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부터 우리셋은 친구였다.
그니까 코흘리개 유치원생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물론 대학교는 다 다르다.
종인이는 체육교육과를 갔고 세훈이는 경영학과를 그리고 나는 서양화과를 갔다.
사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는 필요없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셋이 사귄다는 것.
오세훈 김종인 나. 이렇게
그렇다고 오해하지 마시길, 김종인이랑 오세훈이 사귀는 건 아니다.
그니까 내가 오세훈이랑 김종인이랑 동시에 사귄다고.하하
행복할것같지?
개뿔.
마침 대학교 중간고사가 겹쳤다. 그래서 우리셋은 카페에 만나서 공부하기로 했다.
근데 솔직히 무슨 카페에서 공부냐...진짜 난 놀고싶은 마음이 더 컸다.
원래 1학년때는 노는거라고 선배들이 그랬는데...김종인은 끄떡없다.
오세훈과 나는 설렁설렁 책만 훑다가 뭔가 둘다 삘이 통한건지 딴 짓을 하기 시작했다.
오세훈이 앞에 있는 베이글을 떼서 내입에 넣어준다.
그럼 난 또 뭐가 좋은지 병신같이 흐흐 웃는다.
그럼 오세훈은 또 병신같이 흐흐 웃으며 내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겨준다.
그걸 힐끔 본 김종인은 공부안할거면 나 갈게.라면서 우리둘을 야린다.
그럼 또 나는 잔뜩 억울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기 싫은걸 어떡해...'
그럼 김종인은 아이 혼내는 엄마마냥.
'하기 싫어도 해야지. 언제까지 하고 싶은거만 하고살래.'
김종인의 얄미운 옳은말에 나는 잔뜩 상처받은 척 연기.(사실 하나도 상처안받았지만..ㅋ)를 하면서 내 옆에 앉은 오세훈 어깨에 기대면서
한껏 칭얼거린다.
'짜증나,김종인.니가 혼내줘'
'세훈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라면서 다 죽어가는 소리를 하면서 오세훈 어깨에 앵기면 오세훈은 또 뭐가 좋은건지
김종인까지 다 들리게 속삭인다.
'우리 둘이 사이 좋으니까 김종인이 질투한다.그치?'
'다 너 예뻐해서 그런거야.알지?'
'응..그래도 너무 무섭게 말해. 잘 타이르면 나도 마음먹고 할라했어.'
'그래그래 알지...'
라면서 날 더 꼭 안아주는 오세훈을 보며 김종인은 책을 덮고 나를 야린다.
내가 흠칫 놀라자 바로 표정은 풀고 씩 웃는다.
'못 말려.진짜 너'
02.
간만에 휴일,
다들 전날밤의 거사(?) 때문인지 낮 2시가 되어서야 깨어났다.
양쪽으로 한 팔씩 나를 껴안고 있는 놈들을 떼어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더니
김종인이 눈치채고 잠이 깨다 만 목소리 어디가냐고 묻는다.
너네가 껴안고 자서 더워서 잠 다 깼다고 했더니
김종인은 뭘 알고 웃는건지 뭔지 흐흐대며 또다시 잠이 든다.
오세훈이 어제 입었던 검은색 셔츠를 입고 머리를 한쪽으로 느슨하게 묶은 내 모습은 뭐 봐줄만하다.
오세훈의 셔츠가 내게는 많이 큰 편이라 허벅지 중간 윗 까지 오는 셔츠도 마음에 든다.
이제 슬슬 두녀석들도 잠에 깼는지 졸음을 한껏 달고선 내가 앉은 쇼파에 양 옆에 각각 앉는다.
오세훈이 칭얼대면서 말한다.
'배고파'
'근데'
'여보가 맛있는 거 만들어줘'
'꺼져'
나의 단답에 시묵룩해진 오세훈은 김종인에게 다가가 폭 안긴다.
미친새끼...
'그럼 종인 여보야가 세훈이 맘마 만들어 주세효~'
김종인 입에서 섹시한 욕지거리와 함께 그 투박한 손으로 오세훈의 얼굴을 쭉 민다.
'씨발 이 새끼 게이였나봐ㅇㅇㅇ아'
-그냥...세훈이와 종인이 한명만을 고르기 어려운 독자님들을 위한 작은 선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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