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를 기억 못 해도, 내가 너를 기억한다. '
- 박찬열
조선의 꽃 (부제 : 愛 ) 01 W. 빵빠레
"괜찮습니다. 어머니."
지극정성으로 나를 보살펴주는 어머니를 보며 살풋, 웃었다. 찬열이라는 분이 가고 나서 어머니께 물어봤다. 내가 왜 눈을 뜨지 않는 상태로 1년동안 있었냐고. 그 물음에 당황했는지 손에 쥐고 있던 숟가락을 바닥에 떨어진다. 이 걸 알아야, 내가 여기서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텐데. 어머니는 주변에 있는 천으로 바닥을 닦는 손이 덜덜 떨린다.
"기억 못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단다."
"어머니."
"넌 나의 소중한 딸이란다. 제발 다시는 가지 말거라."
"네?"
"넌 무슨 이유에서인지, 왕의 황후가 되기 전날에 폭포에 있는 절벽에서 떨어졌단다. 가까스로 찬열이가 너를 구했지만…."
저녁 준비를 해야한다며, 내 방을 나가시는 어머니를 끝까지 보다가 근처에 있는 거울을 향해 내 얼굴을 보았다. 전생과 후생의 얼굴은 똑같다. 그렇지만 무척이나 밝은 분위기다. 내가 차마 낼 수 없었던, 아니 내고 싶었던 분위기다. 전생의 죄가 설마 '자살' 때문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
시발, 이 몸둥아리는 무슨 짓을 다녔길래. 의원의 말에 의하면 자잘한 움직임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방에만 있으면, 너무 심심해서 밖으로 나가자, 언제 왔는지 찬열이가 서 있다. 자연스럽게 꽃신을 신으며 나가자 순간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한 상황에 찬열이가 내 팔을 잡는 바람에 넘어지진 않았다. 찬열의 표정을 보니, 아직 내가 살아서 움직이는게 신기한지 놀란 토끼처럼 나를 바라본다.
"고맙습니다."
"흠-, 뒤에 뭔가가 빠졌다."
"뭐, 뭐가요?"
"그리고, 나한테 존댓말을 쓰지 않는다."
"으, 응…."
"또, 넌 뭔가 말해도 내 이름은 항상 빠짐없이 불렀다."
그, 그래? 당황한 나를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려 내 머리를 사정없이 흐트려 놓는다. 아-, 오늘 어머니가 내 머리를 꼬아주셨는데. 내 머리를 흐트린 못된 찬열의 손을 나도 모르게 손으로 잡았다. 찬열은 내가 자기 손을 잡아서 뒤로 주춤, 거리며 발을 뺀다.
"제가, 기억이 없어서 그렇지만. 오늘 제 머리 어머니께서 해줬으니까 만지지 마세요."
"…."
"왜 말이 없어…요!"
"소, 손!"
어느새 나도 모르게 찬열의 손을 꽉 잡았다. 서서히 손을 빼자, 찬열은 그것도 싫은지 자기 손에서 빠져나오는 내 손을 다시 잡는다. 이게 무슨 심보인지, 궁금하여 고개를 위로 올렸다. 키는 진짜 더럽게 크다. 끙끙 거리며 내가 고개를 올리자, 나의 키에 맞게 찬열은 허리를 굽힌다.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내 얼굴 앞으로 우리가 잡은 손을 보여준다.
"손 잡는 것도 싫어하던 녀석이, 나를 잡는 구나."
"그래, 요?"
"존댓말은 나중에 내가 익숙해지면 관두거라."
"네에-."
"어릴 적, 내 손을 벗어나 저 멀리 구름처럼 떠나던 녀석이 이렇게 다시 일어나 내 앞에 있는게 신기해. 다시는 뜨지 않겠다는 사람처럼 누워 있던 녀석이."
"…."
"두 다리를 걷는 모습을 보니, 너가 깨어난 것을 알겠더구나. "
맞잡은 손은 떼어질 줄 몰랐다. 부드럽게 나를 잡은 손길이 너무나 따스하다. '장터에 가볼까?' 라는 찬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시대 장터는 어떠한 곳일까.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섞여 우리는 맛있는 음식도 먹고, 웃으면서 장터의 길을 걸었다. 찬열은 내가 길을 잃을까 겁이나 더욱더 자기 몸 쪽으로 나를 당겼다. 이런 사내를 두고 왜 다른 남자를 사랑했을까. 그런 찬열을 보고 있는 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몸둥아리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저런 모습까지 보이다니. 거의 20살이 넘어가면 혼례도 치루고 자식도 낳으면서 행복하게 살텐데.
