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가_호그와트_가는_소설.txt
"야, 야. 여기 진짜 맞아?"
"맞는 거 같은데."
"9와 4분의 3이라는 승강장은 없는데? 물어봤다가 정신병자 취급 당하면 어떡해."
백현이 계속 찬열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계속 물어봤다가 신고 당할지도 몰라. 계속 쫑알대는 백현을 무시하며 찬열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백현은 애꿎은 카트만 발로 툭툭 차댔다. 어떻게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냐. 찬열이 볼멘소리를 내며 제 주머니에 꾸깃꾸깃 넣어두었던 입학 허가서를 펼쳤다. 킹스 크로스 역, 9와 4분의 3 승강장. 아, 여기 맞는데! 찬열이 있는 힘껏 얼굴과 손에 들린 종이를 구기며 소리를 질렀다.
"엄마, 저 오빠 이상해! 막 소리 질러!"
"슬기야, 저런 사람은 쳐다보는 거 아니야."
하하, 이런 씨발... 엄마의 손을 꼭 붙잡고 가던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의 대화가 들려오자 찬열은 속으로 작게 욕지거리를 읊조렸다. 그런 찬열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카트만 발로 차던 백현이 에라 모르겠다, 라며 기둥에 기대 털썩 앉았다.
"뭐 해."
"이러고 있으면 호그와트 가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지나가겠지."
"와, 너 천재?"
찬열이 진심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표정을 지으며 백현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야, 너 진짜 어떻게 가는지 몰라? 어, 몰라. 지식인에다 물어볼까? 이미 해봤는데 내공냠냠 씨발. 백현이 나 내공 진짜 열심히 모았는데... 라며 우는 소리를 냈고, 찬열은 사마귀를 닮은 표정을 지으며 백현을 비웃었다.
그 둘이 그렇게 5분정도 시덥지않은 얘기를 나누며 저 멀리 서 있는 승무원의 눈초원을 받기 시작할 때였다. 저 멀리 둘의 카트와 비슷한 구성을 가진, 호그와트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호그와트를 가는구나. 라고 수긍할만한 행색의 남자아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야, 변백. 저 남자애 잘 봐."
"왜? 헐, 부엉이다! 호그와트 가나 봐."
찬열과 백현이 소근소근대며 남자아이를 주시했다. 그 남자아이는 찬열과 백현을 한번 흘끗 쳐다봐주곤, 그들이 앉아있는 맞은편 기둥을 향해 돌진했다. 야, 쟤 미친 거 아냐? 백현이 기겁을 하며 찬열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남자아이는 순식간에 기둥 속으로 사라졌고,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헐, 대박. 찬열과 백현은 동시에 벌떡 일어나 각자의 카트 손잡이를 손에 꽉 쥐었다.
"나 먼저."
"싫은데."
"이유를 100자 내외로 내가 납득할만하게 서술해."
"내가 키가 더 크잖아."
"뒤지고 싶냐?"
찬열이 또 사마귀를 닮게 웃으며 카트를 밀었다. 형아 먼저 간다! 찬열은 두 손가락을 머리에 대며 윙크를 하는 해괴한 동작을 취하며, 부딪힐까 눈을 꼭 감고 기둥을 향해 뛰었다. 백현이 그 뒤로 토하는 시늉을 했다. 예상대로 찬열은 사라졌고, 그 뒤를 이어 백현이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꽉 감은 채로 기둥을 향해 돌진했다.
"와, 개 쩐다!"
감았던 눈을 뜬 백현이 입을 쩍 벌렸다. 우와, 미친... 기둥 속의 세계는 신기하고, 또 시끌벅적했다. 그들은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기분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들이 그렇게 애타게 찾던 <9와 4분의 3 승강장> 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보였다.
"와... 변백, 이거 구라가 아니었나 봐. 나 솔직히 반은 안 믿었는데."
"사실 나도."
둘은 서로를 보고 웃어대며 주위를 계속 둘러보았다. 한적하던 기둥 밖과는 달리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가족끼리 많이 왔는 듯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하는 또래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은 마찬가지로 각각 카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까 본 부엉이를 비롯한 많은 애완동물과 준비물들로 보이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찬열과 백현은 이거 진짜구나, 하고 다시 실감하며 <호그와트 급행열차> 라고 쓰인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 안도 마찬가지로 복잡했다. 기차 안은 칸으로 나뉘어져있는데, 그들은 한 칸 한 칸을 다 둘러보며 거의 끝에 쯤 가서야 남은 칸을 찾을 수 있었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기차 한 번 겁나 기네. 진이 빠진 찬열이 힘들다며 좌석에 털썩 주저앉았다.
"야, 찬열아. 완전 신기해. 언제 도착하냐, 이거? 빨리 마법 배우고 싶다."
"나도. 엄마한테 부엉이로 편지 보내야지."
"이모가 놀라시는 거 아냐?"
"우리 엄마라면 충분히 그럴 듯."
