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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이 자고 있는 줄 알던 현수가 몰래 건낸 고백을, 깨어있던 와중에 듣게 된 소준은 정신이 얼떨떨하다.
한번도 현수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 해 본적이 있나? 항상 현수는 좋은 친구였던걸가?
현수가 병실을 나서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소준이 머리칼을 마구 헝클었다.
…분명 깨어있었으니까 꿈은 아닌데. 진짜 날 좋아하나? 나 남자인데?
*
윤소준, 너 내가 많이 좋아한다.
*
분명히 윤소준을 많이 좋아한다고…그랬는데.
소준이 생각을 정리하지도 못했건만, 야속한 현수는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와 깨어있는 소준에 흠칫 놀란다.
어, 언제부터 깨어 있었어?!
나? 바, 바. 방금!! 지금 딱 일어났는데, 현수 니가 딱! 들어왔어!
너 되게 잘 자더라, 남의 병실에서.
나 때문에 못 쉬었어?
대신 너 자는건 실컷 구경했다.
근데, 현수야…너 좋아하는 사람있어?
말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던 소준의 입술이 달싹임 끝에 열렸다.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현수의 가슴깨의 브로치만 응시하는 소준에 현수가 이상함을 눈치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