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ony
: N. 극도의 (육체적・정신적) 고통[괴로움]
5256000m = 10y
save me from myself
그는 너의 손목을 잡았다.
잠깐 잡았다가 손을 놓았다.
"미안"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게 다라는 표정으로 그는 널 내려다봤다.
널 내려다보는 그는 항상 똑같았는데,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은 좀 다르다.
너는 고개를 숙이고 쓴웃음을 짓는다.
넌 잘못알고 있었구나.
지독한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너는 온몸이 땀에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가로등이 하나둘씩 켜지는 시간, 마주보고 서있는 남녀.
너와 그.
고개를 떨구고 땅만 보고있는 너와 그런 너의 정수리만 보고있는 그.
벌써 몇 년째 시달리는 악몽에,
넌 괴로움과 억울함이 뒤섞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분을 토해내듯 오열했다.
꿈 속 남자의 얼굴을 너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듯이 생생히 기억나는 그의 얼굴에 넌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
정택운.
네가 죽는 그날까지, 절대 잊지 못할,
그이다.
그와 이별한지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5년 전 처음만난 너와 그는 2년간 누구보다도 애틋하고 다정하게 사랑을 키워나갔었다.
2년간 싸움한번 없던 너와 그를 지인들은 모두 부러워했지만,
넌 그 평화가 불안했다. 이유 없는 불안으로 하루하루 떨었다.
그와의 관계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 얇아지는 얼음장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너의 불안은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너와 그가 만난 지 2년이 되기 몇 주 전,
그는 너에게 찾아와 뜬금없는 이별통보를 했다.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그만하자. 미안. 그의 입에서 나온말은 딱 그 두마디였다.
그리고 3년, 너는 아직까지도 그를 완전히 잊지 못했다.
바쁜 일상에 치이고 지쳐, 그를 드디어 좀 잊으려 하면 어떻게 아는지 그는 오늘처럼 꿈에 나왔다.
그는 네가 자리를 잡으려할 때마다 나타나, 널 흔들어놓았다.
넌 내일 출근을 위해서 오지 않는 잠을 정하려 침대에 누웠다.
평소 같으면 불쾌한 기분에 다음날 회사에서 조는 한이 있더라도 잠을 깨는 넌데,
내일은 회사에서 네 입지를 다져놓을 수 있는 중요한 계약 때문에 억지로 눈을 감는다.
네가 침대에 누워서 몰아쉬던 호흡이 일정하게 된지 얼마가 지났을까,
넌 오늘만 두 번째로 눈물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또 그가 나왔다.
한번 꿈에 나오면 한참동안은 나오지 않던 그인데,
어째서인지 하룻밤 만에 두 번이나 꿈에 나와 널 뒤흔들어놓는다.
넌 다시 잠들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일어나 앉는다.
시계가 고장 났는지 11시 10분에 멈춰있었다.
불길한 예감에 몸을 작게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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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