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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성열/우현] 힐링이 필요해06 (完) | 인스티즈

[인피니트/성열/우현] 힐링이 필요해06 (完)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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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으로 오는 내내 오직 성열에 대한 걱정만 가득했다. 피를 많이 흘려 창백해진 얼굴에 힘없는 손까지 하나하나 내겐 너무 충격이었다. 니 말대로 오늘 어디 놀러갈 걸 그랬어. 수술실 앞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내가 더 빨리 나왔으면, 그러면 성열이도 무사하지 않았을까? 양 손을 들어 머리를 감쌌다. 오늘 진짜 성열이가 좋아하는 거 잔뜩 해주려고 했단 말이야. 처음 보면 밝게 웃으면서 팔짱 끼고, 칭찬도 해주고, 헤어질 땐 사랑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괜찮아, 기다려보자. 응?”



아니 안 괜찮아.

바로 달려왔는지 옆자리에 앉아 가만히 어깰 감싸 토닥여주는 손길에 울컥했다. 잠깐 진정됐던 내가 위로의 한마디에 또 무너져버렸다. 가만히 토닥여주기만 하던 우현이 내가 진정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천천히 말을 꺼내는 우현의 얘기에 집중했다. 알고 보니 나보다 먼저 사고 소식을 들었다고. 화해하고 난 뒤, 정말 예전처럼 잘 지냈던 건지 마지막 통화기록은 우현이었고, 소식을 듣자마자 나에게 바로 전화했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들어도 달라질 건 없었다. 우현은 보지 못했던 사고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렇게나 많이 다쳤는데 정말 괜찮을까. 나만 그대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그 곳에서, 주저앉아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손을 조심히 잡아도 금방 부서질 것 같아서. 그만큼 성열은 너무나 위험해 보였다.





**





“이거 받아. 성열이가 너 주려고 산 목걸이래.”



사고 당일 병원 수술실 앞에서 한참을 우현에게 안겨 울었다. 그리고 끝에 들려온 소식은 또 한 번 날 무너지게 만들었다.



모든 장례 절차가 다 끝나고 멍하니 서 있는 내게 우현이 다가와 건네준 건 목걸이였다. 길가에 팔던 목걸이는 아니었지만 더 예쁘고 맘에 들었다. 손바닥 위 목걸이를 찬찬히 훑었다. 내가 그에게 뭔가 해주려고 했던 것처럼 그 역시 나에게 이걸 주려고 했구나. 또 한 번 울컥거리는 걸 애써 누르며 웃어 보였다. 거울 앞에 서서 목걸이를 걸고 심호흡을 했다. 앞으로 이거 진짜 소중하게 다뤄야겠어.



“괜찮아?”


“아니, 안 괜찮아.”



활짝 웃고 있는 성열의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힘겹게 뒤돌아섰다. 납골당을 나서는 내내 우현과 난 아무 말이 없었고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우현에게 인사도 없이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성열아..”


“우와. 목걸이 예쁘다. 저거 사길 잘했네.”



꿈이야, 이거.

밤새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을 때, 어두웠던 눈앞이 점점 밝아지더니 성열이 웃고 있었다. 그토록 그리웠던 성열이 앞에 서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멀어지는 그에 제자리에 멈춰 멍하니 쳐다봤다. 하얀 옷을 입은 성열이 내게 손을 내밀었다. 마지막으로 봤던 그 손은 정말 살짝 닿아도 부서질 것 같았는데. 조심스레 뻗는 내 손을 덥석 잡아버린 성열이 어디론가 데려갔다.



“여기 예쁘지? 너랑 꼭 같이 오고 싶었어.”


“응, 예쁘다..”



그리고 또다시 날 어디론가 이끌었다. 예쁜 꽃들이 핀 곳을 지나 눈앞에 나타난 건 바닷가. 귓가에 잔잔히 들리는 파도소리가 기분이 좋았다. 너무나 생생히 들리는 소리에 그만큼 기분이 묘하기도 했다. 언젠가 바닷가도 같이 와보고 싶었다며 웃던 성열이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내게 말했다.



“이제 그만 가봐야겠다.”


“벌써?”


“응. 밥 잘 먹고, 아프지 말고. 알았지? 그 때, 너 급하게 집에 데려다준 날 기억해?”



고갤 끄덕였다. 웃으며 내 머릴 쓰다듬어 주던 성열이 내 볼에 살짝 뽀뽀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너 데려다 주고 이 목걸이 받으러간 거야. 뒤집어 보면 너 이니셜 있거든.”


“성열아..”


“이제 진짜 가야겠다. 남우현이랑 너무 붙어 있지 말고, 질투 나니까. 아 장난이야.”



마지막까지 그다웠다. 그리고 정말 헤어지기 싫은 듯 꼭 잡은 손을 내려다보다 슬며시 손을 놓고 다시 한걸음씩 멀어져 갔다. 똑같이 한걸음 다가가면 또 한걸음 멀어져 좁혀지지 않는 거리에 손 뻗어 잡아보려 했지만 잡히지 않았다. 울먹거리는 내게 울지 말고 잘 지내란 인사를 끝으로 그렇게 성열이는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익숙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





아침부터 시작된 비가 그치지 않고, 오후까지 이어졌다. 가만히 창가에 앉아 밖을 내려다보다 때마침 지나가는 하늘색 우산에 시선을 빼앗겼다. 너를 처음 만난 날처럼 똑같은 하늘색 우산.