찬열과 백현은 정말 평범하게 자랐기 때문에,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일에 신기함을 느끼는 게 당연했다. 창문 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새로운 풍경들도, 과자를 가득 담은 수레가 지나가는 것도 모두 다 신기했다. 얼른 마법 지팡이로 마법을 부릴 제 모습들을 생각하자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미안한데, 자리 있어?"
그렇게 한참 그들이 떠들고 있을 때, 누군가 문을 열었다. 아까 기둥 밖에서 본 남자아이였다. 어, 아까 걔다! 찬열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쟤는 무시해. 여기 앉아. 백현이 반갑게 웃으며 제 옆 자리를 툭툭 쳤다. 남자아이는 무표정으로 들어오더니 자연스럽게 백현의 옆에 앉았다.
"고마워. 좀 늦게 탔더니 자리가 없네."
"고맙기는. 우리가 더 고마운데."
"나? 왜?"
"아까 밖에서, 우리 여기 어떻게 들어오는지 몰라서 죽치고 앉아있었거든. 근데 마침 네가 지나가더라."
남자아이는 검은 머리칼에 왜소한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찬열은 겉모습으로만 봐선 정말 조용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 그래? 남자아이가 슬쩍 웃자 입술이 하트 모양으로 변했다. 백현이 우와, 하고 같이 따라 웃었다. 찬열은 눈을 빛내며 남자아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에 대해서 잘 알아?"
"아, 어... 부모님이 두분 다 호그와트 출신이야."
"우와! 그럼 진짜 잘 알겠네. 부럽다."
"아니, 뭘 부러울 것 까지야. 너희는 머글이야?"
쏟아지는 찬열의 눈빛이 부담스러운지 남자아이가 시선을 피하며 손을 꼼지락댔다. 머글? 백현이 묻자, 어. 마법사가 아닌 그냥 일반 사람. 남자아이가 다시 백현의 눈을 슬쩍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럼 우리 머글 맞아. 진짜 아무것도 몰라, 우리."
"나도 자세힌 몰라. 그냥 대충 알고 있어. 마법도 고작 몇 개정도 밖에 몰라. 더 배워야지."
우와! 그럼 마법할 줄 알아? 가만히 있어도 큰 눈을 가진 찬열이 더욱 더 눈을 크게 뜨며 남자아이의 손을 맞잡았다. 아, 어, 어... 남자아이가 당황해 눈을 내리깔며 더듬거렸다. 손을 슬쩍 빼내려고 하자 찬열은 손을 더 꽉 잡으며 남자아이의 눈동자를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보다못한 백현이 혀를 차며 둘의 손을 억지로 떼어냈다.
"부담스러워 하는 거 안 보이냐, 병신아."
"쏘리. 너무 신기해서 그만! 하하."
"......"
"미... 미안."
남자아이가 대답 없이 입을 꾹 닫고 시선을 내리깔자 민망해진 찬열이 어색하게 웃으며 아이의 어깨를 툭툭 쳤다. 하지만 분위기가 더 처지자 찬열은 그냥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까 이름을 모르네. 이름이 뭐야? 나는 박찬열, 얘는..."
"내가 말할 거거든. 난 변백현. 악수하자."
"...난 도경수야."
내민 백현의 손을 조심스레 맞잡으며 경수가 제 이름을 말했다. 오, 도경수! 반가워. 우리 호그와트 가서도 친하게 지내자. 찬열이 환하게 웃으며 경수의 반대쪽 손을 끌어 악수를 했다. 졸지에 양 손이 붙잡힌 경수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근데 경수야. 대박."
찬열이 갑자기 제 손바닥을 짝! 치며 대단한 것을 발견한 표정을 지었다. 경수가 고개를 들어 물음표가 가득 찬 눈동자로 찬열을 바라보자, 찬열이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백현과 경수가 덩달아 긴장해 침을 꿀꺽 삼켰다.
"너 어깨 진짜 좁다."
야, 변백현. 그치? 그치? 찬열이 사마귀처럼 웃으며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이 눈을 크게 뜨고 경수를 한번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경수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 찬열은 경수를 툭툭 치며 바닥까지 쳐가며 웃었고, 백현은 곧 죽을 거 같이 꺽꺽대며 눈물까지 흘렸다. 어찌나 시끄럽게 웃었던지 옆 칸에서 무슨 일이 났냐고 찾아오기까지 했다.
"그믄흐르..."
경수의 허벅지에 얌전히 올려진 두 주먹에는 점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
"아, 아파..."
"나 뼈가 부러진 거 같아..."
"닥쳐."
또 해줘? 경수가 무섭게 얼굴을 굳히며 찬열과 백현을 노려봤다. 아, 맞는 말 했는데 왜 그래! 억울하다는 듯이 징징대는 백현의 목소리는, 경수가 그의 정강이를 발로 차자 조용해졌다. 찬열은 먼저 앞장서는 경수의 옆에 조용히 붙었다. 아, 아파! 아파! 되는대로 악을 쓰는 백현을 찬열이 비웃었다.
