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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자카파 :: 봄을 그리다 (inst.)

* 중간중간 잘못된, 어색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어요 .

 

 

 

 

*

 

 

 

 

 

"...비 오네."

 

 

 

 

 

바깥에서 차디찬 물방울들이 금속으로 된 창틀로 접촉을 해오는 소리가 작게, 그러다 곧 크게 들린다. 끝을 향해 넘겨지며 달려가는 흰 종잇장들 위의 글자를 읽어내리는 것을 잠시 뒤집어 멈추고 거센 비가 들치는 창문을 닫았다. 종이 위에 새겨진 타버린지 오래인 내 마음 같이 까만 글자들만 지켜보는 것이 질려 아예 책의 커버를 턱-, 덮어버렸다. TV를 틀어보니 언제나 똑같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여자가 시도 때도 없이 장마라는 단어를 무표정으로 반복한다. 생각해보니 오늘부터 장마라고 들었던 것 같아.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것 없이 가식적인 웃음을 보이는 탤런트들이 떠들어대는 토크쇼들이 전부다. 내 눈엔 그저 연예계라는 험난한 벌판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짓 웃음, 웃기지도 않으면서. 아, 나도 모르게 사춘기라는 모호한 성질을 띄는 시기를 지날 때의 나로 돌아간 것처럼 삐뚤어진 모습을 보였다. 매일 보였던 햇빛이 먹구름 뒤에 숨어들어가니 적응이 되지 않는다. 비 오면 기분도 꿀꿀하고 뭐든 들뜨는 것이 없는데. 역시 이래서 비가 싫다.

 

 

 

 

 

 

 

 

괜스레 나만 있는 이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면 물이란 액체로만 순수하게 이루어진 빗줄기로 내가 천천히 젖고, 이내 온전히 뒤덮일 것이라는 사실이 두려워졌다. 비만 오면 늘 모든 것이 처음 보는 세계 같았고, 낯설었다. 닫았던 창문을 열었다. 불과 몇 분 전만 해도 목말라 물을 갈구하던 땅에 혜성처럼 사선으로 내려꽂히는 물방울이 떨어지고, 다시 튀어올라 잘게 부서지는 모습을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관찰했다. 역시 같은 곳이라도 바깥은 언제나 새롭다. 비가 오면, 너가 오면.

 

 

 

 

무의식적으로 '보고 싶다'라고 중얼거렸다. 이 것도 미련이라면 미련인가. 너는 나의 파랑새였고, 나는 작은 새장이라 지나치게 미화한 나와 너만의 세계에 너를 가뒀다. 너는 나의 빛이었고, 나는 너의 빛을 모두 흡수해 성장했다. 너는 나의 꽃이었고, 나는 너의 향기를 빼앗는 해충이었다. 그래, 너는 꽃이라는 표현이 제일 어울리겠구나. 넌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단어를 써도 형용할 수 없는, 가끔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 입에 머금던 민트맛 초콜릿처럼 화한, 너만의 아름다움이 존재했다. 그 아름다움은 나 같은 사람은 절대 가질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런 너에 맞추려 했던, 변화하려 했던 나는 변화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넌 지금 뭘 하고 있을까. 무엇을 보고 있으며, 무엇을 듣고 무엇을 느끼고 있으며. 넌 어디에 있을까. 사실 넌 내 손바닥 보듯이 이렇게나 훤한데. 마음만 먹으면 널 언제든 찾아낼 수 있겠지만 이젠 너를 더 이상 잡아두고 싶지 않았다. 우린, 산산조각나버렸으니까.

 

 

 

 

내가 모르는 어느 공간에서 넌 나비들과 날아다니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 공간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공간과는 달리 지금처럼 비가 오지도 않을 것이고. 맑고 진실된 공간이겠지. 어쩌면, 너의 주변에 모이는 나비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너의 주변에서 당당히 날아다닐 수 있는 나비가 되고 싶어서 널 묶어뒀는지도 모르겠다. 나비로 변하고 싶어도 난 변할 수가 없으므로. 꽃 주변엔 나비가 언제나 날아들기 마련이니, 해충도 붙기 마련이니. 나 따위는 훌훌 털어버리고, 훨훨 날아가라. 내가 널 붙잡지도 못하게, 악한 욕심이란 심리를 미련으로 포장한 시선을 감히 대보지도 못하게.

 

 

 

 

 

 

 

 

다시 창문을 조용히 닫았다.

눈도 감았다. 난 녹는 것처럼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

 

 

 

 

 

 

그댄 날 떠나서도 영원한 꽃이리라.

 

 

 

 

 

 

 

---

 

 

어쩌다보니 이름 언급이 되지가 않았어요. 이래봬도 손흥민이 '너'는 맞는데..  이게 무슨 글인지 생각나는 대로 막 써서 좀 해석이 어려워요..

소나기가 오다 안 오다 하네요. 손흥민 선수 예쁜 사랑 하시길 ~ :)

해피는 조만간 꼭, 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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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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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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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선댓글 후감상! 윤색필취입ㅂ니다! (는 비루하게 신청한 암호닉) 신알신떠서 두근거렸네요ㅠㅠㅠㅠ
3분 기다렸어요 ..ㅎ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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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제가 있는 곳에는 방금 전까지 비가 왔어요! 그래서인지 더 몰입이 되는 듯하네요, 비가오면, 너가오면. 이라는 부분이 맘에 듭니다 (사심)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해피 기대할게요..(하트)

11년 전
대표 사진
함수
사랑해요 진짜.. 리얼.. ㅠㅠㅠㅠㅠ 좋은 글이라고 해주시니까 괜히 부끄러워요ㅋㅋㅋㅋㅋ 늘 댓글 잘 읽고있어요 원동력이라해야되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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