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지마 04
"형,성규형."
"왜.."
물기 젖은 목소리가 들렸다.
"울지마요, 난 괜찮아."
우현의 말이 기폭제라도 된듯 눈물을 쏟아내는 성규에게 다가간 우현은 계속 미안하다며 울고있는 성규를 안아주며 토닥여줬다.
"뚝,울지마요."
형, 저 말이에요.
형이 조폭이든 뭐든
다 괜찮을거같아요
"이제 진정돼요?"
쪽팔려,쪽팔려,쪽팔려.
"눈 짓무른거 봐, 안 아파요?"
가버려 제발, 쪽팔려
계속 괜찮냐며 꼬치꼬치 묻는 우현이 너무 다정하고 좋아서 쪽팔리니 썩 꺼지라고 할 수도 없고, 깡패 두목이나 된 남자가 남자 그것도 고삐리 앞에서 울다니. 정말 제 인생의 제일 쪽팔린 일일테다. 평소엔 잘 안울어서 조금이라도 울면 바로 태가 나는 성규이기에 여태껏 못 운것을 다 운듯이 펑펑 운 성규의 몰골은 정말 가관이였다.
"여기 휴지, 이렇게 울었으면 내일 눈 부을텐데. 괜찮아요?"
"응..."
울어서 그런지 잠깐 대답한 성규의 목소리는 헝편없이 갈라졌다. 형 목소리 다 나갔어요, 굳이 그렇게 말 안해도 잘 아는데 괜히 쪽팔림만 더 부추기는 듯한 우현에 성규는 얼굴 빨개진채 고개를 푹 숙였다.
"형이 깡패인게 뭐가 슬프다고 울어요."
"..나,나 나쁜짓 많이 했잖아."
"반성하니깐 운거 아니에요?"
"..."
"전 괜찮아요, 형. 사실 좀 안 믿기긴하지만."
"진짜야...밖에 다 내 부하들이야."
"알아요, 알아. 이렇게 약해보여서 사람은 어떻게 때려요?"
"나 안 약해!"
내내 저의 눈치를 보다가 약해보인다는 말에 발끈하는 성규가 귀여워 웃음밖에 안나온다. 이 사람이라면, 정말 뭐든 같이 해도 즐거울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야!야!남우현!"
"..어?어?왜?"
"얘가 안 어울리게 왜 이렇게 멍 때려, 무슨 일 있어?"
"일은 무슨, 그냥 생각할게 좀 있어서"
성열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또 성규 생각을 했다. 성규가 운 것을 본 뒤로 쭉 눈 앞에 성규가 아른거렸다. 참 묘한 기분이다. 처음이였다,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여오고, 온 몸이 근질거리는 느낌. 누군가는 이걸 사랑이라고 했다, 그럼 저는 성규를 좋아하게 된것인가.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빨리 일요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빨리 성규를 보고싶다.
"야, 우현아. 가자"
"잠깐만"
옆에 김명수?
"성열아, 저기 검정색옷 옆에 명수 맞지?"
"명수?2학년 김명수?"
"응, 걔."
"맞는거 같은데? 김명수 형 있다더니 저 사람이였어?"
"형?"
그러고 보니 저번에 저와 대화할 때 얼버무리던 명수가 생각났다. 아, 형이였구나. 근데 왜 말 안했지. 알아도 달라지는건 없지만 그래도 말 안하니 뭔가 섭섭하긴 했다. 저가 그렇게 못미더운 사람인가. 아님 깡패동생이라는게 싫었나, 저렇게 데리고 오는거 봐서는 딱히 그러는거 같지도 않던데
지잉-지잉-
"우현아, 너 전화. 그 깡패씨 아냐?"
"씁, 깡패라니. 아, 어. 여보세요?"
[....우현이?]
"성규형?왠일이에요?"
[아,아니 그냥...]
"푸핫- 뭐에요,그게. 아 맞다, 형. 형 동생이 김명수에요?"
[어?어떻게 알았어? 김명수가 말했어?]
"아니 방금 형 닮은 남자가 명수 태우는걸 봐서요, 형 맞았구나."
[나 봤어?]
"네, 인사하려니깐 쓩하고 가버리더라구요."
