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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 찬백] 입니다.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한글 파일 열기 귀찮은게 맞습니다.

 

**

 

 

 

 아, 진짜 졸려 죽겠는데 말이지.

 

 띠리리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찬열은 잠에서 깼다. 어제 조별과제라 쓰고 발암이라 읽는 발표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술을 왕창 마셨다. 스트레스는 술로 풀어야 된다는 종대의 지론에 말려들어서이다. 끄지않아 애처럽게 우는 핸드폰 알람에 찬열은 눈을 반쯤 뜨곤 알람을 껐다. 술을 왕창 먹어서인지 깨질듯한 머릴 부여잡고 일어섰다. 머리나 몸이나 침대나 이불이나 죄다 더 쉬라고 아우성대는 통에 찬열은 깨고서도 한참이나 멍하니 방 문만 바라보았다. 이차로 울리는 알람 소리만 아녔어도 다시 잠들었을 판이었다. 네이네이, 하면서 찬열은 알람을 끄고 물먹은 솜마냥 쳐진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갔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자신은 이 집의 객식구다. 주어진 사명은 다 해야 욕을 안 듣는다.

 

 술냄새가 진동하는지라 간단하게 씻고 나온 찬열은 머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수건으로 대충 닦고는 화장실 옆에 나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은 어두컴컴했다. 빛이라곤 작은 책상에 놓여진 전자시계와 찬열이 열어둔 방문에서 나오는 것 뿐이었다. 붓기가 다 빠진 큰 눈을 찡그려 전자시계를 쳐다보니 7시 31분을 막 지나고 있는 터였다. 딱 맞췄네. 찬열은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왔다. 방이 작은지라 두 걸음이면 방 안에서 제일 큰 부피를 차지하고 있는 침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일어나."

 

 찬열은 새근새근 자고있는 아이의 어깨를 살짝씩 흔들었다. 아이는 아무런 미동도 없다. 찬열은 조금 더 힘을 실어 아이의 어깨를 흔들어 댔다. 아이는 요지부동이다. 종인아 유치원 가야지. 마법의 키스라도 되는양 그 말에 절대로 안 떠질 것 같던 종인의 눈이 떠졌다. 저가 아까 그랬던거 마냥 눈이 잔뜩 부운채로 말이다.

 

 "유치원?"

 

 종인은 부운 눈을 힘겹게 뜨며 웅얼댔다. 찬열은 아빠미소를 한껏 흘리며, 응 그래 유치원! 이라고 대꾸해줬다. 그 말이 기폭제라도 되는 듯 종인은 스스로 이불을 걷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찬열에겐 두걸음, 종인이에겐 무려 일곱걸음이나 되는 방 문을 지나쳐 말이다. 찬열은 종인의 뒷통수가 사라질때까지 바라보다 종인이 방금 자고 일어난 침대를 정리했다. 저의 친척 동생의 귀여운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콧노래가 나왔다. 나중에 난 꼭 종인이같은 아들을 가질거야!

 

--

 

 어두운 방이 삽시간에 밝아졌다. 더블사이즈 침대 위의 남자는 빛을 조금이라도 덜 받으려 덥다고 차버린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렸다. 그러나 3초 뒤 그 이불은 바닥에 떨어졌다. 삼촌 일어나. 삼촌, 백켠삼촌! 백현은 듣기 싫다는듯 힘겹게 팔을 들어 귀를 막고 몸을 웅크렸다. 그에 삼촌이라 부른 아이는 질렸다는 듯 침대 위로 기어올라가 백현의 옆구리 위로 퍽, 하고 자신의 몸을 날렸다. 십킬로 좀 넘는 몸무게였지만 무방비 상태의 백현에겐 큰 타겼이었다. 효과 만점이었는지 백현은 실눈을 떠 자신의 옆구리에 안착한 노란색 인영을 째려봤다.

 

 "도경수, 일어났어. 내려와."

 "삼촌 거짓말 하지 말고 얼른 일어나!"

 

 경수는 백현의 옆구리 위에서 방방 뛰었다. 아 진짜 이 쬐끄만게! 백현은 엎드렸던 몸을 돌려 경수의 허리를 잡았다. 경수는 아차,해서 내려오려 했지만 자신은 어린애 백현은 성인이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였다. 한껏 경수를 간지럼 태우던 백현은 기분이 좀 나아졌는지 간지럼을 멈추고 핸드폰 액정을 밝혔다. 7시 50분. 아. 망했다!

