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현은, 미쳤어…!
탁, 성규의 어깨를 잡아 벽과 자신의 품 사이에 가둔 우현은 과도를 바로잡아 성규의 오른쪽 뺨 위에 가만히 올려두었다. 성규의 두려움 가득한 눈빛은 우현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커녕, 더 자극시키는 꼴이 되어버렸다. …김성규, 내가 미친 것 같아? 나 보고 무슨 아무 말이나 좀 해봐.
"우, 우현아… 이건 아니잖아. 어? 아니야. 진짜 아니야 이거."
성규는 넋을 놓은 듯 두려움에 떨며 이건 아니야, 아니야를 혼자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그런 자신을 비웃기라도 하는지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는 우현의 비릿한 웃음은 성규를 더욱 옥죄어왔다. 성규의 볼 위에 가만히 두었던 칼 끝을 조금 세워 결국 빨간 생채기를 남기는 우현이었고, 성규는 맨 살이 베이는 느낌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으아, 악!!"
"선배는 참, 예쁜 거 같아."
예쁘다며 중얼거리던 우현이 피가 조금씩 새어나오는 성규의 뺨에 입술을 묻어 피를 핥아내기 시작했다. 뜨듯한 성규의 피에 온 몸의 피로가 가시는 것만 같은 우현은 눈을 지그시 감고 성규가 어디라도 도망갈까 뒷목을 꽉 부여잡은 채 얼굴 이곳 저곳을 핥아냈다. 반면에 성규는 알 수 없는 느낌과 우현의 행동에 우현이 정신을 차리는 때, 진지하게 병원을 데려가야겠단 마음을 조심스레 먹으며 그래도 싫지 않은 느낌에 자신도 점점 미쳐가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벌어진 상처에서 피가 서서히 멎자 자신의 엄지 손가락으로 상처를 훑는 우현에 아…, 라며 입술을 벌려 작은 탄식을 내는 성규는 그대로 입 안으로 파고드는 우현의 혀를 받아들였다. 성규의 혀를 뽑을 듯 옭아매는 우현의 혀는 마치 자신에게 성규를 가두어두려는 것 같았다.
"으음… 그, 그만…"
"…선배."
"…으, 응?"
"내 옆에만 있어줘요 선배. 도망갈 생각 말아. 전화도 제 때 좀 받으란 말이야. 진짜 저 미치는 꼴 보고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아직 자신이 미친 게 아닌 것 마냥 뻔뻔하게 말하는 우현이었다. 지금보다 더 미친 우현이라니….
상상도 하기 싫다. 성규는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저으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요? 어디 아파? 아, 볼 아프겠다. 약, 발라줄게요. "
어느새 과도는 멀리 던져놓은 채 아무도 손 대지 않은 것처럼 태연하게 자리하고 있었으며, 마찬가지로 서랍을 뒤져 약을 가져와 발라주는 우현의 행동도 지금까지의 행동은 모두 자기가 아니었단 듯 180도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다. 다정해진 우현의 모습에 자신을 괴롭혔던 우현은 잊은 듯 바보처럼 두근두근 설레이는 성규이다. 맞아, 지금까진 우현이가 아니었던 거야…. 다정한 지금이, 진짜 우현이야.
"선배, 같이 눈 좀 붙일까요? 오랜만에 선배 안고 자고싶어."
처음에 우현의 전화를 의도적으로 피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들어 표정이 늘 좋지 않던 우현이었고, 컨디션도 좋아보이지 않았었다. 이런 탓에 우현을 만나도 자신을 영 껄끄럽게만 바라보는 시선에 하루는 우현과의 약속을 취소하고 호원이와 잠시 만났던 성규이다. 이게 어떻게 우현의 귀에 들어간진 모르지만 무작정 찾아와 화부터 내는 우현이었고, 오늘처럼 세게는 아니지만 뺨을 몇 차례나 내려쳤었다.
"남우현, 왜 이래!"
"이호원 만났다면서요? 저랑 약속 취소한 게 겨우 이호원 만날려고?"
네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다고, 나름 네 생각해서 그런 거라는 성규의 말은 싹 다 무시한 채 억지로 성규와 몸을 섞은 우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해지는 우현의 구속에 숨이 막히는 성규였다. 자신이 매달려 다시 만난 우현이지만 자신이 알던 1년 전의 우현과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우현아."
"왜요?"
"…우리 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가지자."
애초부터 짧게 생각을 하고 말을 꺼낸 게 제 잘못이었다. 자신의 말에 우현의 표정은 종잇장 구겨지 듯 형편없게 일그러졌다.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우현이었지만 알 수 없게 우현의 등은 축 쳐져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홀로 남아 조용해진 집 안 공기에, 애써 괜찮다며 자신을 위로하는 성규이다. 자신과 우현은… 맞지 않는 것인가. 1년 전의 우현이, 보고싶었다.
'선배는 사람이 왜 그래요? 처음부터 헤어지잔 것도 선배, 다시 만나자한 것도 선배,
지금 잠시만 생각할 시간 가지자는 것도 선배. 선배는 왜 다 자기 멋대로야?'
역시나 문제는, 자신이었다.
잠든 우현이는 어린 아이처럼 예뻤으며 순수했다. 마치, 과거의 우현처럼. 침대에 누운 뒤로 뒤척이기만 하도 한숨도 잠들지 못한 성규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역시 자신이 잘못한 게 맞았다. 우현을 다시 만나고서 잘못이란 잘못은 전부 다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우현의 볼을 가만히 쓰다듬는 성규의 손길은 다정하기만 하다. 눈 옆에 길게 난 상처를 보고는 얼른 다급하게 약을 가져와 자신의 얼굴에 난 상처도 잊은채로 아프겠다며 입김도 호호 불어가며 약을 꼼꼼히 발라주는 성규이다. 또 급하게 굴다 이랬겠지 뭐. 바보, 남우현.
우현아, 내가 미안해. 더 잘해야 되는데…
근데 옆에 네가 있어도 보고싶은 건 뭐야?
…우현아, 우리 잘 되어가고 있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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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점점 죄책감에 빠지는 성규와 시시때때로 기분이 변하는 우현이에요..
우현은 절대 원래 나쁜 우현이가 아니었어요! 다정하고 착했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요ㅠㅠㅠㅠㅠㅠ 언젠가 다시 온순한 우현이가 되어갈 거에요!!
하지만 성규는 지금에서 더 우울한 이미지로 나올 거 같아요ㅜ.ㅜ..또르르... 음 내용 이해하는 게 뭔가 힘든 것 같아요.. 저도 쓰면서 애매모호..
많이 모자란 탓인가봐요ㅠㅠㅠㅠㅠ 너무 짤막한가요?! 다음 편부턴 지금보다 더 꼼꼼히 생각하고 거쳐서 돌아오겠습니다~ 내용도 더 길게!!
그럼 그대들 좋은 오후 보내세요~ 항상 모자란 불규 응원해주는 그대들 사랑합니다 제 사랑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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