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의 말에 너징은 눈물을 왈칵 쏟아냈어
저 말은, 백현이가 다 알아버린 것과도 같았으니까
변백현은 말 없이 너징을 끌어 안았어
그리고 너징도 꿈속에서나 그리던 변백현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푹 안겼어
몇 년전, 느티나무 아래에서 처럼
서럽게 우는 너징을 토닥이며 달래주는 변백현은
너징의 머리에 턱을 가져다 대고 소리 없이 흐느꼈어
옆에 서서 울던 박하 마저도 어느새 뛰어와
두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엉엉 울었어
세 사람이 눈이 팅팅 부운 채로 그네에 앉았어
박하는 변백현의 허벅지 위에 자리했어
아주 천천히 박하가 무서워 하지 않을 정도로
그네를 타는 변백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너징에게 시선을 고정했어
“…많이, 많이 힘들었지?”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백현의 말에
너징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손으로 감추고
조금씩 고개를 끄덕였어
“힘들었어. 힘들어서. 너무 힘들어서, 죽고싶었어.”
“……미안해.”
“미안하다고 하지 마 넌 잘못한 거 없어.
근데 나 네가 왜 이렇게 밉지? 나 네가,”
서럽게 말을 잇는 너징의 뺨을 어느새 다가온 변백현이 붙잡았어
그리곤 가만히 너징을 내려다 봐
“나 봐.”
“…….”
“나 좀 봐 줄래?”
“…왜.”
너징은 변백현의 손을 뿌리치려는 듯 움직였어
하지만 그럴수록 변백현은 더욱더 세게
너징을 붙잡았어
“내 눈 봐.”
“…….”
너징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어
바로 앞에 변백현의 상체가 보였어
“내 눈 보고,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
“나는, 그동안 아이에게, 박하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보지 못 했어.
근데, 그 전에 좋은 남편이 먼저 되보려고 해. ”
“……….”
눈을 조금 들어 올리자 확신에 찬 눈동자로
널 내려다보는 변백현이 시야에 찼어
“좋은 남편이 된 다음,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하는데.
…허락 해줄래?”
그 눈동자가 너무나도 믿음이 가서
너징은 고개를 끄덕였고 변백현은 천천히 너징을 일으켰어
마주잡은 손이 너무 너무 따듯해서 너징은
먼저 변백현을 끌어 안았고
변백현도 너징의 허리를 감싸며 귓가에 속삭였어
“…고마워. 이제부터 잘 할께.”
변백현과 헤어진 후 박하와 함께 가게로 돌아온 너징은
박하에게서 이야기를 전해들었어
애완견이 밖으로 빠져 나간 뒤 자신이 쫒아갔는데
벌써 저 멀리 뛰어가고 있었데
그래서 박하도 강아지가 지나 간 길로
계속 뛰어갔는데 어느 순간 강아지는 없어지고
자기가 알던 길이 아니었대
그래서 이곳저곳 집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어떤 아저씨가 걸어오더래 그러더니 자기 앞에
쪼그려 앉고선 아무 말 없이 빤히 쳐다보다가
주머니를 뒤적여서 눈깔사탕 하나를 건내더래
박하는 엄마한테 수상한 사람은 따라가지 말라고
배웠었지만, 그 아저씨는 수상하지 않고
너무 너무 무언가 편안했데
그래서 아저씨가 집에 데려다 준다길래
손을 잡고 따라가는데, 평소에 가게 안에서만
지내던 박하였기에 그네가 생소했어
그래서 놀이터 앞을 지나다가
아저씨한테 그네 한번만 타보고 가자 그랬대
그렇게 아저씨는 박하가 됐다고 할 때 까지
그네를 밀어줬고 더이상 아무 말도 없었데
이게 박하가 들려준 이야기였어
“아! 그리고 또! 또!”
“응? 또 있어?”
“응, 그 아저씨가 나 한테 한 말이 생각났어!”
“응, 뭐라고 그랬는데?”
“미안하다고 그랬어. 그네 밀어주면서 계속계속
미안하다고 그랬어.”
“…….”
“그런데 엄마,”
“…응?”
“하나님은 진짜로 진짜로 있으신가봐요.”
“왜 그렇게 생각해?”
“음, 그냥요.”
꿈뻑꿈뻑 졸던 박하는 그 말을 끝으로 잠에 들었어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더라도
아무리 어린 아이더라도, 제 아빠는 알아보는 모양이었나봐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사장님과 약속했던 계약 기간이 종료되었어
그 간의 사정을 말씀 드린 후
박하와 너징은 식당을 나왔어
그리고 새로 들어간 곳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아파트 였어
너징과 박하를 그 곳에 부른 사람은 변백현이었어
“여기가 어디야?”
“우리 가족이 새로 살 집.”
“…어?”
“…아, 물론 나는 같이 못 살아. 이미 알겠지만
난 멤버들이랑 합숙 생활을 하고 있어서,”
변백현은 내심 미안한지 말 끝을 흐렸어
너징은 괜히 더 미안해진 마음에 괜찮다며 웃어보였어
네 웃음을 본 변백현이 너를 꼭 안아주며 말했어
“그래도 걱정마, 우리 숙소. 바로 여기 앞 집이야.
그리고 ○○아, 너 스타일리스트 일 해보고 싶다고 했지?”
“…어?”
