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을 뒤적거렸다.
분명히 여기에 넣어 놨는데.
보여주려고 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써보고 싶어서 밤새 쓴 편지가 사라졌다.
형한테 들키면 어쩌지.
" 준홍아, 뭐 찾아? "
부르는 소리에 놀라 뒤돌아보니 형이다.
문턱에 기대서 날 쳐다보는 눈길이 설렌다, 계속 저 눈으로만 봐줬으면 좋겠다.
" 그냥.. 형, 여기 종이 못 보셨어요? "
난 못 봤다고 할 줄 알았다.
서랍에 넣어놨는데, 형이 그걸 어떻게 봤을까 싶어서.
" 뭐, 혹시 이거? "
날 비웃는듯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는 입고 있던 옷 안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드는 형을
믿고 싶지 않았다.
" ..줘요, 그거. "
편지를 뺏으려고 달려갔다, 형 쪽으로.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형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 왜, 나한테 쓴 거 아니야? 읽어봐도 되지? "
하지마, 하지마요.
혹시 내가 형을 좋아하는 걸 들킬까 몰라 불안한 마음에 고개를 연신 저었지만
형은 나의 행동엔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써내려간 편지를 읽어나갔다.
" … 이게 뭐야. "
형은 이 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읽었었다, 편지를.
막던 손을 떨어뜨리곤 고개를 숙였다.
형을 볼 자신이 없었다.
" 최준홍, 나 봐. "
올려다보기 싫었다.
" 너 나 좋아해? "
고개를 끄덕였다, 희망이라도 가져보려고.
혹시 형이 나도 널 좋아한다는 소리를 할까 봐.
그렇지만 내 생각과는 달랐다, 역시나도.
" 니가, 나를? "
내 이마가 형의 손가락으로 인해 밀려졌다.
" 집 없는 애 데려와서 키워줬더니 이런 더러운 짓이나 하고 있는거야? "
형은 내 얼굴에 편지를 던졌다.
찢어버리고 싶었다, 나도. 편지도.
"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잖아요. "
울컥해서 목이 메는 걸 간신히 참고 말을 뱉어냈다.
형의 표정이 달라지는게 보인다, 화가 났나보다.
" 내 말이 틀려?
남자가 남자 좋아한다는 게 더러운 거 아니고 뭐야. "
형은 말을 끝마치곤 날 보지도 않고 방을 나갔다.
애초에 편지를 쓰지도, 형한테 마음을 가졌어도 안 되는거였다.
내가 미안, 형.
간단한 상황 설명 |
준홍이는 용국이네 집에 입양되어 온 입양아에요. 용국이네 부모님이 바빠서 준홍이를 대신 키워주다시피 한건데 준홍이는 그런 용국이의 모습에 뭐 설레고 이런.. ㅁ7 번외는 있을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