"이거 너가 좋아하는 주전부리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내가 좋아하는 주전부리가 있으니, 바로 손을 집어 찬열은 나에게 내민다. 한개씩 입으로 넣자, 찬열은 흐믓하게 지켜보다가 빠르게 값을 치룬다. 누룽지 같은 것이 입에 들어가니 사르르-, 녹는다.
"맛있다."
"많이 먹거라.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참으로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다. 사소한 하나까지 다 기억하고 있으니, 찬열의 행동이 설레게 다가온다. 갑자기 저 멀리서 '까아아악!' 거리는 비명과 함께 건장한 사내가 뛰어오자 놀라서 찬열을 안았다. 질끔 눈을 감고 있던 눈을 잠시 뜨며 갔는지 주의를 살피고 있을 때, 찬열의 손이 내 고개를 돌리며 '아직.'이라고 속삭인다. 그 말에 허리에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이 가한다.
"가, 갔어요?"
"…."
"아직도 있어요?"
"…."
"찬열아? 갔, 갔어?"
무슨 말을 하든,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그냥 이름을 불렀다.
"가만히, 가만히 있어줘."
"…으, 응."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터 한 가운데에 우리 둘은 서로를 안았다. 사람들의 지나가는 말 소리를 들어보니, 그 사내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찬열을 밀어낼려고 하는 찰라의 순간 내 머리에 뚝, 하고 떨어지는 물방울에 비가 오나 싶어 고개를 들어보았다. 갓을 두르고 있는 찬열의 얼굴은 그늘졌다. 나를 내려다보는 찬열의 눈에선 눈물을 흘린다. 왜 우는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찬열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 충동에 손으로 찬열의 눈을 닦았다.
내가 눈물을 닦아주자, 자연스럽게 미소를 띈 찬열을 보자 나도 같이 미소를 지었다.
난 그 사람이 아닌데, 왜 나를 위해 울어주는 건가요. 언젠간 그 사람이 아니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아마, 끝까지 찬열만은 말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그녀를 좋아하고 깨어난 것만으로 행복해하는 이 남자가 참으로 멋있다. 이 남자가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럽다.
"사내가 울면 안된다고 하던데."
"울지 않았다."
"울었으면서, 거짓말 치지 맙시다."
"사내가 눈물을 보이는 건 적어도…."
내가 연모하는 사람한테만 보여 주고 싶구나.
화용월태(花容月態)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姿態)'
찬열의 고백아닌 고백에 얼굴이 빨게졌을 것이다. 그대로 손으로 찬열을 밀며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그런 말을 나에게 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그러는 건가. 무작정 뛰어와서 여기가 어딘지 길을 잃었다. 태양은 점점 밑으로 가고 밤이 될려고 준비를 하는 동안 찬열을 밀었던 생각은 사라지고, 찬열을 찾으려고 용을 쓴다. 그러다 사내의 가슴에 얼굴을 박아버린다.
"아-!, 아야…. 죄, 죄송합니다!"
"OOO 아니냐?"
"네, 네?"
"이게, 꿈인게야, 아니면 내 앞에 있는 소녀가 OOO 그대란 말이오?"
누구지, 누굴까? 눈만 껌뻑 거리며 잘생긴 사내의 얼굴을 계속 보았다. 하얀 얼굴에 쌍커풀이 없는 커다란 눈. 그리고 앵두를 머금은 입술이 무엇 설레게 한다. 사내의 뒤엔 호위무사로 보이는 남자가 칼을 잡다가 나를 아는지 인상이 조금 찡그러진다. 그리곤 사내가 '괜찮다' 라는 말과 동시에 호위무사에 손은 칼에서 멀어진다.
호위무사, 옷을 보아하니 양반 집 도련님 같아 보인다. 근데 양반 집 도련님이 호위무사까지 대동할 이유가 있나?
"예전에는 말도 못하는 그대였는데."
"소녀, 지금 큰 사고로 인하여 예전의 기억이 없사옵니다. 죄송하옵니다…."
