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싫어.""가자.""싫다고.""가자니까.""싫다니까.""한번만. 응?"K. O. 졌다. 내 팔에 매달려 안그래도 큰 눈을 크게 뜨고 조르는 내 여자친구에게 오늘도 져버렸다. 애교가 없는 네 딴에 나름의 애교라는걸 아니까.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이자 아싸. 하며 내 손에 티켓을 쥐어주는 네 모습에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지었다. 이럴 때면, 여자친구가 아니라 딸 하나를 키우는 듯한 느낌이었다...."뭐가 그렇게 좋아."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 콘서트를 간다는 생각에 신이 난건지 들떠보이는 네 모습이 귀여워 또 아빠 미소를 짓고야 말았다."그냥. 좋잖아.""아, 네가 좋아하는 엑소 보러 가서?"정곡을 찔린 모양인지 마주보고 있던 상태에서 몸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본다. 지하철 창문 밖에서 보이는 풍경이라고는 어두컴컴한 기둥뿐인데. 한참을 창밖을 바라보던 너는 백현이 너랑 가서 좋은거야. 하고는 부끄러운지 딴청을 피운다. 너나 나나, 부끄러울 때면 딴청을 피우는 것.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닮아가고 있었다. 안 봐도 얼굴이 빨개졌을 너니까, 얼굴이 빨개졌다는 것을 들키기 싫어하는 너니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었다....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멘탈 붕괴 직전이었다. 비장한 표정으로 내 손에 풍선을 쥐어주며 열심히 흔들고 응원하라는 너의 말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만족스럽다는 너의 표정을 본 뒤라 무를 수도 없었다. 못할 건 또 없지. 풍선에 바람을 불고 흔들자 너는 잘한다며 박수를 치고 예쁘게 웃었다. 네가 웃었으니까, 그걸로 된 거다....콘서트가 끝나고 난 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 공연 내내 소리를 지르고 노래를 따라부르던 네가 지치는 것은 당연했다.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며 지하철 봉에 기대는 너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불편했다. 네가 편하게 앉아서 갔으면 좋겠는데. 콘서트가 끝난 직후라서 지하철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리저리 흔들리고 치이는 네 모습을 보기가 싫었다. 콘서트의 열기가 가시지 않아 지하철 안에는 온기가 머물렀지만, 너를 내 품 안에 넣었다. 어쩔 줄 몰라하며 고개를 푹 숙이는 네 모습이 귀여웠다. 처음만 힘들지....환승역을 여러번 거치자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갔다. 자리가 비자마자 너를 앉히고 너의 옆에 나도 앉았다. 하루종일 피곤하고 고단했던지 너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너의 고개를 내 어깨에 기대게 했다. 너의 긴 머리카락이 내 어깨에 흐드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건너편 창문에 비치는 내 어깨에 기댄 네가 좋았다.더도말고, 덜도말고. 이만큼만.아직은 아이같고 여린 너에게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변백현 바보]하트 모양 포스트잇이 참고서를 보던 내 시야로 들어왔다. 고개를 들고 너를 바라보자 아무것도 모른다는듯 문제를 푸는척 하는 네가 보였다. 누가 누구보고 바보래. 포스트잇을 필통에 붙이고 참고서로 눈을 돌리자 네가 백현아, 백현아, 하며 나를 부른다.'왜.''공부 하지마.'도서관에 가자고 조르고 조른게 누구더라. 시험 기간이 얼마 안남은지라 예전처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데이트는 하고싶고, 공부는 해야했고. 최적의 장소는 바로 도서관이었다. 나는 싫은데, 하고는 펜을 잡았다. 참고서로 눈을 돌릴 때마다, 펜을 잡을 때마다 방해 공작을 펼치는 네 모습이 얄미웠지만 귀여웠다. 내 눈에 뭔들 안귀엽겠어.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책을 덮고 펜을 내려놓자 만족했다는 듯이 씩 웃는다. 공부 잘 하는 남자가 좋다고 했으면서. 너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하는 공부인데 네가 방해하면 어떡해. 오늘도 K. O. 졌다....[말 걸지마. 죽는다.]아, 어이없어. 내 공부를 방해한게 누구더라. 누구때문에 나는 공부고 뭐고 집중력리스 당했는데, 공부를 하겠다며 노트에 단정한 글씨로 필기를 해나가는 너를 보자 헛웃음이 났다. 내 이마에 하트 모양 포스트잇을 붙이고서 공부하는 척 하는 너의 입꼬리가 씰룩거리는게 보인다. 나를 놀리는게 취미이자 특기인 너니까. 공부 하겠다는 너를 방해할 수도 없고. 나를 실컷 괴롭혀놓고서 이름 두세번 불렀다고 화내는 너의 모습마저 귀여우니. 어쩌면 좋을까......전지적 변백현 시점. 을 의도한 건 아니었으나 쓰다보니 백현이 시점이 좋겠다 싶어서.이 글을 올리기까지 험난했습니다. 글을 다섯번은 날린듯해요. 엉엉.생각보다 큰 사랑을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오징어에 불과합니다. 성실 연재로 보답할게요.이 글의 주인공은 독자분들이에요. 이 순간만큼은 우주에서 내가 제일 예쁘고 내가 제일 귀엽다 생각하고 봐주세요. 망상은 죄가 아닙니다.암호닉은 생략. 암호닉은 늘 받아요. 답글이 달리면 암호닉 확인 된거에요. 바빠서 답글은 나중에 몰아서 다는 걸로.연애고자 글고자 제트별은 이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EXO/변백현] 학교 훈남 변백현이랑 연애하는 썰 5 82
12년 전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