 

 이미 다 씻고 옷까지 노오란색 유치원 옷까지 다 입은 경수를 침대에 던져놓고 백현은 화장실로 냅다 달렸다. 늦어도 십분 안에 씻고 지지고 볶고 다 해야 했다. 요란하게 나가는 백현을 보며 한심하단 표정을 지은 경수는 침대에서 폴짝 뛰어내려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 삼촌 얼른하고 나와요. 나 유치원 늦으면 안 돼.

 

**

 

 찬열과 종인은 유치원 버스가 나오기 5분전부터 밖에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인은 아직도 졸린눈을 하고 있었지만 찬열은 그게 종인이 얼마나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 이외의 사람에게 종인이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데에 대놓고 질투를 표했지만 종인은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종인은 얼른 유치원버스가 저를 태우고 유치원에 다다르게 하길 바랄뿐이다. '그'가 있는 유치원 말이다. 종인은 오늘 그 아이와 무슨 놀이를 할까에 생각에 빠졌다. 어젠 소꿉놀이. 엊그젠 줄넘기놀이. 엊그저껜 쎄쎄쎄. 오늘은 뭐하지. 뭐든 상관없다. 종인은 그 아이와 같이 하는 것이라면 숨쉬기 놀이마저도 재밌을거라 생각했다.행복에 잠긴 종인의 표정을 보며 찬열은 한 숨을 쉬었다. 이래서 아들놈 키워봤자야. 그렇다고 종인이 싫다는건 아니다. 그냥 다만 종인이 자신과 있을때 만큼은 저와 놀아줬음 싶을뿐이다. 5분이 금세 지나갔다. 흰색으로 칠해진 유치원 버스가 도착했다. 창 안에는 노란색 유치원복을 입은 종인 또래의 아이들이 듬성듬성 앉아있었다. 귀엽게 생긴 여 선생님이 내려 종인을 버스에 태웠다. 종인아 형하고 인사해야지, 종인은 형식적으로 90도 인사를 하고 뒤 한 번 안 돌아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찬열은 그런 종인의 모습마저 귀엽다고 생각했다. 찬열은 유치원 선생님께 오늘도 종인이 잘 부탁드려요. 진심어린 말을 남겼다. 여선생님은 네, 하며 볼을 붉혔다. 버스가 출발하고 매캐한 연기가 사라질 때까지도 찬열의 시선은 종인에게서 떨어진 적이 없다.

 

--

 

 "잠시만요!"

 

 검은색으로 칠해진 버스가 부릉 시동을 걸고 있을 찰나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떡진 머릴 가리려 스냅을 눌러쓴 백현이 안고 있던 경수를 내려 버스 앞에 놓았다. 경수는 폴짝 하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백현의 품에서 벗어나 버스에 올랐다. 헉헉대며 숨을 고른 백현은 이제 갓 부임한 여선생님께 안녕하세요 라며 눈인사를 보냈다. 경수를 태운 여선생님은 백현이 초면이 아닌듯 네, 백현씨도 안녕하세요. 하며 눈인사를 해줬다. 경수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다 못해 제 선생님을 불렀다. 선생님 출발해요. 경수의 높낮이 없는 말에 여선생님은 백현씨 좋은하루 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버스에 탑승했다. 곧이어 버스가 출발했다. 경수는 멀어지는 버스 안에서 누구에게 손을 흔드는 건지 모를 백현을 쳐다 보았다. 어제 여친하고 헤어졌다면서 유치원 그림일기를 쓰고 있던 경수를 붙잡고 씨불씨불 욕하던 백현의 모습이 해맑게 인사하는 백현과 오버랩 되었다. 여하튼 제 삼촌은 못 말린다.

 

 경수는 창가 자리에 머리를 기대고 생각에 빠졌다. 오늘은 그 아이와 무슨 놀이를 할까. 흥흥 경수의 기분이 좋아지는지 유행에서 살짝 벗어난 대중가요의 노랠 흥얼거린다. 얼른 만나고 싶다. 경수의 마음을 아는지 버스는 한 번의 빨간불도 걸리지 않고 다이렉트로 유치원에 도착했다.

