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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로맨스 03 "순간 긴장했던게 한순간에 풀려버려서 그런거야. 곧 일어날거야." 준면의 말에 찬열은 한숨을 쉬며 마른 세수를 했다. 여자도 제대로 업어본적 없는데 초저녁에 남자애를 업고 병원까지 왔으니. 갑자기 픽 하고 기절해버리니 뭐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찬열은 고개를 돌려 경수가 누워있는 병실 침대를 바라봤다. 저 아이는 뭐가 그렇게 서러워서.. "그런데 쟤 몸에 상처 장난아니더라" "뭐?" "온 몸이 멍투성이야. 특히 복부쪽이 심하고. 혹시 몰라서 ct도 찍어봤으니까 결과 기다려봐야할꺼같고. 멍도 보니까 다 아물기도 전에 다시 폭행당하고 그런거같더라. 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폭행한거라고 보긴 어렵고. 그냥 추측인데 동급생한테 당한거같아. 너 거기 구역 아니냐? 니 그런 일 하잖아." 찬열은 벌떡 일어나 경수앞에 섰다. 찬열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넋놓고 보고 있던 준면은 이어지는 찬열의 행동에 경악하고 말았다. "이 미친놈아! 뭐하는거야?" "말리지 말아봐." "야, 얘 미성년자던데 니 이러면 성추행이야! 어디서 환자 옷을 벗겨?" 톡,톡 하나 둘 병원복의 단추를 여는 손을 준면이 급하게 막아봤지만 의사가 어찌 경찰 힘에 당할 수 있나. 도대체 의도를 알 수 없는 행동에 준면은 헛웃음밖에 안나왔다. 이거 이혼당하더니 제대로 미쳤고만? "씨발 이게 다 뭐야" 찬열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이게 학생몸이야? 경수의 몸 곳곳에는 푸르뎅뎅하다 못해 붉어져버린 멍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될 동안 그 구역 담당놈은 뭘하고 있던거야? 멍든지 얼마 안되보이는 어깨를 살짝 만지자 꿈쩍 않고 누워있던 경수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정말 경찰로써, 특히 청소년 범죄를 맡는 형사로써 화나고 분통하고 미안하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찬열은 경수에게서 몸을 돌렸다. "야, 아무리 화나도 다시 옷은 채워줘야지 미친놈아." "니가 좀 채워줘. 나 잠깐 서 좀 갔다올게." 굳게 굳어버린 찬열의 표정에 준면은 어버버거리면서 찬열이 나가는 장면만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저 새끼 왜 이렇게 오버야. 다시 경수에게로 고개를 돌린 준면은 한숨을 푹 쉬면서 침대로 다가갔다. 그래 내가 채우지 뭐. 얜 의사고 난 환잔데 이상할게 뭐있어. 윗단추부터 하나하나 단추를 채워줬다. 그래 친구 잘못만난 내가 등신이야 등신. 난 이제 김등신이다. "지금..뭐하시는거에요?" "...응? 깼니?" 제..제 옷 벗기신거에요? 어느새 깨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경수에 준면은 식겁했다. 아니야! 아니야! 손바닥이며 고개며 세차게 흔드는 준면은 지금 발까지 흔들고 싶었다. 내가 아니야 내가 벗긴게 아니라고!! 난 그냥 잠궈주려고만 했단말이야! 이렇게 말하고 싶어도 친구놈 이미지가 있으니 그렇게는 말 못하고 환자분 몸 좀 볼라고요. 저..의사잖아요. 라며 싱긋 웃는 얼굴에 경수는 준면에게서 몸을 멀리했다. 준면은 울고싶은 마음을 감추며 경수를 향해 순수한 의사의 눈빛을 날렸다. 박찬열 니 오기만 해봐, 아주. . . . . . . "하...흐...반장님!" "어, 박형사!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헥헥대면서 달려왔어?" "하...하..대정남고 담당형사가 누구죠?" "대정남고? 거기 A구역아닌가? A구역이면 이정태형사지." 찬열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급하게 반장실을 빠져나갔다. 저거 하나 물어보겠다고 저렇게 달려온거야? 