한 달 전 놀이터에서 화해를 한 너징과 변백현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어 변백현은
네가 원하는 일 자리를 구해주겠으니
서빙만큼은 그만 둬라, 라고 완강하게 말했고
너징은 그냥 흘리는 말로 중학교 때 부터 관심을 가지던
패션에 대해 이야기 했었어 그리고 변백현은
그 말을 잊지 않았어
“우리 스타일 리스트가 곧 그만 둔다 그래서
내가 회사에 네 이야기를 해 뒀어. …저, 그, 친구 사이라고.”
“무슨 소린지 알겠어, 내 생각 해줘서 고마워.”
너징은 변백현의 말뜻을 이해 할 수 있었어
아직 결혼도 안 한 젊은 남 녀가
그것도 사이에 애까지 뒀다는 건
옳은 일도, 좋은 일도 아니었기 때문에
너징은 그저 자신의 챙겨주는 사람이
다시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어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헤프게 웃던 두 사람 사이를
변백현의 전화벨 소리가 갈라놓았어
변백현이 화들짝 놀라고 전화를 받았어
“네, 네. 아, 저 잠시 앞에 편의점 왔는데요.”
“…….”
“네, 지금 바로 갈께요.”
“가 봐.”
너징은 아직까지 변백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았어, 변백현이라는 사람에게
감사하고 또 언젠가는 미워도 했었지만
이제 앞으로 계속 마주 할 걸 생각하니
너징은 괜히 쑥스러웠어 그래서 본심아니게
쌀쌀맞은 테도를 일관하기도 했어
“…뭐야, 내가, 내가 이 집 구하려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이렇게 내쫒을 수 있는거야? 안 그래 박하야?”
“응! 맞아! 아빠 가지말아요!!”
“구지? 구지? 으구 이쁜 내 딸.”
변백현 품에 안겨 꺄르르 웃는 박하는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변백현을 아빠라 부르기 시작했어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어갔어
십 여분을 박하와 쪽쪽거리던 변백현이
드디어 현관을 나섰어 우리 집 문이 닫히자 마자
바로 앞 집 문이 열리고 닫혔어
박하는 변백현이 가자 아쉬운지
입술을 댓발 내밀고 큰 거실을 서성였어
“박하야, 아빠 만나서 좋아?”
“응! 그치만 박하는 아빠보다 엄마가 쪼~금 더 좋아!”
“정말~? 우리 딸 고마워서 어떡하지~”
“하지만 아빠한테는 비밀이에요?”
개구지게 웃으며 거실 쇼파위를 뛰는 박하였어
이제서야 눈에 들어온 집안 풍경엔
필요한 가구부터 불필요한 가구까지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었어
그리고 또 눈에 띄는 무언가가 있었어
박하가 팡팡 뛰고 있는 쇼파에 붙어있는 포스트잇
주변을 살펴보니 가구마다 포스트잇이 붙어있었어
박하의 아래로 가 무릎을 꿇고 포스트잇을 떼어냈어
- 그동안 고생했을 네 생각을 하며
최고급으로 폭식폭신한 쇼파를 사봤어. 어때?
너징은 작게 베시시 웃으며 쇼파 앞 벽면에 걸린
벽걸이 티비로 걸어갔어
- 우리 숙소 티비 보다 큰 치수로 사봤어. 어때?
포스트잇에 적힌 메모의 끝엔
‘어때?’ 라는 개구진 물음이 있었어
- 좋은 밥의 기본은 좋은 식탁이죠. 그래요? 안 그래요? 그렇죠?
그래서 어때?
- 옷장 안을 열어봐! 필요한 옷은 다 사뒀어 옷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포스트잇을 붙이는 건 포기했어. 하지만 감동했지? 어때?
- 사실 컴퓨터는 살까 말까 고민했어. 어, 혹시 이상한 걸
보지는 않을까, 해서,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박하가 컴퓨터에 중독 될까봐 고민했다는 소리야.
어 그리고, 꼭 한마디를 덧 붙이자면, 어 그러니까
뭘 봐야 한다면 내 껄 보도록 해. 어 음 그래서 어때?
- 어, 어, 이건 보이는 그대로 침대인데...우리 집 여자들은
공주님들이니까 공주풍으로 사봤어...어..또, 내가 같이
자려면 커야 하니까...특대...마음에 들어? 어때?
너징의 집에서 오랫만에 웃음소리가 가득히 흘러나왔어.
암호닉 신청과 잡담의 란 본격적인 달달의 시작인가요 큐큐큐ㅠㅠㅠㅠㅠㅠ ***(왕 중요) 아 그리고 여러분, 왜 자꾸 여주, 여주, 이러십니까? 주인공은 너징이고 너징은 여러분인데요 앞으로 [여주]라는 단어 쓰지 말아주십시오 기분 나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요 이렇게 하시는 게 어떨까요 예) 헐 나(여주) 너무 불쌍하다ㅠㅠㅠㅠ 나는(여즈) 언제쯤 행복해 져ㅠㅠㅠㅠㅠㅠ(응 지금부터) 아 그리고요 암호닉 신청해 주신 분들이 몇분 계시더라구요 ㅠ..ㅠ!! 넘넘 왕왕 짱짱 감사해요ㅠ.ㅠ.ㅠ 암호닉 신청은 본 편 부터 받겠습니당!! 신청 하실 땐 예) 암호닉 [달마] 신청이요 이렇게 괄호 꼭 쳐주세횽~~ 그럼 저는 또 글 찌러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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