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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2 전체글ll조회 1863







사랑해서는 안될 님을 사랑하였습니다.

보고 싶었습니다.

단지 그뿐이었는데, 내 님은 그럴 수 없었나봅니다.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그게 제 사랑법입니다.

그냥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저는 그것이면 됩니다.

태형이 떠났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남자를 사랑하다니, 그것이 말이나 되는 소린가. 정국은 고개를 떨궜다.

허리춤에 달린 검은 오늘따라 무겁기만 했다.


"내 너를 지켜준다 하였거늘 꼭 그래야만 하였느냐."


정국은 높기만한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보고 싶지 않다면 거짓이다. 정국은 속으로 뒷말을 삼켰다.







#



보고 싶다.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다 입을 막았다. 혹여 누가 듣진 않았을까 주위를 둘러보다 아무도 없이 나무만 잔뜩 있는 주변을 깨닫고는 한숨을 내쉰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다 닳아서 신으나 마나 한 헌 짚신을 제 손에 들고 새 짚신을 신으면서도 차오르는 눈물에 태형은 고개를 들었다.


"왜 남자끼리 사랑하지 못하는 세상에 태어났단 말입니까. 이 세상에서 왜 저는 남자이며 내님또한 남자입니까."


결국 태형은 눈물을 떨궜다. 보고 싶었다. 왜 떠나왔을까, 그냥 제 자리를 지키며 혼자 아파할 것을.

결국 바닥을 적셔가는 눈물을 멈출 생각도 하지 못하고 길을 걸었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험한 산속을 하루종일 헤매며 겨우겨우 정상에 올랐다.

내려다본 아래는 매우 아찔했다. 아, 이곳에 몸을 던져 한포기 꽃이 된다면 제가 님의 곁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태형은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제가 이곳에 있는 것을 알고는 계십니까. 제가 이리 무서운 생각을 하며 가시밭길을 건너왔을 때 당신은 무얼 고민하고 계십니까. 원망스럽습니다."


태형은 여지껏 손에서 놓지 않았던 다 헤진 짚신을 내려놓았다.


"제게 이것을 주셨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저는 모든 이겨낼 수 있을거라 믿었습니다. 어떠한 고통도 이겨내고 당신의 곁에 있으려 하였습니다."


근데 당신은 아닌가봅니다. 태형은 자신의 옆에 짚신을 가지런히 정리하였다.


"밑에 꽃이 뿌려지면, 저를 거둬주세요. 그게 제 마지막 청입니다."


저를 발견이나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태형은 몸을 던졌다. 주위는 조용했다. 놀란 새들 몇 마리가 푸드덕거렸다. 그게 끝이었다. 허무하게도.




#




정국은 결국 수색에 나섰다. 나를 잘 따르던 아이가 하나 사라졌다, 정국은 그렇게 일렀다. 며칠 뒤 정국은 태형의 흔적을 발견했다.

곱게 놓여진 짚신에 정국은 슬픔에 휩싸였다. 결국은 나를 떠났구나. 정국은 밑을 내려다보았다.



"내려가야겠다."

"안됩니다. 위험합니다."

"막지 말거라.'


지민은 내려가는 정국을 막지 못했다. 태형은 지민의 친구였다. 정국을 따라가려는 이들을 붙잡았다. 제가 가겠습니다. 지민은 조용히 정국을 따랐다.


"태형아.. 너가 어찌 나에게 이러느냐.."


시간이 많이 흘렀던 것일까, 태형의 흔적은 남아있는 핏자국 뿐이었다. 이곳은 산이다. 깊고 깊은. 정국은 결국 태형을 찾지 못했다.


"나에게 남길 것이 이뿐이었느냐. 정녕 저 짚신 한짝 뿐이었던 것이야.."


지민은 정국을 바라보다 눈을 돌렸다.


"태형의 핏자국 위에 작은 꽃이 있었습니다."


지민의 말에 정국이 고개를 들었다.


"혹여 동물에게 밟힐까 따로 화분에 옮겨두었습니다."


정국은 멍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화사하던 아이가 결국 꽃이 되었구나.."


정국은 눈물을 닦지 못했다. 그저 태형이 있었을 절벽 위를 바라보며 서있을 뿐이었다. 마지막까지 태형을 그저 자신을 잘따르던 아이라고 말을 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무릎을 꿇었지만 여전히 괴롭다. 이 세상에서 자신과 태형은 결국 비극이었다.






+++






독방에 언제 한번 올린적 있는 글이에요!


빙의글하고 힐링글만 올렸었는데 혹시 이런글 싫어하신다면.. 저는 짜게 식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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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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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사극물에새드엔딩이라니...취향저격이네여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보고가요!!!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싫어하다뇨...취향저격당함요.. 사랑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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