반장은 혹시 자기를 위해 뭐라고 사왔을거라 기대한 자신을 질책했다. 그래 내가 뭘 기대했냐. 반장은 자신의 서랍에서 수첩을 하나 꺼내더니 또박 또박 글씨를 적어내렸다. '박찬열 -1점' 이래서 후배놈 하나 키워봤자 쓸모가 없다는거다. "대정남고? 아...아!! 대정남고? 알지!" "거기 애들 어때?" "거기 애들? 아..아주 좋지!! 어? 그 학교 학교폭력 없기로 유명한 학교잖아." 학교 폭력이 없어? 찬열은 꾹꾹 할말을 누르고 되물었다. 그래 언제까지 이렇게 나오나 보자, 이정태. "야, 그러면 내가 거기 맡으면 안되냐?" "뭐?" 당황하는 것 좀 봐라.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다. 심증에 불과하지만 이쯤 되면 확실하다. 대화의 우위를 잡은 찬열은 사람좋은 미소를 보이며 어짜피 학교폭력도 없는 곳 내가 맡을게! 너는 구역도 줄고 얼마나 좋냐? 하며 정태의 등짝을 쳤다. 은근히 감정이 담긴 찬열의 손맛에 정태는 나오려는 비명을 꾹 삼키고 찬열을 바라봤다. 이 새끼 갑자기 왜 이래? 왜 갑자기 찾아와서..남의 돈줄을 끊으려드는거야. "아이, 됐어 임마...내 구역은 내가 책임져." "학교 폭력이 없으면 뭐 관리할 필요도 없잖아. 그럼 내가 관리하나 니가 관리하나 아니야?" "아이 됐대도..." "왜 싫은건데? 혹시...돈이라도 받나?" 아니!! 내가 무슨 도..돈을 받아!! 그렇게까지 하고싶으면 니가 맡던가! 당황한듯 소리 질러대며 화내던 정태는 결국 찬열에게 그 구역을 넘겨준다는 말을 해버리곤 자리를 벗어나버렸다. "이젠 진짜 다 가만 안놔둔다." . . . . . 종인은 한동안 경수의 가방과 신발이 놓인 그곳에서 정신을 놓았다. 눈 앞이 자꾸 흐물해졌다. 정말, 자신이 오해한것이길 바랬다. 그저 혼자 맘대로, 멋대로 생각한 거라고. 난 그저 아무도 경수를 좋아하질 않길 바랬다. 그냥 나만, 나만 그 아이를 좋아하고싶은 어리석은 마음이 일을 이렇게까지 만든것이다. 몇번이고 오열하고 눈물만 흘리던 종인은 풀려버린 다리를 간신히 부여잡고 일어섰다. 경수 부모님께 알려야돼, 어서. 한강 도로변에 놓인 경수의 가방과 신발을 짐칸에 묶고는 경수의 집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학생! 지금 어디에요?" "저 집에 가고있는데요? 근데 누구세요?" -"뭐? 김준면 이 개떡같은놈이. 그 몸으로 무슨 집엘 가요? 얼른 다시 병원으로 안와요?" "누구시길래 그래요. 저 진짜 괜찮은데." 병원에서 입원하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뿌리치고 병원을 나왔다. 의사선생님이 이상한 것도 이상한거였지만 사실 정신을 잃기전 상황이 다 떠올라버렸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난 그런 말을 한걸까. 두 볼을 톡톡 쳐대며 병원을 나온 경수는 자신의 가방이 없음을 눈치챘다. 내 가방이 어딨지? 생각해보니 신발도...병원 슬리퍼였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부끄러웠다. 어떻게든 되겠지. 집으로 가던 걸음을 재촉하던 경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목소리를 들으나 얘기를 들으나...이 사람 백퍼센트 다리에서 날 구해준 사람이다. 부끄러워서 모르는 척은 하는데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학생, 내가 학생 입원시키느라 번호랑 집 주소 싹 알아봤거든요? 가만히 있어요, 내가 데릴러갈테니까" 이 말을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 찬열에 경수는 자리에 멈춰서 두 눈두덩이를 꼭- 눌렀다. 고민할때 나오는 경수만의 버릇이었다. 어쩌지. 그 남자 진짜 여기까지 올 기세인데? 아아아아 미치겠다. 그 자리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만 반복하던 경수는 콩콩 다리를 굴렸다. 집앞에서 만나는게 제일 이상한데...아 그런데 여기 가만히 있으면 내가 기다린거같잖아? 답답하다 답답해. "...도경수?" 경수가 혼자 내적갈등이란 내적갈등은 다 하고 있는 사이에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가 경수를 불렀다. 