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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조금있음 집 나갈 애가 아직도 정리를 안해놨어? "
"아 아파!! "
"너 좀 맞아야 정신 차리지!! "
얼마전 부터 역전! 야메요리에 삘받아서 부엌을 마구 헤집어 놨더니 작가님 말대로 그 후로 엄마의 필살기가 생겨났다.
생전 때린 적도 없던 엄마는 뭐만 하면 등짝을 날려버렸고
샤워할때마다 발갛게 부어오른 등짝에 절로 한숨이 났다.
아주 아들을 죽이는구만.
월세 원룸을 얻어 집을 출가하는 아들이 좋은지 아직 갈려면 1주일이나 남았는데도 얼마 안남았다고 저 아우성이다.
정리도 안하고 TV볼려고 거실로 띵가띵가 나오면 얼마나 쎈 눈빛을 내보내는지 아주 소리없는 아우성이 따로없다.
그 눈빛에 녹아 죽겠소이다.
뻐근한 몸을 침대에서 일으켜서 몇일 전부터 차곡차곡 쌓아둔 박스하나를 열어 책들을 담았다.
내가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했었구나. 역시 남우현 니가 짱이야.
열심히 강의를 들었던 대학원서들을 들여다 보면서 아 맞다 이것도 배웠었다하면서
대학 입학한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것같아 기분이 좋다.
"형 노출사진이네? "
앨범을 정리하다가 나온 어릴때 사진은 바닷가에서 바지를 벗고 모래장난을 하고있는 형의 사진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아 팔자주름 관리해야되는데. 남우현 웃는거 자제하자.
몇일전 부터 든 고민중 하나인데 거울을 보다가 웬 할아버지가 있는지. 한숨부터 나온다.
"어? "
유치원 졸업사진인데 새침하게 나를 거부하고있는 어떤 아이가 눈에 띈다.
누구더라. 맨날 내가 스킨쉽만 하면 새침하게 나 너 싫다고오!! 하면서 내빼던 애 였는데.
어린가슴에 설레는 마음이 좋아서 매일 붙었는데 걔는 떨어지라고 했었지.
그게 남자 앤게 문제지만.
"누구더라 누구더라…. "
방학을 맞이하고 머리를 이렇게 심하게 돌린 적이 없는 터라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알듯 말듯 신비하게 보여줄듯말듯 비밀스럽게. 눈작고..얘 누구더라.
김…. 아 모르겠다.
"엄마!!! "
"뭐! "
부엌에서 저녘하는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뜬금없이 사진을 보여주곤 누구냐고 물었다.
내가 생각해도 황당할테지만 나는 진지하다 지금. 꼭 첫사랑찾는거같아.
"성규아니야? "
"누구? "
"김성규! 눈짝고 호리호리한. "
"아하. "
"넌 이거 보지말고 짐정리나해. "
"알았어요. 김여사님~. "
엄마의 어이없는 대답에 총총총 방으로 되돌아왔다.
김성규…. 같은 초등학교 나왔겠지? 어디 살까?
어느새 머릿속은 김성규의 생각으로 차있음에 나도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사춘기 어린애도 아니고 뜬금없이 한사람 생각이야.
설레는 마음도 얼굴이 붉게 상기되는것도 뭘해도 어릴적 그애의 모습이 생각나는것도
사춘기시절때 오늘 일일터인데
아마 나는 오늘 사춘기를 겪나보다 22살 오늘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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