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그렇게 민망한 대사를 신나게 외친다음엔 정적이 흘렀다. 뒤늦게 벙쪄있던 성규가 빵 터졌고 발 끝부터 올라오는 쪽팔림은 성규의 웃음소리가 커질때마다 점점 올라왔다. 결국은 민망해져서 머리만 긁적이자 꺽꺽 거리며 웃던 성규가 드디어 숨을 고르고 붉어진 얼굴의 열을 식히고 있었다.
그런건 어디서 배워온거야, 하고 다시 한 번 더 웃음을 터트렸고 그 모습을 보며 웃지마! 하고 소리치는 나도 같이 웃음을 터트렸다. 다행히 기분은 풀어진 것 같았고 자연스럽게 성규의 옆자리로 가서 실실 웃으며 고민있었던거 있었잖아, 레몬사탕먹고 고민 얘기해줘. 하고 사탕 껍질을 벗겨 입안에 쏙 넣어주니 우물우물 거리더니 얘기해도 되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 어, 그냥… 호감있는 사람이 생겼는데, "
" 뭐? "
"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
" 아, 아니야. 계속 얘기해. "
" 그냥 그사람도 나 좋아하나 싶어서, 그것때문에 고민한거야. "
맙소사, 하고 벙쪄있자 그렇게 충격적이냐며 날 툭툭 건들었다. 충격적이다 마다, 누구 좋아할 것 같지도 않던 김성규가 한 사람을 좋아해서 이렇게 낑낑대고 고민까지 한다니. 그렇게 반년동안 친해지려고 별별 지랄이란 지랄은 다 떨었건만 역시나 성규눈에는 그냥 자주오시던 단골에서 친한 단골으로 바뀐것같았다. 내 노력이 이렇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는 없어 하고 벌떡 일어나 안돼! 하고 소리치자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는 성규였다.
" 뭐,뭐야. 뭐가 안돼? "
" 아, 안돼. 너 걔 좋아하지마. "
" 뭐? "
" 아 좋아하지 말라고! 내가 너 좋아하니까! "
다짜고짜 소리지르고서 하는 말이 고백이라니, 다시 한번 얼굴이 펑 하고 붉어지는 것 같았고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한체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미친. 나 이제 어떻게해요, 엄마.
-
실실 웃음밖에 안나온다. 내 옆에는 지금 김성규가 있고 이제 자랑스럽게 애인이라고 칭할수도 있었다.
다짜고짜 고백을 하고서 마구 도망나온 뒤 단 한번도 그 근처를 가지않았다. 잠깐 눈이라도 마주치면 쪽팔려서 쓰러질것만 같았으니까. 그렇게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무슨 약을했는지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그 편의점을 향했다. 이러면 안돼, 안돼 하면서도 걸음을 멈출수는 없었다.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문을 열려는데 아차,싶었다. 쿵쾅쿵쾅 뛰어서 걸음을 옮겼고 뒷쪽에서 딸랑- 하는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 야, 남우현! "
처음듣는 성규에게서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듣자마자 으, 하는 신음이 나왔고 놀랍게도 발걸음이 턱 멈췄다. 뒷쪽에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올수록 심장박동은 점점 커져왔다. 어쩌지, 어떻게 변명하지, 뺨이라도 맞는거 아닌가, 성규가 때리는거면 곱게 맞아줘야하나. 하는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결국 어깨에 손이 턱, 하고 올라왔을때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기분과 동시에 몸을 돌려 미안하다며 눈을 질끈 감았다. 때릴꺼면 빨리 때리지 뭐하는거야, 하고 살짝 실눈을 뜨자 실실 웃고있는 성규 얼굴이 보였다. 으?
" 아오, 일단 들어와서 얘기해. "
웃음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앙 물고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를 멈추지 못하고 내 팔을 붙잡고 질질 편의점 안으로 들어왔다. 익숙한 내 전용 자리에 앉혀버리곤 자기도 그 앞에 앉아버렸다. 그리고 빵 터졌고, 이게 무슨 반응일까 하고 벙쪄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말한 그 말은 가히 놀라웠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수있었다.
" 나도 너 좋아, 멍청아. "
엄마, 나 꿈꾸나봐요.
- 똥글 봐주셔서 감쟈! 분량 짧은건 어쩔수 음슴..ㅠㅠ 저번편 댓글 달아주신분들도 감쟈! 암호닉 사랑해님 감쟈감쟈! (찡긋)이번에도 자까 잡담이라고 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