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W.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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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엄마...'
'....'
'ㅇ,아빠...?'
'.....'
말이... 없다.
딱딱하다.
차갑다...
무언가가 잘못됬다...
'ㅇ,엄마..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아빠도, 아..빠도 좀 뭐라고 해봐...흐으...'
방 안의 공기가 차갑게 변해간다.
방에 있는 사람은 총 3명.
하지만 숨 쉬고있는 사람은 나 하나.
'흐으...엄마... 안돼.. 흡..죽지마..'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최소한 한 명이라도 살아남아야 했었다.
내가 지금 이런 증상을 가지게 될것을 조금더 일찍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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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또.. 그 꿈이었다.
오늘로서 10년째..
10년전 내가 15살이었을 때..
하교 후 집에 도착해 벨을 눌렀다.
반응이 없었다.
또 다시 벨을 눌렀다.
왜 안열리나 싶었다.
엄마가 항상 비상시에 가지고 다니라던 열쇠.
그 것으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나를 반기는건
밝고 화사한 우리 엄마와 자상하고 멋진 우리 아빠가 아닌....
썩은 내를 풍겨내며 혀를 길게 내뱉은, 손 끝과 발 끝이 서서히 썩어들어가던,
더이상은 이세상 사람이 아닌 시체 두 구였다.
더이상은 이렇게 가만 둘수가 없다.
세상과 단절한지 3년째.
간간히 친한 소꿉친구 호원이가 놀러와 살림살이를 챙겨주곤 했다.
오늘은 내가 나설 때가 된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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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현이라고 해요. 잘부탁드려요."
"..이성열...입니다."
"성열씨,증상이 어떻게 되죠?"
"계속 같은 꿈을 꾸고있어요.."
"악몽..인가요?"
"네..그리고,외부와 단절을 한지 꾀 됬습니다."
"몇 년만에 나온건가요?"
"..10년이요."
"흠...10년이라.. 꽤나 오랜 시간동안 고립되어왔군요. 그동안 생계는 어떻게 꾸려나갔죠?"
"소꿉친구가 도와줬어요."
"세상과 단절한 이유... 알수 있을까요?"
"...제가 15살 때...."
"편하게 말씀하셔도 되요.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죠. 우리 둘만의 이야기로 묻어가요."
"...하교후에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부모님이... 자살하셨어요"
"...한창 사춘기 때에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 뒤로 그 어느 누구와도 연락을 끊었어요."
"소꿉친구를 제외하고..?"
"네.."
"....성열씨의 증상은... 아마도 우울증이 아닌가 싶네요."
"우..울증이요...?"
"성열씨는,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걸 생각해 본적 없나보죠?"
"...전..몰랐어요.."
"조금.. 심각한 것 같네요."
"심각하다니요..?"
"성열씨같은 경우라면, 좀 더 지켜보고 상담을 장기적으로 해야할 것 같아요."
"..."
"어디보자... 매주.. 화요일, 금요일 마다 시간이 비네요. 그 때마다 상담 받으러 오세요."
"화요일..금요일..화요일..금요일.."
"잊지말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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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야..."
"남우현,요즘 연락이 없다? 그래, 무슨일인데 전화했어?"
"나.. 좋아하는 사람 생긴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 남우현,너가?"
"응.. 오늘 환자들 중에.."
"너같이 깐깐한 애가 왠일로 여자를 먼저 좋아하냐? 그건 그렇고, 환자면 정신적으로 뭔가 문제 있는거 아냐?"
"있어.. 우울증이야,증상이 좀 심각해.."
현재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국립서울병원에서,
자세히 말하자면 국립서울정신병원에서 2년째 근무중인 정신상담의사이다.
오늘 상담을 하러 온 이성열이라는 남자..
문을 열고 들어올 때부터 내 심장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런 감정이.. 오랜만이었다.
낮설게 느껴졌지만, 왠지 거부하면 안될것 같았다.
그의 가슴아픈 사연을 듣고 장기적인 상담을 권유했다.
나로서는 상담을 목적으로 하는 것, 하지만 이번만큼은 상담이 목적이 아닌
그와의 친분, 작고 소박한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목적임은 분명했다.
그동안 밀린 일 때문에 전화통화를 자주 하지 못했던 성규에게 연락을 했다.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다고..
전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그에게는 아무 연관이 없었다.
다만 나에게만 꽤나 중요한 일이었던거다.
있지, 성규야....
난, 내가 널 좋아한다고 굳게 믿었거든..?
그렇게 3년 이란 세월을 보냈는데, 오늘 처음으로 너보다 더 끌리는 사람을 만났어..
뭐랄까..
그사람의 아우라가 무척이나 달콤했거든.
너도 알잖아.. 나 달콤한거 좋아한다는 걸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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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시험이 월요일인데 짬내서 심장졸이며 엄마 몰래 만든 작품입니다.
시험성적을 투자했으니 읽은 독자들은 댓글을 다는 시간을 투자해주셔야 정당방위겠죠?
반응이 좋았으면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