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드모트 뷔. 본명 김태형.
호그와트 613회 졸업생이며,
소속학사는 래번클로였다.
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21.
태형은 창가에 턱을 괴고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차가 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쭉 그러고 있었다. 그리고 자리를 찾아다니느라 북적대는 아이들의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114번 칸에 결계마법을 썼다. 누군가 보았다면 입학도 안 한 신입생이 벌써부터 고등마법을 쓰는 것에 대해 까무러쳤을지도 모르지만, 그 모습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호그와트 행 기차는 그날따라 유독 덜컹거렸다. 덜컹거리는 기차와, 덜컹거리는 바깥풍경. 창밖으로 지겹도록 푸른색이 지나갔고, 태형은 그것에 지겹도록 시선을 두었다. 말 그대로 시선만 두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생전 처음 타 보는 기차 이곳저곳을 누비거나, 빠르게 지나가는 푸른색에 감탄하지 않았다. 그가 살아온 시간들은 그런 열일곱이 될 만큼 아름답지 않았다. 태형은 온통 덜컹거리는 소리밖에 남지 않았을 때가 되어서야 결계를 거뒀다.
“아, 여기 자리가 있네.”
“…….”
“안녕. 여기 앉아도 될까?”
소녀가 문을 연 것은 결계를 푼 지 5초도 안 지났을 때였다. 소녀의 발소리가 왜 들리지 않았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소녀는 짐을 칸 안에 끌고 들어왔다.
“안 된다고 해도 들어갈 거라서, 미안.”
자리가 여기밖에 없더라. 그러면서 들어온 소녀는 짐칸을 정리하는 내내 무언가를 떨어뜨렸다. 태형은 바깥을 보는 대신 소녀가 물건을 몇 번 떨어뜨리는지를 세알렸다. 떨어뜨리고 줍고, 또 떨어뜨리고 줍고. 소녀는 그것을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한 후에야 짐정리를 끝냈다. 그리고 쓰러지듯 자리에 앉아 눈을 감았다. 설마 자는 건가. 곰곰이 살펴보니 정말 잔다.
검은 눈동자는 검은 머리칼을 훑었다. 하얀 얼굴에 검은 머리칼은 꼭 동화 속 어느 공주를 상기시켰다. 태형은 고아원에서 읽었던 책을 떠올리다 관뒀다. 자기 것이라며 빼앗아들던 여자애의 머리끝을 태우고 책을 갈기갈기 찢은 기억이 따라왔기 때문이다. 시끄럽게 울어재끼던 끼던 여자애의 목소리와 희득한 눈으로 제 앞에 선 남자의 얼굴은 덤으로. 태형은 다시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덜컹거리는 기차 안에서 소녀는 미동도 없이 자다가, 도착하는 순간 잠에서 깼다. 그리고 서너 번 정도 물건을 떨어뜨린 후에 짐을 챙겨 나갔다. 발소리는 여전히 나지 않았다.
태형은 기차 밖으로 나와, 호그와트의 웅장함에 놀라는 아이들에 휩쓸려 성에 들어오고 나서야 의문을 가졌다. 나는 왜 그 아이에게 화가 나지 않은 거지. 다른 이가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러 건 결계였고, 결계를 풀자마자 발소리도 내지 않는 아이가 114번 칸을 찾아냈으며, 제 허락도 없이(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태형은 화가 나지 않았다. 여태껏 들어 온 말에 의하면 저는 악마였고, 순 악의 결정체였으며, 언제 크기가 커질지 모르는 작은 불꽃이었으나 이번만은 달랐다. 오히려 소녀를 관찰했고, 소녀가 나갈 때는 서운하기까지 했다. 왜인진 모른다. 태형은 인상을 찌푸렸다.
연회장은 성만큼이나 크고 웅장했다. 밤하늘로 장식한 천장이 특히나 그랬다. 모두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위를 쳐다보고 있을 때, 교감이 와인 잔을 두드렸다. 경쾌한 소리가 장 안을 울렸다.
“신입생 여러분,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차가 불편하진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엄청 불편했는데. 조금 먼 곳에서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고개를 돌려 그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으나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시선을 돌렸다. 태형은 누군가를 계속 보았다. 검은 머리칼. 소녀였다.
“여러분들의 기숙사 배정이 있기 전에, 교장선생님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제18대 호그와트 교장, 하정욱 선생님이십니다.”
박수가 이어지고 교장이 말을 시작했다. 모두가 그쪽을 보고 있었으나 태형은 소녀를 보고 있었다.