"아니다. 아니야. 이렇게 살아서 내 앞에 서 있는게 기적이다. 기적이니라."
호위무사가 사내의 귀에 무언갈 속삭인다. 그러다 귀에서 멀어질 때 '전하' 라는 단어를 귀에 속속 박혔다. 전하구나. 그제야 이 사람이 나를 황후에 올리려고 노력하던 왕이다. 눈에서 꿀이 나올만큼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는 이 사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도 남는다. 지금은 미복잠행(微服潛行 : 임금이 백성들의 삶이 어떤지 자신의 눈으로보고자 평상복차림으로 호위 무사만 데리고 궁밖으로 나가는 것 ) 을 하고 있다. 그래서 호위무사와 단 둘만 있구나. 하지만 저 호위무사의 눈빛이 심상치 않다. 분명히 왕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를 본다.
"너의 벗, 찬열이는 어디에 있느냐?"
"찬열이를 버리고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도망이라? 왜 도망을 쳤는지 궁금하구나."
"…찬열이가 좋아하는 주전부리를 들고 도망을 가고 있었습니다."
"하, 하하하. 주전부리? 그래. 네가 가지고 있는게 주전부리구나."
"네. 그렇사옵니다. 전하."
호탕하게 웃으며 내가 들고 있는 주전부리를 자기 입으로 넣는다. 그 것을 보고 호위무사가 말리자, 'OO이가 먹었던 것이다. 괜찮다.' 라며 오물오물 먹는다. 꼭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는 것처럼 먹는다. 진짜 귀엽다. 순간 입에서 귀엽다라는 말을 꺼내려는 찰라 'OOO!' 큰 소리로 나를 부르고 있는 찬열의 목소리가 울리자, 푸흐흐-, 하며 전하의 입에서 낮게 웃음이 새어나온다.
"찬열이가 너를 부르는구나. 가보거라."
"그럼, 전하 저는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날 땐, 김민석. 민석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네?"
"단, 둘이 있을 때 불러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네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뒤에 있는 호위무사가 너의 목을 칠게 분명하다."
"아-. 네."
살짝 고개를 숙이며 찬열에게 갈려고 할 때, 순간 호위무사와 눈이 마주쳤다. 근데, 아까 김민석과 있을 때의 눈빛과 다르게 다정한 눈빛과 함께 호위무사가 웃는다. 차갑게 보이는 인상을 한 사내인줄 알았더니, 저렇게 웃을 줄도 아는 구나. 나도 살풋, 웃으며 화답했다.
찬열이가 있은 곳으로 달려가자, 나를 얼마나 찾은 건지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어디에 갔길래."
"그냥, 길을 잃었다가 어떤 분을 만나서…."
"또, 너를 잃는 줄 알았다."
"빨리 집으로 가자. 어머니가 나를 찾는게 아닌지 심히 고려되네."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찬열의 팔을 잡아 빠르게 장터를 빠져나왔다. 왜 그렇게 서둘러 가느냐 라는 물음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뒤엔 김민석과 호위무사가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 마치 나를 관찰하듯, 뚫어져라 쳐다봤고 나에게 입모양으로 말도 전했다.
'다음엔, 내가 갈 것이다. 기다리거라.'
| 일단 저지르고 본다. |
솔직히 재미없죠? 이걸 제가 꿈으로 꾼거라. 그대로 적어본다는게..ㅇㅅㅇ....난희골혜?! 저의 사랑 암호닉은 여기에 적어봅니다. 왜냐하면, 흑흑..불맠이 아닌 글이라서 ....(먼산) 저지르고 보는작가를 용서하세요. 그냥 옛날부터 사극을 좋아했긴 했지만, 친구들한테만 보여주었던 사극이라 독자님들에게 보여주기엔 민망한 글이네여. 솔직히 재미도 없는데 댓글을 13개달아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취향저격이라뇨ㅠㅠㅠㅠㅠㅠ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감덩받아서ㅠㅠㅠㅠㅠㅠㅠ 무엇을 말해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부족한 글 진짜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구유ㅠㅠㅠㅠㅠㅠㅠㅠ 불맠은 담편에 올거에요ㅠㅠㅠㅠ브금의 정체도 알아서 올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독자님들 굿나이슈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잘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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