목소리의 주인을 따라 고개를 돌린 경수는 놀란 표정으로 종인을 바라봤다. 김종인이...이 시간에 여긴 왜 있는거야...? "너....너..." 말이 나오질 않았다. 도경수가...살아있다. 그래, 내..내가 오해였다. 과대망상이었다. 경수의 집으로 가던 중 경수와 비슷해보이는 사람에 자신도 모르게 뒤돌아왔다. 도경수가 맞다!! 도경수가 맞아! 가로등 불빛 아래서 더 선명해지는 경수의 얼굴에 종인의 얼굴에는 감출수 없는 미소가 흘러나왔다. "다행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경수에게 한 걸음 다가간 종인에 경수도 같이 한 발짝 물러났다. 겁에 질린 눈빛의 경수를 보자 종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가방이랑 신발. 다리에서 주웠어. 가방과 신발을 매어뒀던 끈을 풀어 경수에게 내밀었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마워...라고 말하는 경수에 종인은 아랫입술을 잘근 물었다. 웃는 모습을 보고싶었다. 웃어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겁에 질려있는 아이를 보니 종인은 복잡미묘한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한걸까. "하...하..씨 여깄다!! 학생!!" 둘 사이에 어색한 기류가 흐를 때 이를 깨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경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올것이 왔구나. 라며 시선을 피했다. "학생 누가 가래요? 그리고 신발은..뭐야 병원 슬리퍼 신고 나간거네. 누가 맘대로 나가래요, 누가?" "저 진짜 괜찮아요." "웃기네 아까 몸 보니까 완전 상처투성이더만" 제 몸 본거 의사선생님말고 그 쪽도 본거에요? 발끈해서 화를 내는 경수 옆에 종인의 표정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지금 누가 누구의 몸을 봐? 저 남자 정체가 도대체 뭐야? 다른 대화는 하나도 안들리고 도경수의 몸을 봤다는 그 말만 귀에서 떠돌았다. 어떻게 도경수의 몸을 볼 수가 있지? 어떻게 도경수 몸을 봐? 종인은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곤 경수와 대화하는 남자를 노려봤다. 그 키 큰 남자는 종인의 불꽃같은 눈빛에도 아랑곳 않고 경수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하여튼 그 몸으로 어딜가요? 일루와요. 경수의 손목을 잡은 찬열에 종인의 다리가 움찔했다. 진짜 자기도 모르게 저 손 쳐낼뻔했다. 어디서 지금 함부로... "아..." 저릿한 손목에 경수는 신음을 내뱉었다. 찬열은 이내 인상을 굽히더니 경수의 소매를 거뒀다. "손목은 또 왜이래." "아무 것도 아니에요." "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내가 아까 옷 벗겨서 본 그.." "씨 그만 안해요?" 자꾸 자신을 놀려대는 듯한 찬열에 경수는 이제 헛웃음까지 나왔다. 남 옷벗긴게 지금 자랑인가 저 변태는. 이런 변태한테 내가 그런 말들을 했다니. 경수는 지금 당장 머리채를 쥐어뜯고싶은 생각 뿐이었다. 둘의 대화를 유심히 보던 종인은 이내 자리를 벗어났다. 야, 쟤 가는데? 경수의 이마를 톡톡 가볍게 치며 말하는 찬열에 경수는 종인을 보며 어색하게 잘가..고마워...라며 인사했다. 그런 경수에 종인은 아무반응없이 고개를 돌리고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그 남자에게 보였던 웃음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도경수가 웃었다. 나한텐 한번도 보여준적 없는 웃음을..그 남자에게 보여줬다. 경수를 찾았다는 기쁨은 잊은 지 오래, 지금 종인은 그저 질투심에 불타오를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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