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나에게 올 것인지 말 좀 해다오. '
조선의 꽃 W. 빵빠레
( 부제 : 기다림 )
아빠가 오랜만에 절에 한번 가보자는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별 일이 있을까? 싶어서 갔더니 한 스님께서 나를 보시더니 '썩 꺼지거라!'라고 소리를 크게 친다.
"요망 한 것! 네가 어디 여기에 오는 게야!"
"스님? 무슨 말씀을 그렇…."
"전생의 죄를 지었으면, 후생이 없어야 하는 것을."
"스님!"
전생의 죄 또 그 소리를 듣는거야? 사주를 보러가면 난 전생의 죄가 많아서 후생엔 아무 인연이 없다고 했다. 그리곤 전생의 죄를 갚으려면 혼자 독방신세를 하라는 말에 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혼자 살라는 거야? 그 놈의 전생의 죄! 절에서는 설마 그럴까. 했더니 또 그런 말을 듣는다. 아빠가 나보고 밖에서 놀아라는 말과 동시에 스님과 함께 방에 들어간다.
가끔씩, 꿈에서 예쁜 한복을 입은 사내들이 나에게 고백한다. 사랑한다고, 나를 좀 봐주면 안되겠냐고.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아팠다. 그 사내들에게 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대신 눈에서 눈물이 목소리처럼 소리없이 흘렸다. 하지만 똑같은 사내들이 아닌, 각각 다른 사내들. 한명은 왕, 한명은 호위무사, 한명은 절친한 벗,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남자. 이렇게 달랐다. 그들은 나에게 사랑을 갈구했고, 거기선 난 사랑을 주지 않았다.
먹먹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절을 둘러보고 있던 중 깔끔하게 생긴 스님이 나에게 와서 손을 잡는다.
"왜, 왜이러세요…!"
"그 때와 똑같습니다. 아가씨."
"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지금은 행복하십니까?"
행복? 갑자기 뜬끔없는 스님의 말에 무슨 말을 못해 가만히 있었다. 그리곤 스님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본다. 느낌이 무척 이상해서 스님이 잡고 있던 손을 황급히 빼냈다. 계속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스님의 손길이 예전에 받아본 손길이었다.
"저기, 스님!"
"왜그러십니까?"
"전생의 죄가 무엇인가요?"
"아가씨가 더 잘 아실 겁니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창문을 통해 밖을 보았다. 해맑게 미소를 짓으며 걸어가는 커플들, 친구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 나의 행복? 20년이 될때까지 행복은 나에겐 없다. 그냥? 그냥…. 아빠는 '신경쓰지마' 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신경이 쓰였다. 갑자기 스님은 어디선가 가져온 족자를 나에게 주더니 '궁금하시다면, 열어보세요' 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고, 난 그 자리에서 족자를 꽉 쥐었다.
이 걸 펼치는 순간 무슨 일이 생길지 꿈에도 모르고.
달빛이 무심하게 빛나는 밤에 책상 위에 있는 족자를 가지고 와서 펼쳤다. 하지만 하얀 종이만 있을 뿐, 무슨 글자도 없다. 설마 스님이 나에게 장난을 친건가? 아-, 장난이구나? 생각하고 족자를 달빛이 비추는 곳에 놔두는 순간 글이 나타났다.
[ 愛 ]
사랑 애? 설마 전생의 죄가 사랑 때문인가.
' OO아. 제발, 눈을 뜨거라. '
의자에 앉아서 족자를 보는 순간 족자 안에서 소리가 나온다. 울었는지 반쯤 잠긴 목소리와 함께 애절하게 부른다. 그리고, 부르는 그녀의 이름이 내 이름과 똑같다. 난 홀린 사람처럼 족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후에, 족자를 만진 기억은 있을 뿐, 생생한 기억은 없다.
*
"OO아?"
"...."
"너가 보고싶다.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아무 말 안할터이니, 눈을 뜨거라 제발!"
나를 부른다. 내 손에 나를 부르는 그의 눈망울이 떨어졌다. 애절하게 부르는 그의 정체가 궁금해서 서서히 무거운 눈꺼풀을 뜨며 바라봤다. 나의 손을 자기 얼굴 쪽에 묻고, 손을 꽉 잡는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울, 울지 마요…."
"OO, 나를 기억하오? 밖에 아무도 없느냐!!!!"
"도련님, 아가씨에게 무슨…, 아. 아가씨! 아가씨가 깨어나셨다!!!!!! 의, 의원을 부르거라!!!!"
긴 눈썹을 가진 남자 나를 향해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마치 잘 되었다는 사람처럼. 하지만 나는 그의 이름도, 어떤 사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리고 난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 알겠어?"
"미안, 합니다. 잘,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다, 아니야 됐어. 깨어났으면 된거야."
땀에 젖은 내 머리카락을 천천히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애인을 만지는 느낌이다. 어느새 의원이 나타나 나의 진맥을 살피더니 '이제 괜찮습니다' 라는 말과 동시에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나를 꽉 안는다. 전생의 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의 나는 참으로 행복하고 사랑을 받는 사람이구나. 부럽다.
그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1년이나 긴 세월을 꺠어나지도 않고 누워 있었다고 한다. 내 이름은 OOOD이며 그의 이름은 박찬열이다.
"그리고, 너는 말도 못했단다."
어머니라는 분이 내 뺨을 만지며 말한다. 말도 못하는 아이였지만, 무척이나 해맑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아-, 전생의 나와 후생의 나는 너무 다르다.
"이렇게 깨어준 것만해도 고맙구나."
눈물을 훔치며, 박찬열과 단 둘이 있으라고 자리를 피한다. 박찬열은 나와 오래된 벗으로, 1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내 옆 자리를 지켜주었다. 눈으로 주의를 살피다가 스님이 주신 족자와 똑같은 모양의 족자가 내옆에 걸려있다. 스님은 내가 가진 전생의 죄가 무엇인지 알면 좋겠다고 말한다. 어차피, 다시 돌아가도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나의 전생의 죄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후생의 삶에선 난 사랑 받는 사람이 될까?
뭐지 이 런 막장은? |
그냥 써보는 사극글 그냥 쓴 글이니까. 독자님들의 반응을 보고 연재 할게요 ㅇㅅㅇ.. 난희 난희골혜~ 이건 연재 할 계획이 없으니까 암호닉은 적지 않을게요. 헿 불마크인줄 알고 오시는 독자님들 죄송해여 ㅠㅠ 절 때려주세요. 사극 짤의 출저는 독방입니다 . 독방 징어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