“신입생 여러분들, 호그와트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들이 호그와트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호그와트에 온 목적은 서로 다를 겁니다. 하지만 모두 천장을 봐 주십시오. 저 밤하늘이 보이십니까?”
저 영롱하게 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보이십니까? 저는 확신합니다. 처음은 다를지라도 끝을 같을 거라고. 여러분은 모두 호그와트의 빛나는 별이 될 것입니다.
다시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소녀도 살짝 미소 지으며 박수쳤다. 태형도 따라 박수쳤다. 이어 교감이 단상 중간에 의자와 모자를 가져왔다.
“다음으로 기숙사 배정이 있겠습니다. 호명하는 학생은 나와서 의자에 앉아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피뉴먼!”
그때서야 태형은 소녀에게 고정했던 시선을 돌려 모자를 보았다. 저게 말로만 듣던 말하는 모자군. 첫 번째 학생의 머리 위에서 궁시렁거리더니, 그리핀도르를 외치는 모자를 보며 아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의자에 앉자마자 모자가 슬리데린을 외쳤고, 또 누군가는 한참을 궁시렁거리고 나서야 후플푸프를 외쳤다. 태형은 자신이 어떤 기숙사가 나올지 잘 알고 있었다. 저를 데리러 왔던 사람의 말에 의하면, 태형의 부모님은 모두 순혈 마법사였으므로.
몇 십 명의 아이들이 후플푸프, 그리핀도르, 래번클로, 그리고 슬리데린을 배정받았고, 각 기숙사가 호명될 때마다 환호성이 터졌다.
“다음은, 로운.”
소녀가 의자에 앉았다. 로운. 태형은 작게 되뇌었다. 소녀의 이름.
“래번클로!”
래번클로 학생들이 박수와 함성을 보냈고, 로운은 활짝 웃으며 래번클로 식탁으로 뛰어갔다. 태형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도 래번클로에 가야겠다고. 왠진 모르겠다. 그러나 로운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김태형.”
단상 위 의자에 앉으니 모든 기숙사가 잘 보였다. 태형은 맨 끝에 앉은 슬리데린 쪽을 쳐다봤다. 초록색은 싫어. 모자가 머리 위에 앉았다.
“뭐라고? 초록색은 싫다고? 흐음……하지만 넌 기운이 너무 강해. 물려받은 기운 이외에 너만의 기운이. 그걸 감당할 기숙사는 슬리데린밖에 없을 텐데…….”
초록색은 싫어.
“웬만하면 아이들의 생각을 져버리지 않으려 하지만 너는……”
초록색은 싫어.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군.”
“Je ne regrette rien.”
모자가 슬리데린의 시옷을 발음하기도 전에 태형이 작게 중얼거렸다. 순간 모자가 딱딱하게 굳었다. 태형은 로운이 이쪽을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래번클로!”
래번클로가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거기에는 로운도 있었다. 태형은 모자를 내려놓고 일어나 단상 아래로 내려갔다. 이어 마지막 아이의 기숙사가 배정되고 교장이 와인 잔을 두드렸다.
“모두 배정받은 기숙사가 마음에 들었기를 바라며. 그럼, 만찬을 시작하겠습니다.”
교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식탁 위에 빈 그릇들이 따뜻하게 채워졌다. 태형은 자신의 접시를 만지작거리며 건너편 저 멀리에 앉은 로운을 쳐다봤다. 래번클로. 푸른색. 검은 머리칼의, 로운.
태형은 음식을 뒤적거리다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오로라가 시작되고 있었다. 마법인 게 분명했지만 태형은 생각했다.
밤이 참, 푸르다고.
안녕하세요 육일삼입니다 다들 설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친척집이 멀지 않아서 하루만에 돌고 왔답니다
아무쪼록 돈도 복도 많이 얻은 설날이 되셨길 바라며..
지난 19, 20화에 비해 21화가 좀 많이 짧죠? 점점.. 길어질 겁니다.. 아마도...........,,,,,,,,,,,,,,,,,
아무튼 이제 본격적으로 2부가 시작될 텐데요, 보신 바와 같이 2부는 태형과 로운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아마 1부에 뿌려놓은 떡밥이 많이 회수될 거고, 또 3부를 위한 떡밥이 많이 뿌려질 것 같아요 (미래의 나: 그만해)
그리고 큐엔에이에서 볼드모트 뷔의 머리색이 불타 때만큼 빨갛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볼드모트 뷔가 아닌 김태형이기 때문에 런 갈발이나 푸마 갈발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٩(・ิᴗ・ิ๑)۶
아무쪼록 2부에는 오타와 실수가 없길 바라며...
+) 소장본 수요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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