시발, 좀만 늦게 출발할걸. 지금 당장이라도 우현 보러 이 쌩쌩달리는 차에서 뛰쳐내리고 싶은데, 이렇게 아까운 기회를 놓친 저를 자책했다.
"그랬어? 미안."
[아니에요, 동생 태워다주려 온거에요? 멋진 형이네.]
"뭐..별거 아닌데"
[형같은 친 형 있었으면 좋겠어요, 되게 동생한테 잘해줄거 같아요.]
"...깡패잖아. 잘 못해줘"
[깡패라고 잘 못해주는게 어딨어요. 마음먹기지]
"푸흐흐, 그런가"
[그렇죠, 저 이제 끊어야할거 같아요. 집에 잘 들어가요]
2분 11초
짧은 시간이였지만 용기내서 건 우현과의 첫 통화였다. 우현 특유의 그 달달한 목소리를 만나는 것 외에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친형으로 삼고 싶다는 우현의 말에 조금 서글퍼지긴 했지만.
만약 내가 너를 애인으로 삼고 싶다하면, 너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문득 그게 궁금해졌다.
*
"명수?"
"어, 안녕하세요 우현선배."
"너 성규형 동생이라며"
"그렇죠 뭐.."
숨길려고 한게 아니라..
생각보다 빨리 들켜버린게 뻘줌하다는 듯이 머리를 두어번 긁적인 명수는 이왕 들켰으니 대담하게 해도 돼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기는 했지만 괜히 저가 나서서 일이 틀어지는 꼴은 보기 싫었다, 사실 성규가 무섭다고는 말 못한다.
"성규형 말만 험악하지 괜찮아요, 잘부탁드려요"
"내가 뭘한다고 잘 부탁드려, 근데 일요일에 너네 집 갈때마다 너 못 봤는데 둘이 따로 살아?"
"아니요, 그냥 주말에 제가 잘 싸돌아다녀요."
"뭐야, 고2나 돼서 싸돌아 다니면 쓰나, 너도 성규형이랑 같이 과외 받을래?"
"아뇨!저 혼자서 공부하겠습니다!"
같이 과외 받는다고 했다가 과외도 받기전에 날아갈 제 목숨이란 걸 알아 바로 거절했다. 이러나 저러나 내내 저와 대화하며 뭐가 그리 좋은지 우현은 싱글벙글이였다. 이런 사람 일수록 속내 알기 힘든데, 아무리 친형이라지만 참 불쌍한 사랑을 시작한거 같다. 공부도 잘하고 집도 넉넉히 잘사고 모두에게나 친절한데다가 학생회장까지. 모든 방면에서 뛰어난 우현이라 남녀 할 것 없이 우현을 존경할 것이다. 그 중 분명 흑심을 품고 있는 여인네도 있을 것이고 제 형처럼 남정네도 분명 있을테다. 형보다 더 잘난 사람도 있는데... 솔직히 핏줄은 핏줄이라고 제 형이 우현과 잘 되길 빌지만 이건 어디까지 제 소망이고 성규의 소망일 뿐이였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다, 우현이 성규한테 해 주는 걸 보면 나쁜 마음은 없고 심지어 모두에게나 베푸는 자상한 그 배려는 다른 사람에게 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걸 보면 우현도 성규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치기엔 너무 애매했다
"명수야, 종 쳤어. 5교시다 빨리 가."
"...아,아 네. 안녕히 가세요."
어느 순간부터 말이 끊기고 멍 때리는 명수를 뻘줌하게 쳐다보던 우현은 울리는 종소리에 명수를 불렀다. 성규형이랑 되게 안 닮았다, 솔직히 명수가 더 한 인물하긴 하는데... 성규가 확실히 더 귀여웠다. 정말 깡패라고 말 안하면 상상도 못할정도로. 그런 사람과 연애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하다.
카와이규임당 |
안녕하세요 우선 어제 오늘 분량 거지같은거 사과 드립니다. 분량을 어떻게 해아할지도 모르겠고.. 이제 쓰려니 막맘ㄱ하구... 내 손은 똥이구... 그럼에도 하찮은 제 글 읽어주시는
뚜러뻥 감성 사인 남빠 이프 몽림 미옹 사탕 텐더 한바(=테라규) 야호 단비 테라규(=한바)
13분 감사드림당 (--)(__)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