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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좋아요?
written by.좋아요
01
내가 많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다. 과외 선생님인데, 너무 훈훈해서 인기도 더럽게 많다. 아니 카페에 갔는데 곱게 커피나 마시고 집에 들어갈 것이지 전화번호는 왜 따?
아니 길을 가는데 그냥 가면 될 것이지 전화번호는 왜 따. 독서실에서는 공부만 할것이지 연락처는 쪽지로 왜 남겨놔? 나만이 아니라 왜 선생님이 웃으면 다 반해?
아니 근데 아까부터 이 사람이..웃으면서 전화번호 따인 썰을 나한테 또 왜 풀어놔. 사람 염장지르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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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궁금해요. 안 물어봤어요."
"응, 알아."
"와 선생님 가만 보면.."
진짜 꼭..흘리듯 먹힌 내 말을 들으려 눈을 인형처럼 동그랗게 뜨고 귀를 기울이는 선생님의 모습에 넋을 놓고 있다가,
선생님이 피식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해동 될 뻔한 나는 금방 또 얼음이 된다.
"꼭 여우같아."
"뭐어? 너 혼날래? 안 되겠다. 이리와."
내 손을 덥썩 잡아 입으로 가져가길래 아 물리나보다. 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계속 있어도 아무런 반응도 없길래 살짝 눈을 떠보니..
왜 또 선생님 혼자만 웃겨 죽어. 내가 인상을 쓰자, 같이 인상을 찌푸린 선생님이 그대로 내 손목에 입술을 묻고는 금방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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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나 선생님 진짜 선수예요?"
"인정."
"인정은 무슨.."
이 선생님이 진짜 작정하고 미치셨네. 원래 이런 사람인줄 내가 몰랐지만..아니 이렇게 당돌해? 아닐텐데..
잔뜩 속에서 타오르는 열기때문에 문제집에만 고정하고 앞은 절대 쳐다도 안봤다.
그러다가 불쑥 내 팔목을 만진 차가운 손에 화들짝 놀라서, 나는 바로 선생님을 째려봤다.
"아 미안, 미안해요. 너 놀리는 거 왜이렇게 재미있어."
"아 선생님 차갑잖아요! 왜 자꾸 방해해요..확 엄마한테 말할까요?"
"여기 우리집인데 바보야."
"자꾸 이럴래요?!"
손사래를 치는 선생님의 모습에 웃음이 삐죽삐죽 튀어 나왔다. 선생님은 왜 귀엽냐. 그러다가 선생님의 손으로 눈을 옮겼는데 물병에 맺힌 물방울들을
손에 잔뜩 묻힌 손이 새빨갛다. 특히 손끝이 추워 보여서 나는 홀린듯 내 손으로 선생님의 손가락을 움켜 쥐었다.
"..뭐해요..?"
"어..선생님 손이 추워보여서. 되게 빨갛다."
"너 가져."
뜬금없는 민석쌤의 말에 어리둥절해서 쳐다봤더니, 선생님은 특유의 입동굴을 만들어가며 활짝 웃었다.
그러다가 입을 열듯 안 열듯 머뭇거리던 선생님은 무안 해졌는지 계속 웃기만 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옅은 한숨 뒤에 따라온 말은,
"..가져가서 니가 맨날 그렇게 해주면 좋겠다."
"혹시 지금 그거..고백 맞죠?"
"음, 아마도?"
"무슨 고백을 그렇게 멋대가리 없이 해."
"내가 못살아.."
내 말에 얼굴도 귀도 붉어진 민석 선생님이 귀여워서, 나는 실눈을 뜨고 입술을 내밀어 오구오구 그랬어요? 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나를 보고 결국 웃음이 터진 민석 선생님은 슬금슬금 내 옆으로 와 붙어 앉는다. 내가 말없이 웃기만 하자 진짜 애가 탔는지,
민석 선생님은 너 정말 대답 안 해줄거냐며 그 특유의 말투로 다정하게 묻는다.
선생님은 꼭 주눅 들거나 자신이 없을 땐 항상 나에게 존댓말을 섞어 쓴다.
"싫어요."
"그럴 줄 알았어요.."
"선생님 다 가질거야."
내 낯간지러운 말에 꼭 한 대 맞은듯한 얼굴을 한 민석 선생님 때문에 갑작스레 웃음이 터진 나는 배를 부여잡고 킥킥대며 웃었다.
그리고 그렇게 내가 방심한 사이 얼굴을 가까이 한 선생님에 나는 놀란 얼굴로 숨조차 쉬지 못하고 가만 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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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로 혼나볼래."
"...선생님.."
"어?"
"..아 선생님 저는 사실..아직 어리고..또..."
나는 잔뜩 긴장해서 온통 하얗게 변한 머릿속에 자꾸 더듬대며 바보같이 말했다.
그리고 특히 선생님은 말하고 있는 내 입술하고 눈을 번갈아 가면서 애틋하게 쳐다봤다.
오히려 내가 덮칠뻔했다.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심각하게 뛰는데 정말 이러다가는 죽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또..아직 마음의 준비가..."
"......"
"....?"
풉..? 내가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오들오들 떨면서 말하는데, 감히 웃어?
그것도 내 얼굴에..이런 씨 침까지 튀겨 가면서?!
"장난이야. 누가 이렇게 이뻐?"
"...허."
"너 건드리면 나 큰일 나는거 알잖아요. 철컹철컹. 알지?"
"모르겠는데요. 됐어요..저리 가요."
내 퉁명스러운 반응이 웃겼는지 어쩔 줄 모르겠다느 얼굴로 그 빨간 손을 흔들어 대는 민석 선생님에 웃음이 또 피실피실 새어나왔다.
그때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내 고개는 갑자기 휙 돌아가 버렸다.
따뜻하고 촉촉한 무언가가 내 입에 도장을 찍고 떨어졌다.
"여기까지. 이제 안 건드릴게요."
"..선생님."
선생님은 웃으며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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