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오세훈]수영하는 남자, 음악하는 여자 연애하는 썰 03
오늘은 처음으로 세훈이가 멋있다고 생각했던 때랑,
처음으로 세훈이한테 설렜던 때 같은 걸 얘기해줄게!
댓글 보니까 중학교 2학년 세훈이한테 설렌 사람들 몇 있던데,
나는 그때 진짜 전혀 레알 하나도 (강조) 안 설렜음... ㅎ
너무 많이 긴장했기도 했고 어려서 그런 걸 잘 몰랐기도 했고.
근데 제일 큰 이유는 아마 그때까지 세훈이가 나한테 있어서
같은 오케스트라 단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겠지?
어쨌든 내가 처음으로 얘한테 관심 아닌 관심을 갖게 된 건
그때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의 이야기임.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세훈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음.
나는 내 전공이니까 고등학생이 되도 꾸준히 연습을 나갔음.
근데 수영을 시작한 세훈이는 아니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세훈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나랑 관련된 건데 그건 다음에 풀게!
이것도 꿀귀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세훈이는 자기 대회랑 자기 훈련이 더 급했기 때문에 연습을 잘 안 왔음.
내 기억 상으로는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그때부터 안 왔던 것 같음.
근데 남자 여자 관계라는 게 아무리 서로 연락을 자주하고 편한 사이였어도
얼마간 얼굴 못 보면 한 순간에 멀어지고 어색해지는 거잖아? 아닌가?
여튼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잘 몰라도 우리는 그랬음. 특히 나 ㅇㅇ
그 해도 어김없이 방학이 시작되고 합숙훈련을 갔음.
나는 걔 안 올 줄 알았는데 세훈이가 거기는 왔더라.
약 반 년만에 보는 얼굴이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왜, 사람은 크면 클수록 점점 멋을 부리게 되잖아? 세훈이가 그랬음.
그래서 방학이라고 검은 머리였던 애가 레드 와인이었나?
뭐 그런 붉은 색 띄는 걸로 머리를 염색했는데 와...
그때 처음으로 쟤가 잘생겼구나, 했음.
진짜 잘 어울리더라고 ㅠㅠㅠ
그러고 오랜만에 자기 친구들 만나서 기분 좋은지
웃으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너무 멋있는 거야.
그새 어깨도 더 넓어진 것 같고 키도 더 큰 것 같고.
그래서 뭔가 되게 넋 놓게 되는?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반 년동안 못 봤던 얼굴이라 그런지 뭔가 낯설고 어색하고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말은 못 걸고 멀리서만 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내가 걔한테 처음으로 설렜던 건 그날 밤이었음.
그날 밤도 어김없이 새벽 연습이 있었을 거잖아?
(합숙훈련 스케줄은 저번 얘기를 보면 알 거야)
근데 보통 때같으면 첫날이랑 끝날이 제일 설렁설렁인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낮 연습 시간 내내 지휘자 선생님이
너무 스파르타 식으로 굴리셔서 다 힘이 빠져있는 상태였음.
그래서 애들이 다 징징거렸는데 명예단원 선배들이 다 무시함 ㅇㅇ
그대신 30분 휴식 주겠다고 해서 숙소 내려갔다가 시간 다 된 거 보고
연습하는 데 올라가려고 같은 숙소 쓰는 애들이랑 엘리베이터 탐.
엘리베이터 내리려는데 딱 눈앞에 세훈이랑 세훈이 친구들이 있는 거야.
걔네들은 엘리베이터 타려고 대기 타는 중이었던 거지 ㅇㅇ !
내 친구들이건 걔네 친구들이건 다 같은 오케스트라 단원이니까
전부 친한 사이는 아니더라도 안면은 튼 사이일 거 아냐?
그래서 그냥 서로 인사하고 지나가려고 했음.
근데 그때 제일 가운데 있던 애가 우리한테 묻더라.
" 누나들 어디 가요? "
갑자기 웬 존댓말이냐고? 오세훈 성격이 버러지라 그렇지
다른 단원들은 한 살만 차이나도 다 존댓말 쓰고 깍듯이 대함.
운동하는 사람들이 선후배 관계 확실하기로 유명하던데
음악하는 사람들도 별반 다를 건 없는 것 같음 ㅇㅇ
물론 오세훈도 나 말고 다른 단원들한테는 꼬박꼬박 존댓말 씀.
그냥 얘는 나한테만 버러지인 듯 ^^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연습 가지. 너네는 연습 안 가? "
나는 그냥 휴대폰 보고 있었고 대답한 건 내 친구였음.
애가 잘생겼다고 느낀 이후로 자꾸만 세훈이한테 시선이 가는데 그게 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이렇게 딱 마주치니까 당연히 시선이 가겠어, 안 가겠어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그냥 휴대폰이었음 ㅋㅋㅋㅋㅋㅋ (찌질찌질)
고로 지금의 대화는 세훈이 친구랑 내 친구가 나눴던 대화 ㅇㅇ
" 오늘 연습 없대요. 그냥 가서 쉬랬어요. "
" 진짜? 왜? 그럴 리가 없을 텐데? "
" 몰라요. 그러니까 누나들도 빨리 들어가요. "
" 그럼 우리도 악기만 싸고 빨리 들어가야겠다. "
계속 연습을 하다보니 하루종일 악기는 꺼내놔.
그리고 새벽연습까지 끝나면 악기를 싸고.
근데 그것도 숙소에 안 가져가고 홀에 계속 놔둠!