"빨리 안 와? 내려야 돼."
"아, 아픈데 어떻게 걸어! 나 업고 가! 나 진짜 뼈 부러진 거 아니야?"
"입 다물고 빨리 와라."
"와, 도경수 개 너무해."
복수할 거야, 복수할 거야... 백현이 이를 악물며 중얼댔다. 해보던가. 경수가 코웃음을 치며 백현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절뚝거리며 백현이 도착하자 셋은 나란히 기차의 복도를 걸었다.
10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처음 탄 곳과 비슷하게 생긴 역이었다. 출발할 때는 분명히 낮이었는데, 내리자 어느새 깜깜하게 변해있었다. 기차 안에서 셋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또 자연스레 친해졌다. 찬열과 백현은 끊도 없이 깐족대고, 경수는 그 둘을 응징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수 없이 경수에게 맞은 두 명은 징징대며 경수를 따라 내렸다.
기차에서 내리자 큰 덩치를 가진 사내가 앞에 서 있었다. 와, 완전 크다. 찬열이 감탄사를 날렸다. 우리 경수와는 다르게 완전 크시네! 경수가 찬열의 왼쪽 정강이를 걷어찼다.
"신입생들은 나에게 오거라! 망설이지 말고 어서 와! 빨리 빨리 오너라!"
꼬시다! 왼쪽 다리를 부여잡고 아파하는 찬열을 비웃으며 백현이 경수와 함께 사내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찬열은 눈물을 머금고 투덜대며 그 둘을 바쁘게 쫓아갔다.
사내는 자신을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이며, 이름은 해그리드라고 소개했다. 해그리드는 호그와트에 가려면 배를 타야 한다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말과 함께 학생들을 인솔했다. 부엉이 우는 소리와 함께, 약간 으스스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길을 따라 걸으며 셋은 쉼 없이 떠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떠드는 건 찬열과 백현이고, 경수는 가끔 맞장구와 응징을 하며 묵묵히 길을 걸었다.
"자, 물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배를 타거라!"
찬열이 신이 나 제일 먼저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야, 너 먼저 타는 게 어딨어! 라며 백현도 시끄럽게 그 뒤를 이어 올라탔다. 아, 좀 조심하라고! 배가 뒤집힐까 깜짝 놀란 경수가 한숨을 내쉬며 마지막으로 배에 탔다.
"와, 나 이렇게 작은 배 처음 타봐."
"나도. 신기하다. 해그리드! 이거 더 빨리 안 가요?"
"가만히 좀 있어. 배 흔들리잖아."
경수가 한숨을 쉬며 등불을 고쳐들었다. 찬열과 백현이 크게 움직이는 탓에 금방이라도 배가 뒤집힐 것 같았다. 하지만 작은 배는 노 없이 앞으로 잘 나아갔고, 해그리드를 선두로 몇 십대의 배가 물살을 가로지르며 호그와트를 향했다.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자 멀리서 희미하게 보이던 불빛이 선명해졌다. 그저 불빛이라고 생각했던 그것은 거대한 성이었다. 정말 상상속에서만 존재했던 성이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과 성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은 자연스레 어우러져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입을 떡 벌리며 성을 쳐다보기 바빴다. 시끄럽던 찬열과 백현도 마찬가지였다. 등불을 다시 고쳐잡은 경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호그와트 출신이신 부모님같이, 자신도 저 안의 일원이 되어 마법을 배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항상 부모님의 입으로만 들어왔던 호그와트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웅장했다. 언제 입학 허가서가 올까, 행여 오지는 않을까 나이가 찰수록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보내던 경수는, 부엉이를 통해 편지를 받고 정말 뛸 듯이 기뻐했었다. 그만큼 호그와트는 언제나 경수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물론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쨌든 경수는 빨리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앞으로 이곳에서 보낼 7년이 너무나 기대가 되었다. 경수는 점점 가까워지는 호그와트를 바라보며, 자신이 항상 바래왔던 곳인만큼 정말 보람찬 학교생활을 할 것과 꼭 훌륭한 마법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경수에게는 희미하게 들리는 부엉이 울음소리와 비릿한 물 냄새 마저도 마냥 설레왔다.
"야, 도경수 입 벌린 거 좀 봐."
"와, 대박... 진짜 바보같다."
"툭 치면 어깨 무너질 거 같지 않냐?"
"쳐 봐, 쳐 봐."
"시룸. 내 정강이는 소중하기 때문에."
또한 경수는 저 둘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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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자기만족용 글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그와트... 가고싶어...
충동적으로 지른 거라서 많이 어색할지도 몰라요 ㅠㅅㅠ
구상은 대충 다 해놨는데... 사실 제 목표는 애들 퀴디치 시키는 거예요! 퀴디치 해라!!!!!!!!!!! 퀴디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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