 

*-

 

 종인은 하얀색의 유치원 셔틀버스에서 내려 종종걸음으로 유치원 내부에 들어섰다. 신발을 벗고 보조가방에서 실내화를 꺼낸뒤 벗은 신발을 그 빈자리에 넣는다. 실내화의 뒷굼치가 구겨진 것도 모르고 종인은 제 반으로 뛰어갔다. 종인의 포들하지만 탄력있는 엉덩이가 씰룩댔다.

 

 빛돌이반, 함수반을 지나쳐 이그조반에 도달한 종인은 문을 확 열어 재꼈다. 그에 몇몇이 놀라 종인을 쳐다보았지만 종인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고개를 요리저리 돌리며 눈을 휙휙 굴렸다. 어딧지, 어딧지.

 

 "김종인. 뭐 해. 안 들어가?"

 

 희멀건한 얼굴이 저의 등을 치고 들어갔다.  오세훈. 종인이 찾는 아이는 반에도 반 밖에도 없다. 떄마침 세훈이 종인에게 말을 걸었다.

 

 "검정 차 아직 안 왔어. 흰 차랑 회색 차 밖에 안 왔어."

 

 종인은 세훈의 말에 고갤 끄덕이며 오도카니 서 있던 반 문턱을 넘었다. 아직 안 왔으니 기다리면 된다. 검정 차 언제 오나. 아이가 올 때까지 세훈이랑 놀고 있어야지 하고 생각한 종인이다.

 

 종인이 세훈이랑 얼마나 놀았을까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반으로 한 둘씩 들어왔다. 종인은 세훈과 놀던 걸 멈추고 제 고갤 빠끔 들어 매의 눈으로 동그런 머리 통을 찾았다. 왔다! 종인의 매의 눈이 졸린 눈으로 돌아왔다.

 

 "경수야."

 "종이나 안녕. 세후니도 안녕."

 

 경수가 제 자리에 노란 가방을 내려놓으며 인사를 했다. 종인의 표정이 환해졌다. 피부톤도 좀 밝아진것 같기도 하다. 세훈이 그런 종인과 경수를 바라보며 고갤 저었다. 마치 아까 경수가 백현을 쳐다보았던 표정같았다.

 

**

 

 "종인아!"

 

 방학이고 알바가 쉬는 날인 오늘 찬열은 무료하게 집에서 뒹굴거리다 때맞춰 종인을 마중나갔다. 찬열은 한껏 아빠미소를 풍기며 버스에서 내리는 종인을 맞이했다. 종인은 졸린 눈으로 선생님께 꾸벅 인사를 하고 찬열에게 도도도 걸어갔다. 찬열은 익숙한듯 종인의 등에서 가방을 빼 내 들었다. 오늘 재밌었어? 오늘 뭐하고 놀았어? 어디 다치진 않았고? 쫑알쫑알 저의 옆에서 폭풍 질문하는 찬열에게 눈 길 한 번 준 종인은 건조하게 응, 아니 등의 단답의 대답을 날렸다. 그도 좋다는듯이 웃는 찬열. 중증이다.

 

--

 

 삐리릭, 경쾌한 기계음이 복도를 울렸다. 기름칠 잘 된 문이 열리고 현관에 가지런하게 신발을 정리한 경수가 거실로 들어섰다. 가방을 제 방에 내려놓고 화장실로가 손을 씻은 경수가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컵에 따랐다. 시원한 우유를 목 뒤로 넘기며 백현의 방 문을 열었다. 역시나 백현은 침대와 한 몸이 된 듯 누워있었다. 잠에 방해되는 요소는 한 톨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듯 꼼꼼하게 커텐으로 창문을 막고 수면 안대까지 쓰고 자고 있다. 경수는 까치발을 들어 겨우 방 불을 켠 뒤 백현에게 다가갔다. 우유를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고 백현의 안대를 머리 끝까지 벗겨내니 금세 빛이 백현의 눈꺼풀을 침투한다. 그건 또 귀신같이 느끼는지 오만상을 쓰며 백현이 눈을 떴다. 얼마나 잤는지 목소리가 가뭄의 대지마냥 천갈래 만갈래 갈기갈지 찢어진다. 불 꺼.

 

 "삼촌 일어나봐. 나 저녁 먹어야 해."

 "냉장고에 반찬있잖아. 꺼내 먹어."

 "전자렌지 돌리면 혼나. 얼른."

 "아 진짜."

