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까만 도화지 같은 밤이 찾아오는 것을 반긴다. 누군가에게는 휴식을 알리는 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을 알리는 그리고 누군지 모를 사람에게는 그리움을 혹은 아픔을 주는 시간. 새벽보다는 한적하고 으시거리는 햇볕이 숨고 대지를 품을 달빛만이 존재하는 까만 도화지를 닮은 체험해보지 못한 우주를 닮은 밤. 침대 머리에 앉어 창틀에 두 팔을 포개어 올리어 턱을 올리고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한다. 아무런 생각 없이 꺼질줄 모르는 빛을 눈에 담는 것에 집줄할 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처음엔 오늘 너를 만났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오글거림에 고개를 젓고 그런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이 떠올라 동작을 멈추고는 그새 그 설레이던 그 장소로 찾아간 내 생각이 내 얼굴 위로 미소를 그려. 이런적이 없었기에 이런 내 자신이 참 웃겨. 네 옆에 있는 그 여자가 나였으면.. 그런 웃기고 발칙한 상상. 그 상상 만으로도 난 너에게 큰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는 것을 너도 이해해주기를 그리고 제발 이 마음만은 너에게 들키지 않기를 빌어. 때론 내가 여자가 되고 싶기도 해. 차라리 그랬다면 널 빼앗아 오리가도 하지. 욕이야 먹겠지만 날 경멸한다는 그 눈빛보단 잠시 증오했던 눈빛이 낫잖아. 있지 백현아. 난 오늘도 널 까만 도화지에 하얀 선으로 그려. 그럴 수록 넌 더 뚜렷해지고 더 반짝이게 되니까. 앞으로도 난 이 까만 도화지에 너를 그릴꺼야. 누군가에게 들키면 검은 물감을 확 뿌리면 되잖아. 그것처럼 널 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피어오르던 불길에 물을 던져 버린듯이 잠시 너를 연기처럼 아파하며 앓고 나면 사라질 것처럼 잊을 수 있었다면.. 오늘도 니가 너무 보고싶어 내일이면 널 마음에서 보내줄 수 있을까. -띠링 '야, 도경수. 나 여친이랑 깨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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