은 백현이 일어나자마자 옆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에게 잔소리를 퍼붓는다.
아직 마취기가 돌아 어지러움을 느끼던 백현이 머리를 짚으며 닥쳐봐, 하자 찬열의 얼굴이 붉어진다.
"너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아.. 지금 몇시야..."
"11시."
"오전?"
"아니, 오후."
"씨발. 좇됐다..."
찬열이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아 백현의 물음에 친절하게 답해준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찰진 욕이다.
찬열이 툴툴거렸지만 백현은 자신의 폰부터 찾는다.
폰을 켜보니 역시나 징어에게서 연락이 와있다.
안그래도 만나기 전까지 계속 피해다녀서 잔뜩 화나있었을텐데 오늘 이 사단까지 나버렸으니 눈앞이 다 깜깜하다.
백현이 멍한 채 앉아있자 찬열이 조심스럽게 그를 터치한다.
"너 죽을 뻔 했어."
"아, 어떻게 된거야?"
"너 맹장 터졌어.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니까?"
"아..."
"내가 너한테 돌려줄게 있어서 너네 집에 들린게 신의 한수다."
"고맙다.."
하지만 지금 심정으론 차라리 죽는게 나았을 것 같다..
징어에게 바로 연락하려던 백현은 그녀의 번호를 몇번이고 눌렀다 지웠다 반복한다.
결국 그녀에게 전화하지 못하고 폰을 내려둔 백현이 찬열에게 신신당부한다.
내가 병원에 있고 아프다는 것은 오징어에게 절대 비밀이라고.
찬열이 왜그러냐며 물었지만 이유는 묻지말고 내가 퇴원하고서 직접말할테니까 그때까지만 비밀로 해달라고 빌었다.
찬열뿐만이 아니었다. 병문안을 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유독 굳은 표정으로 병실을 찾은 준면에게서 징어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백현이 움찔거렸지만 징어가 비를 맞게한 장본인이 자신이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나보다.
준면이 그냥 징어 걱정만하다가 돌아가는 걸 보면..
입원해 있으면서 백현은 참 많은 생각들을 했다.
자신이 고백하려고 마음 먹은 날에 왜 하필 일어났을까...
원망스럽던 마음은 곧 그들이 운명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한다.
"하아.."
백현의 입에서 한이 가득 담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누워있던 백현이 차분하게 눈을 감는다.
■
Q. 맹장 터진 것은 좀 어떠한가? (메론빵님의 질문입니다.)
B. 매우 멀쩡해요. 변백현이 아직 죽긴 이르죠. 하하
Q. 징어가 자신을 기다리다 감기에 걸렸다. 심정이 어떠했는가? (모카님의 질문입니다.)
B. 속이 매우 쓰렸죠. 감히 나때문에 감기까지 걸리고.. 멍청하게 왜 마냥 비를 맞고 있었는지..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속상해요. 저한테 화도 나고..
Q. 왜 아파서 나가지 못했던걸 바로 징어에게 말하지 않았는가?
B. 창피해서요. 또 그 마음 약한 애가 제가 아프다고 하면 화 제대로 내겠어요?
Q. 징어가 화를 내지 않으면 좋은거 아닌가?
B. 제가 잘못한 것들까지 싸그리 용서할텐데 그건 안되죠. 그러다 오징어 속병 나면 어떡해요.
[징어 속병 안나게 하려고 화를 달게 받겠다라..
이런 애가 어쩌다 징어를 포기했을까..]
▶
일주일 후, 퇴원하고 집에 온 백현이 책상에 앉아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그의 앞에는 일주인 전에 준비했던 선물상자가 열려있었다.
반짝이는 목걸이가 들어있었다.
한참을 내려다보던 백현의 입에서는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래. 이것만 전해주고 깨끗하게 정리하자."
백현의 입에서는 마음과 다른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
Q. 어떠한 계기가 징어에 대한 마음을 접도록 만들었나? (세젤빛님의 질문입니다.)
B. 모든 것이 그렇게 만들었어요.
징어에게 닿지 않는 내 마음. 징어가 바라보는 딴 곳을 향한 시선. 겨우 고백하자고 마음 먹었더니 운도 드럽게 없지.. 병원에 실려간 것.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결국 그녀를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지금은 정말 그녀를 친구로만 생각하는가? 심정이 어떠한가? (세젤빛님, 니찡님의 질문입니다.)
B. 네.라고 당당히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아직도 가끔 떨려요. 빨리 다른 좋은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Q. 친구로서의 징어는 어떠한가? (니찡님의 질문입니다.)
B. 아주 좋아요. 애가 워낙 성격이 좋잖아요. 얘 잡아가는 사람 평생 괴롭혀줄거에요. 제가 대신 처남이 되어 철저하게 괴롭혀주겠습니다. (씨익)
Q. 벌써 마지막 질문이다. 변백현에게 오징어란?
B. 엑, 벌써 마지막이에요?! 아쉽잖아.. 깹송~ 음, 오징어는 저한테 따지 못한 별? 그냥 징어는 하늘에 냅두고 평생 지켜볼랍니다!
[지금까지 한때 징어바라기였으며 현재 오징어 연애조직단 대표, 변백현의 심정을 꺼내보았다.]
▶▶
[Epilogue]
▶
"야, 그게 아니라니까!"
"아, 그럼 뭔데?!"
"이렇게 좀 더 섹시하고 끈적이게 하란 말이야."
"젠장, 나 안해!!!"
"그와의 첫날밤이 기대되지 않나보지?"
"... 아씨, 한다고. 하면 되잖아."
[징어와 그이의 첫날밤을 대비한 백현의 신의 한수가 과연 그이에게 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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