 

 귀찮다는 듯 머리를 벅벅긁으며 일어난 백현이 경수를 한 번 째려보곤 어슬렁 어슬렁 부엌으로 들어갔다. 냉장고를 여니 반찬이 김치 말곤 하나도 없다. 인상을 찌푸린 백현이 밥솥을 열자 텅 빈 밥솥이 백현을 반긴다. 이놈의 집구석을 내가 나가던가 해야지, 백현은 벌써 천 번도 넘긴 다짐을 또 하며 경수를 불렀다.

 

 "야! 옷 갈아 입어!  장 보러 가자!"

 

**

 

 "종인아 뭐 먹고 싶어?"

 "카레."

 "카레? 재료 없는데. 장 보러 갈까?"

 

 그에 종인이 티비에서 시선을 돌려 찬열을 바라보았다.

 

 "혼자 갔다와요. 나 뽀로로."

 "아 왜애! 형이랑 오랜만에 외출 하자! 응?"

 "싫어요."

 

 울상인 찬열이 결국 졌다는듯 티비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종인을 바라보았다.

 

 "알았어. 그럼 형 다녀올게."

 

 카레, 종인이가 먹고 싶다니까 해줘야지. 집 앞 슈퍼는 오늘 무슨 일인지 문을 닫았다. 걸어서 이십분 거리인 대형마트에 가야할 판이다. 날이 푹푹 찌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저의 귀여운 친척 동생님의 말인데 더위따위가 날 막을 순 없지! 그 각오는 문을 열자마자 끼쳐오는 열기에 주춤했지만 가만히 앉아서 뽀로로를 보는 종인의 뒷통수에 다시 굳건해졌다. 형이 환상의 카레를 만들어 줄게!

 

*-

 

 푹푹 찌는 더위에 백현은 잠시 배달음식을 시킬까 했지만 그랬다간 제 누나가 역성을 낼 껄 알기에 백현은 투덜 거리며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백현의 뒤를 종종 따라오던 경수는 저는 왜 따라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답은 뻔했다. 백현의 심술이다.

 

 남자는 블랙이지! 를 외치는 백현은 그의 취향에 알맞게 차조차도 검정이다. 매끄럽게 빠진 검은 바디에 창문마저 까맣게 썬텐되어 있다. 지하도 혹서의 열기는 피할 수 없는지 밖보다 조금 덜 더웠고 검은 백현의 차는 그 열기를 오롯히 다 흡수하고 있었다. 뜨거운 손잡이와 후텁한 차 내부에 백현은 내가 왜 검정색을... 하고 회의감을 표했으나 에어컨으로 곧 시원해지는 내부에 역시 남자는 블랙이지! 를 외쳤다.

 

 부드럽게 대형마트에 차를 주차한 백현이 주머니를 뒤져 나온 백원을 카트에 넣었다. 경수를 바라본 백현이 올라 탈거야? 라고 말했지만 경수는 그런 백현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삼촌 나 올해로 여섯살이야. 내가 애도 아니고 왜 타. 백현은 그런 경수의 눈빛을 바라보며 대꾸했다. 싫음 말고. 누군 타고 싶어도 못 타는 데.

 

 백현은 경수의 손을 잡고서 마트의 이곳 저곳을 둘렀다. 제일 먼저 향한 곳은 라면 코너. 자신의 야식이 되어줄 라면을 산 마냥 담았다. 옆에서 경수가 엄마가 또 화낼텐데 하는 걸 들었지만 백현은 가볍게 흘러들었다. 새벽 라면 만큼 맛있는 것도 없다. 그 뒤에 간 곳은 정육코너. 경수에게 오늘 뭐 먹을까 라고 물어본 백현에 경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아까 낮에 종인이가 카레 먹고 싶다는걸 생각해 냈다. 카레 만들어줘. 백현은 강황 가루랑 당근, 양파, 감자 그리고 살짝의 돼지고기를 생각해 냈다. 어디보자 집에 양파가 있던가?

 

 

 찬열은 마트를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에어컨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대형마트! 자전거를 타고 온지라 갈라진 머리를 정리하며 마트 한 쪽에 놓여진 장바구니를 들었다. 카레라... 찬열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열어 초록창에 들어갔다. 카레 만드는 법. 주르륵 뜨는 방대한 정보의 양에 찬열은 어디를 들어갈까 고민했지만 뭐 다 거기서 거길텐데 라는 생각에 아무 곳이나 클릭해 들어갔다. 화면을 보면서 재료를 고르던 찬열은 앞을 못 본 탓인지 누군가와 부딪혔다. 자신의 어깨쯤 되는 신장의 사람과 부딪혀 사과를 하려 고갤 들었다.

