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살아있다는 게 뭔지 알아요?
종인은 말하며 찬열의 뺨을 쓸었다. 바람 냄새가 났다. 종인에게는 자살 충동과 방랑벽이 있었다. 자신을 만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렇다고 했다. 찬열은 종인의 두 눈망울이 애처로워 그를 거두어 사랑했다. 종인을 사랑했다. 사랑해서 그를 거두었다. 형, 목소리는 자신처럼 낮은 듯 하면서도 은근한 하이톤이었다. 목소리에서도 바람 냄새가 났다. 꼭, 금방이라도 어디 떠나버릴 것 같아서, 찬열은 종인을 더 사랑하기로 했다.
" 나한테는, 그게 형을 만난 거야. "
" 그런데. "
나는 이미 죽어 있네.
내가 형마저 죽이면 어떡하지?
내가 더 사랑하면, 네가 떠나지 않을 테니까.
종인은 찬열의 뺨이 움푹 패인 것을 알았다. 종인이 며칠 전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종인을 기다리기만 했다. 퀭한 눈을 본 종인은 밝던 찬열이 자신에게 물들어 수척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미안해요, 나지막히 속삭이는 종인을 향해 찬열은 고개를 저었다.
" 내가 더 사랑할래. "
" 내가 더 아플래. "
내가 더 사랑하면, 내가 더 아프다면,
네가 아프지 않을 테니까.
찬열은 자신이 종인을 사랑하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를 더 사랑하고 싶었다. 너무나도 사랑해서, 더 사랑할 수 없을 때까지. 그와 자신의 살과 뼈가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우리 두 사람의 영혼이 살아있을 때까지. 우리, 더 사랑할 수 없을 때까지, 어쩌면 영원히.
" 사랑해. "
" 사랑해요. "
젖은 두 입술이 입을 맞추었다.
바람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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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