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원하는게 뭔데,"
터진 입술에서 피가 흘러 내렸다.백현은 소매로 피를 살짝 닦았다.흰 셔츠 소매에 피가 붉게 얼룩졌다.
“짜증나” 백현은 자기도 모르게 무심히 툭 내뱉었다.
“뭐라고?” 헛웃음을 치며 종인은 백현을 노려보았다.
백현은 그런 종인이 못마땅해 말했다.
“그래서, 나보고 뭐 어쩌자고”
“나랑 놀자고 재밌잖아?”
“싸이코 같은 새···.”
그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이미 뒤로 날아간 상태였다.
아찔한 고통에 백현이 눈을 희미하게 떠 종인이 서있는 곳을 보았다.
“씨팔···” 종인은 바닥에 떨궈져 노려보는 백현을 향해 그의 배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둔탁한 소리와 고통의 비명이 섞여 종인의 귀를 간지럽혔다.
“더 씨부려봐 새끼야” 종인이 계속해서 백현에게 발을 굴렀다.
이리저리 밟히고 차인 백현의 모습은 마치 더러운 흙에 녹아 묻은 눈과 비슷했다.
종인은 그런 그의 모습이 너무 짜릿했다.
“거봐··· 더 예쁘잖아”
종인이 백현을 향해 속삭였다.
온몸이 망신창이가 된 백현이 엎드린채로 겨우 입을 열어 읊조렸다.
“씨···발, 새끼···.”
종인은 그런 백현을 보고 마냥 재밌다는 듯이 크게 웃어 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엎드려 쓰러져있는 백현을 보고는
“그러게··· 왜 내앞에 떨어져서 그래.”
*
백현은 학교내에세 꽤 이름날린 학생이였다.
공부도 잘하고 애가 싹싹하고 재치도 있고 주위 사람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기도 하는,
그야말로 반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는 그런 밝고 귀여운 학생이였다.
그러나 그런 백현에게도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바로 김종인.
어느 아이든 자유롭게 얘기하고 웃고 떠드는 백현이 그의 앞에만 서면 조용해졌다.
“너 왜 나한테는 안웃냐” 하고 종인이 물을때면 그는 “내가?” 하면서 억지스러운 미소를 띄곤 했다.
반아이들은 그런 백현을 보고 되려 '귀엽다' 라는 말들만 들려줄 뿐이였다.
종인은 그런 백현이 매우 불쾌했다.
종인은 백현이 만큼의 인기있는 아이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대부분 종인을 '착한 아이'로 알고있었다.
서글서글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모습에 반하여 고백을 해오는 여자애들도 종종 있었지만,
종인은 딱 잘라 거절 할 뿐이였다.
겉은 어쩌면 마냥 착해보이는 남자겠지만, 종인의 진짜 속내는 달랐다.
백현은 그걸 알고 있는 듯이 종인의 앞에만 서면 조용해져 아무말없이 가만히있을 뿐이였다.
종인은 그런 백현이 못마땅했지만 그런 그에게 의도적으로 다가갔다.
종인이 백현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백현은 마치 기에 눌린듯, 옴싹달싹을 못했다.
꼭 사자앞에 놓여진 작은 강아지 같았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다 빠져나간 점심시간.
백현도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열고 나가려 하자 그런 백현을 종인이 잡는다.
백현이 그런 그를 보고 무슨일이냐는 듯 놀란눈으로 그를 쳐다보자, 나랑 얘기좀 하자 하는 종인이다.
“아니 밥··· 넌 안먹어?” 당황한 백현이 종인에게 묻자, 종인은 되려 알수없는 미소를 띈 채
백현의 팔을 끌고 학교 건물 뒷편의 작은 비밀장소로 갔다.백현도 학교를 다니며 처음보는 장소였다.
학교에 이런곳도 있었나 하며 주위를 얼떨떨하게 대충 둘러보았다.
뒷편의 그늘진 작은 자리였지만 그래도 사람 열명정도면 바글바글 할것같은 넓이였다.
지붕은 키 큰 나무들로 덮여있어 더욱 어두컴컴 했다.
종인은 그런 백현을 보며 물었다.
“너··· 눈 이야기 라고 들어봤냐?”
*
백현이 종인의 발밑으로 나뒹구기까지는 체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숨이 가쁜지 콜록이며 몸을 부여잡고 쓰러져있는 백현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백현은 그런 자신을 보며 미친듯이 웃고있는 종인을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그렇게 노려보면 더 놀아주고 싶잖아” 종인이 말을 끝나자 마자 백현의 머리를 움켜쥐어 들었다.
“내가 한 얘기··· 잘 새겨 들으란 말이야”
“미..친놈 역겨워. 처음봤을때 부터 그랬어 니새끼는···”
종인은 백현의 머리를 놓고는 그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짝- 하는 소리가 몇번이고 울려퍼졌다.
“쫑알쫑알 말이 너무 많아” 종인은 손으로도 부족했는지 그에게 미친듯이 발을 굴렀다.
비명소리도 제대로 못낸 체 그저 바닥에서 그의 발에 뒹굴고만 있는 백현이 종인은 더욱 짜릿했고
그런 그가 너무 좋았다.“그래, 그렇게 밟혀야지. 미친듯이 밟혀야 눈이지”
종인은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눈에는 경멸의 눈빛이 가득 흘러 멈쳤다.
“새하얗기만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남들눈에는 예쁘게 보이겠지,
근데 미안한데 어쩌나? 나는 죽도록 싫어. 그러니까 내눈 앞에서 죽어, 사라지라고 녹아 버리라고!”
종인이 숨도 제대로 못쉬며 헉헉거리는 백현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의 발길질이 멈추자 백현의 몸이 움찔움찔 거린다.종인은 그런 백현에게 다가가 앉아 귓가에 속삭였다.
“왜 하필 너냐고 물었지?”
백현의 눈동자의 점점 초점이 흐려져갔다.“니가 내 발앞에 떨어졌으니까”
점점 그의 숨소리가 작아져갔다.흐려진 눈동자에 서서히 어둠이 내려왔다.
“난 새하얀게 너무 싫거든,어차피 밟힐새끼들인데 예쁨받아서 뭐해”
점점 백현을 덮쳐오는 어둠사이에서 하나 둘 하얗고 작은 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은 말이야··· 밟혀야 돼, 내 발앞에 떨여졌을땐 더더욱.”하며 한번더 백현의 배를 걷어차는 종인이다.
“어차피 더러워질 것들인데··· 안그래?”
말을 마친 종인이 그 하얀 빛들을 무심하게 밟고 지나쳤다.
백현의 눈앞에는 온전한 어둠만이 가득했다.
그 어둠들 위로 다시 하얀 눈들이 내려왔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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