 

 "죄송합,"

 "아."

 

 자신과 부딪힌 남자는 인상을 있는대로 찌푸렸다. 찬열은 그 표정에 살짝 욱 했지만 시선을 내려 남자의 옷을 보곤 그런 맘이 쏙 들어갔다. 남자의 흰 후드티에 토마토로 추정된 물체가 터져 붉게 퍼지고 있었다. 아마 저와 부딪히면서 뭉개진 것 같았다.

 

 "아 씹.... 이봐요 이거 어떻게 할 거에요."

 

 남자는 욕을 하려다 말고 인상을 더 찌푸렸다. 남자 옆의 종인이 또래애가 남자의 옷을 잡아당겼기 때문일 것이다. 찬열은 최대한 미안함을 담아 사과했지만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거듭 사과를 했지만 남자는 그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눈꼽 만큼도 없어보였다. 슬슬 찬열도 짜증이 일었다. 분명 자신의 잘못이지만 이렇게 까지 사과를 하는데 한 번 안 받아 주는 남자가 괘씸하다. 그런 찬열과 남자의 싸움아닌 싸움에 하나 둘씩 구경꾼들이 모렸다. 찬열은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고 얼른 집에 가서 저의 종인이에게 카레를 만들어 줘야하기에 이 상황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그건 남자의 옆에 있는 꼬마 또한 마찬가지 인지 아까부터 계속 남자의 옷을 잡아당기며 얼른 가자고 소근댔다. 남자는 아까부터 쓰고 있던 인상을 풀지 않은채 주위를 한 번, 제 옷을 당기는 꼬마를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를 한 번 쳐다 보았다. 이때 남자의 미간은 더 찌푸려지지도 않을 텐데 주름이 하나 더 생겼다. 후우, 깊은 한숨을 내쉰 남자는 대뜸 손을 내밀었다. 찬열은 영문을모른채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미안, 으로 끝내실 작정이셨어요? 이제 어떤 옷인데? 세탁비 주셔야죠. 폰 주세요."

 

 그제야 남자의 의도를 파악한 찬열이 저의 핸드폰을 꺼내 남자의 손 위에 올렸다.

 

 "아, 진짜 맘 같아선, 어제부터 기분도 드러운게 깽판 부리고 싶은데 씹, 아 알았다고 욕 안 쓸게, 옷 그만 잡아 당겨! 늘어나! 여기가 공공장소라서 참는거니까. 그리 알아요."

 

 화를 억누르며 열한자리를 꾹꾹 누르면서 말을 곱씹는듯이 뱉은 남자는 자신의 번호로 전화를 했다. 곧이어 유행에서 살짝 벗어난 대중가요의 노래가 들렸다. 남자는 자신의 핸드폰 액정에 찍힌 열한자리 번호를 확인하곤 찬열에게 핸드폰을 건내 주었다. 다음에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하죠. 남자가 으르렁대며 꼬마의 손을 잡고 인파 속을 빠져나갔다. 꼬마는 저를 큰 눈으로 빤히 바라보다 자신을 이끄는 힘에 시선을 거뒀다. 남자가 사라지자 모였던 인파들도 하나 둘 씩 제 갈길을 떠났다. 남은건 야채코너에 볼일이 있는 사람 몇과 찬열 뿐이었다.

 

 

 

 

 

뭐야 이 노잼은 포인트 내걸기도 죄송해지네.

다음편은 내킬때 쓰겠지만 없을 확률이 7입니다. (독자분들 : 아 님.....

노잼 소설 덧글 쓰고 받아가세요... 덧글 두개 포인트라니... 나 완전 악덕 사채업자네.

 

대표 사진
독자1
으흐흐흐재밌는데여여염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대박....완전재밌어요....빨리썰풀어주세요더 ㅜㅜㅜㅜㅜ대박취향저격 ㅜㅜㅜㅜㅜㅜ그래카디찬백행쇼는진리지ㅜㅜㅜㅜㅜㅜㅜㅜㅜ어흑 ㅜㅜㅜㅜ대박이에요완전...연재해주세요...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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