정신 차려보니 어느 덧, 그와 처음 만난 공원 입구 앞에 서 있었다. 한 손엔 당연하듯 그가 준 하늘색 우산을 들고 습관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렇게 널 찾으면 웃으면서 나타날 것 같아서. 미련을 버리지 못 하는 이유 중 하나일까.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그를 비가 오는 날이면 이렇게 찾았다.



“벌써 가을이네.”



지난 몇 달 동안 많이 힘들었다. 아직도 이렇게 그를 잊지 못했고, 마치 짧고 강하게 기억에 남은 아련한 첫사랑과도 같은 그와의 시간들이 날 그 시간 그대로 머물게 만들었다.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했던 성열의 죽음에 결국 사표를 냈지만 우현은 받아들이지 않고, 휴가를 주었다. 그리고 이제 일주일 후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가야했다.



“어딜 갔다 이제 들어와. 또 거기 갔어?”


“응, 넌 왜 왔어. 괜찮다니까. 여자 집에 함부로 들어오는 거 아니야.”



그냥 친구였다.

우현과 난 그저 친구였고, 한번 심하게 아파 쓰러진 날 보고 놀란 우현이 그 뒤로 이렇게 가끔 찾아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었다. 이젠 놀라지도 않을 만큼 익숙하게. 처음엔 거절했던 나도 어느새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식탁에 앉았고 우현은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이처럼 특별한 일없이 흘러가는 일상 중에 이성열, 딱 너만 없었다.



“살 많이 빠졌네. 좀 많이 먹어, 오늘은 하나도 남기지 말고.”


“잔소리할거면 그냥 나가.”



무미건조한 대화 속에 나름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 꿈에서도 사랑한다고 말 못해줬네? 왜 입이 떨어지지 않았을까. 또 만나면 그 땐 정말 말해줄 수 있는데 왜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 거야. 매일 그의 생각에 하루를 보내도 끝내 나타나지 않는 너를 이젠 정말 깨끗하게 보내줘야 할까. 여전히 반짝이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렸다.



“어, 비 그쳤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그치고 길가를 지나가던 많은 우산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찾지 않을 하늘색 우산을 떠올리다 창문을 닫았다. 얼른 와서 마저 먹으라는 우현의 잔소리에 무거웠던 마음이 잠깐이지만 가벼워진 것 같았다. 전과 다름없이 대해주니까.





**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가 만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됐을까. 나는 지금 우리가 틀어지기 시작했던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나는 여전히 니가 필요하고, 널 원한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 아낌없이 다 주고 싶어. 하지만 이젠 그럴 순 없잖아.



성열아, 사랑해.

이렇게 마음속으로라도 말하면 너에게 닿을까.





October rain, 젖은 바람 냄새

October pain, 아파했던 우리

힐링이 필요해 난 니가 필요해

But it's too late, 늦어버렸어

It's too late, 되돌리기엔

이미 엎질러진 물이 돼버린 너

그대를 빼앗긴 맘

시간의 길을 드라이브해

기억의 끝을 달려가

나를 고치고 싶어

(힐링이 필요해-윤건 中)









-

아 드디어 끝이다ㅠㅠㅠㅠ 

글이 좀 늘어지다가 갑자기 빨라지고..중간이 좀 맘에 안 들었지만

읽어주신 모든 분들 다 감사해요 ㅠㅠ 

끝까지 끈기있게 애정을 쏟지 못해서 참 아쉽긴한데.. 

다음엔 어떤 걸 올릴지 모르겠지만 재충전 좀 해야겠어요. 

다른 글 많이 읽고 더 업그레이드? 돼서 새로운 걸로 짠! 해야지. 

감사합니당 ^~^



암호닉♥

도끼

텐더

SZ

해프닝

롤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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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도끼입니다
ㅇ..여..열아...ㅠㅠㅠㅠㅠ내일상에열이가..열이가...앙대...!ㅠㅠㅠㅠ현이가옆에서든든히지켜줘서설레고고맙고ㅠㅠㅠ엉엉열아ㅠㅜㅜ스릉해ㅠㅠㅠㅠ아및치겟넹이작가님이도끼맘을들엇다놧다들엇다놧다해잉ㅠㅠ♥

11년 전
돌고래
앜ㅋㅋㅋㅋ본의아니게 그만.. 끝까지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셤 공부도 잘하시고 얼른 주무셔야죠? 고마워요 ㅠㅡㅠ
11년 전
독자2
해프닝이에요ㅠㅠ 열이가 죽다니ㅜㅜㅜㅠㅠㅠㅠ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열아 되살아날순 없는거니ㅠㅠㅠㅠㅠㅠ그렇게죽으면 어떡해ㅜㅠㅠㅠ 목걸이까지 그랗게 남겨주고 가면 미안하잖아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돌고래
ㅠㅠ...처음에 예고한대로 성열이는...ㅜㅜㅜㅜㅜ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11년 전
독자3
열이가 죽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걸이만 남기고ㅠㅠㅠㅠㅠ어어엉 비올때마다 생각나서 우째ㅠㅠㅠㅠ
11년 전
돌고래
ㅠㅠㅠㅠ슬프지만 그만 울어요ㅠㅠㅠ뚝...읽어줘서 고마워요!
11년 전
독자4
5화 보고충격적이어서 바로 완결로왔는데 성열이불쌍해서어커요ㅜㅜ 흑흑 눙물이ㅜㅜㅜ 텐더였습니다 작가님 수고많으셨어요ㅜㅜㅜ
11년 전
돌고래
여리...ㅠㅠㅠㅠ아니에요ㅠㅠ 저야말로 끝까지 읽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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