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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세훈은 짜증스럽게 제 머리를 털어냈다. 으,추워- 아직 물에 축축히 젖은 머리칼을 찬바람이 흐트리며 지나가자 그는 작게 욕지거리를 뱉어냈다. 오늘따라 왜이리 자전거는 차가운지 괜한 짜증이 몰려왔다.
" 다녀올께 "
" ... "
자전거에 올라타며 세훈은 들릴듯 말듯 작은 목소리로 말을 내뱉았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냈다. 반복되는 일상에 당황할 필요따윈 느끼지 않았다.
유난히 구름없이 맑은 아침이였다. 가끔 경수와 함께 지나던 우윳집앞에 멈춰선 그는 저를 반기는듯 꼬리치는 백구를 품에 안았다.
" 형 보고싶었어? "
혀로 얼굴을 핥짝대는 백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는 중얼거렸다. 내 머리 차가워, 들어가있어 감기걸려. 뒤돌아가는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던 그는 닫힌문을 긁어대는 백구를 보고는 소리가 나지않게 문을 열었다.
" 들어가, 백구 - "
우윳집은 조용했다. 보일러를 꺼논 탓에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방안에 종인은 와이셔츠를 고쳐입으며 세훈을 바라보았다. 벌써왔어? 세훈은 병신. 하며 그의 옆에 털썩 앉았다.
" 아, 맞다 "
" 뭐 "
" 백구 예방접종 받아야되는데 "
" 뭐하러 개새끼한테 돈을 써 "
백구를 품에 안으며 세훈이 중얼거렸다. 그 모습에 얼이 나간 종인은 내놔, 백구한테 감기 옮으라- 라며 괜히 삐진척 툴툴거렸다.
" 그러던가, 빨리 나와 내가 너 때문에 지각을 몇번ㅇ..."
" 오늘 교생온다던데 "
" 교생이고 선생이고 빨리 학교를 .. 뭐? "
" 교생온다고 "
거울을 보며 제머리를 몇번 다듬던 종인은 세훈을 밖으로 떠 밀었다. 형 나중에 올께, 기다려 백구 - . 대문을 자물쇠로 걸어잠근 그는 자전거에 올라타 세훈을 쳐다볼뿐이였다.
" 안 타? "
뒷자리를 팡팡소리나게 내리치자 그제야 번뜩 정신이 든 세훈은 응? 타야지,하고는 말을 얼버무렸다. 으, 너 살쪘냐? 하는 종인의 비아냥에 철썩 소리나게 등을 내리친 세훈은 닥치고 출발해 김기사 하고 웃어댔다.
" 교생 말이야 "
" 응 "
" 이뻐 ? "
세훈의 한마디에 웃음이 터진 종인은 핸들에 고개를 박고는 큭큭대며 웃어댔다. 그에 당황한 세훈은 야, 왜 웃어 하며 다시 퍽퍽 소리나게 그의 등을 내려쳤다.
멋쩍은듯 제 등을 툭툭 두드린 종인은 페달에 발을 올리며 고개를 돌려 세훈을 마주하였다.
" 남자 "
" 어? "
" 교생 남자라고 "
세훈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 출발하는 종인의 허리를 붙잡은 세훈은 몇초간 벙쪄 입을 열지 않았다.
" .... 시발-!!!! 남자새끼 존나 우글대는곳에 또 남자냐 !! "
" 닥쳐 , 쪽팔리게 잡기나해 "
종인의 허리에 손을 두른 세훈은 종인의 등에 머리를 콩콩 박으며 중얼거렸다. 아 이번엔 누구야, 저번에 그 중국인 원어민 처럼 떡대같은?
" 넌 "
" 뭐 또, "
" ... 아니다 "
" 뭔데 ? "
" 여자가 좋지 ? "
" 당연한거지, 병신아 "
종인의 허리를 두른 손으로 그의 배를 툭툭 찔러대자 종인은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어댔다. 간지러워 좀,
" 길에 떨구고 간다 "
" 아아-, "
아예 손을 깍지로 낀 세훈은 제 배와 종인의 허리를 밀착시키며 입을 열었다.
" 나떨어지면 같이 떨어지는거지 뭐, 일석이조 "
" 지랄, 그게 왜 일석이조야 "
" 그럼 뭔데 ? "
" .... 구사일생? "
" 병신 "
세훈은 그 말을 끝으로 종인의 등에 머리를 박았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칼의 물기가 와이셔츠에 젖어갔지만 종인은 묵묵히 페달만 돌릴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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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백인데 왜 이러냐구요?
저라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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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얼굴 인기 많은 이유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