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도 수업을 마치고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어둠에 숨어 너의 뒤를 밟는다. 몇몇 나를 발견한 사람들의 놀란 눈동자가 보이지만 그럴 때 난 아무렇지 않은 듯 기침을 몇 번 뱉어내고는 유유히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내가 가야할 곳이라는 것을 너는 알까. 그 날 이후 내가 등에 짊어지게된 죄책감과 절망감이 너를 따라다니도록 만들었다.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기집애처럼 주위를 살피는 것을 보면 너도 아직은 쓸만한 감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곧 다시 더 큰 죄책감에 휩싸이겠지. 니가 아무리 아름다운 백설공주라도 난 너에게 나의 사실을 알릴 수가 없다. 그리고 너를 놓아 줄수도 포기를 할 수도 없다. 난 그렇게도 비겁한 '킬러'니까. 피비린내 나는 삶 속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면 너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과 가장 불행하다면 너를 처치해야 하는 것이 나이고 너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이 나라는 것.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너에게 사과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나의 큰 불행이다. "거.. 거기 누구세요?" "이런.." "치..치한? 112에 신고할꺼에요! 저리가요!" "하.. 어떡하지..." 잡다한 생각으로 가득 했던 것이 문제였다. 결국 드러난 헛점이 일을 벌인다. "여보세요 거기...앗!" "닥쳐. 뭐하는 짓이야." "다..당신이야 말로.. 이.. 이게 뭐하는짓이에요! 악!" 어쩔 수 없이 반항하는 너를 벽에 몰아 부치고 너의 얼굴을 감싸는 내 손으로 너의 입을 막았다. 제발 나임을 들키지 말기를.. "조용히 하고 들어. 너희 엄마 아빠가 잘못한건 너도 책임을 지어줘야 겠어. 부모 잘못만난걸 슬프게 여겨." 갑자기 손에 물기가 닿았다. 너의 눈물. 두려울 것이다. 잊으려 애쓰며 좋은 기억만 간직하려던 너에게 다시금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 버렸고 그 부모님 때문에 다시 자신이 같은 사람에게 죽음을 당한다는 그 마지막 날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분통하고 또 두려울까. "착하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봐. 다 들어줄게 꼬마야." 날이 선 차가운 칼을 목 위에 올려 놓았다. 조금만 버둥거려도 너의 여린 살갗이 쓸려 피가 나겠지. "흑... " "이런 기회 흔하지 않아 아가 그러니까 빠.." "박...찬열... 맞지..?" 제발.. 하늘이시여. "무슨 개같은소리야!" 그 아이의 눈을 가리고 난 잡은 칼에 힘을 주었다. 주르륵 흐른 피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짙은 자국을 내며 그 특유의 비린내를 풍겼다. "흐... 억... 하아.. 하아.." "후.. 하..." "피.. 피나.. 찬열아.." "미안해.. 미안해..." "흐... 열아... 죽지마..." 차마.. 차마 널 죽을 수가 없었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의 손에 죽게 될지 모를 너지만 차마 이 쓰레기 같은 선으로 너의 몸에 그리고 마음에 검은 물을 묻히기 싫었다. "백현아.. 멀리 도망가.. 아무도 모르게.. 컥.. 하아.. 있잖아.." "그만.. 그만 말해..." "내가.. 너를... 사랑했어.." "흐... 열아..." "큭..흐.. 내가.. 너희 부모님을 그렇게 만든.. 컥..욱.. 범인이라서.. 이렇게라도... 하아..하아.. 너의 마음이 풀렸..으면.. 좋겠다... 백...현아..." "열아.. 열..열아!!" "사랑해.. 그래서 미안해.." "흐... 열아.. 눈 떠... 하아.. 나..도 사랑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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