" ○○○ 너는 안 가도 돼. "
다들 예상하다시피 이건 세훈이.
누나 호칭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넌 버러지세훈?
" 에? 나? "
휴대폰만 보고 있다가 갑자기 내 이름 들려서 깜짝 놀람.
안 그래도 나 혼자 괜히 어색해하던 차여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는지 모르는지 세훈이는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 무덤덤하게 말 이음.
" 네 악기는 내가 싸놨어. "
뭔 소린지 못 알아듣겠어서
" ?????????????????????????????"
이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다시 말하더라고?
" 네 악기는 내가 싸놨다니까. "
이 등신 같은 버러지 새끼가... ㅋㅋㅋㅋㅋㅋ
내가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는 건 못 들어서가 아니잖아.
그러니까 네가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계속 그런 표정 짓고 있었더니,
" 아, 몰라. 그러니까 넌 빨리 숙소 들어가서 자.
또 연습하는데 피곤하다고 골골거리지 말고."
이러면서 엘리베이터 문 열고 내 뒤에서
내 어깨 양 손으로 잡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끌어넣더라고.
내가 컨디션이 좀 안 좋아가지고 낮에 연습하는 내내 골골거렸거든.
맞는 말만 하니까 걔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음 ㅇㅇ
나 막 당황해하고 있는데 내 친구가 그럼 그냥 먼저 숙소 가 있으라더라?
그래서 그냥 나도 별 말 없이 엘리베이터 타고 숙소 층으로 감.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전 상황을 곱씹어봤는데 설레는 거야 미친 ㅠㅠㅠㅠㅠㅠㅠ
그 많고많은 사람들 중에 내 악기만 싸줬다니까 그게 뭐가 그리 설레던지 ㅠㅠㅠㅠㅠㅠㅠㅠ
별 거 아닌 일인데 내가 세훈이가 잘생겼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뭐 그랬던 지라 마구 설렜음.
그러고 숙소 층에 내렸는데 생각해보니까 숙소 키를 내 친구가 들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당황해가지고 아 헐! 이러니까 자기 방으로 가던 세훈이랑 걔 친구들이 나 쳐다봄.
" 왜? "
" 키 나한테 없는데... "
" 누나들 올 때까지 우리방 와 있어. "
" 그래도 돼? "
" 그럼 그 앞에 앉아 있을래? "
당연히 아니... (소금)
그래서 그냥 아무 소리 안하고 따라들어갔음.
몇몇 단원들은 씻는다고 욕실 들어가고
세훈이는 침대 위에 앉아서 폰 보고 있고
걔 친구들 두 명이랑 나는 바닥에 앉아있었음.
세훈이 친구 두 명 중에 변백현이라는 애 있는데
걔가 난데없이 놀리는 투로 세훈이한테 묻는 거야.
" 야, 오세훈. 너 혜진 누나 좋아하지? "
씨발...? 나는 이제 갓 얘한테 설레는 중인데...? 레알...?
" 아니야, 병신아. "
세훈이는 단순하게 아니라고 대답하고 넘겼지만 모를 일이잖아....?
거기다 혜진이라 함은 나랑 동갑인데 나보다 훨씬 늦게 들어온 주제에
오케스트라 제패할 기세로 나대고 다녀서 내가 혐오하는 애였음 ㅇㅇ
그래서 나 혼자 흥분한 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훈이가 나를 좋아해주는 걸 바라거나 뭐 그런 건 아니었지만
그런 썅년을 좋아하게는 못 놔두겠던...? 뭐 그런 거랄까.
" 너 최혜진 좋아해? "
다짜고짜 일어나서 세훈이 있는 침대 쪽으로 와다다 가서는
한다는 말이 고작 그 따위... ☆★ 쓸모없는 주둥아리... ☆★
세훈이가 놀라서 꿈뻑꿈뻑 쳐다보더라.
백현이를 포함한 친구 두 명도 그렇고.
나는 너무 급했던 나머지 그런 건 아무 신경도 안 쓰고 또 물어봄.
" 왜 대답 안 해. 최혜진 좋아하냐니까? "
지금 그때 이야기 하면 세훈이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둘 사귀기로 한 줄 알았다면서 박장대소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긴 내가 엄청 나대긴 했지...?
근데 걔가 계속 대답이 없어서 내가,
" 좋아하지? 좋아하네. 얼굴 빨개졌네! "
이랬는데 참고로 호텔 전등 색깔이 붉은 색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훈이도 내가 갑자기 그러니까 허, 하고 웃으면서 나 놀리듯 말함.
" 네 얼굴이 더 빨개. "
당연히 빨개질 수 밖에 없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붉은 등 밑에서 애는 오질나게 멋있어 보이지,
나는 이제 얘 막 좋아하기 시작하는 중이지...
" 그래서 좋아해, 안 좋아해? "
진짜 울 뻔 했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누군가한테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도 너무 낯선데
그 감정이 시작도 하기 전에 꺾이기 일보 직전이니까.
지금 그 얘기 하면 세훈이는 그때 눈치 챘다더라고? 내가 자기 좋아하는 거.
근데 내 표정이 뭔가 자칫하면 울 것만 같은 표정이어서 달래야겠다고 생각했었대.
여튼 그래서 세훈이가,
" 누나들 왔겠다. 가자, 너희 방까지 데려다줄게. "
침대에서 일어나서 내 머리 꾹꾹 누르듯이 쓰다듬어주면서 그렇게 말했었음.
끝까지 아니라고는 대답 안 하지 이 새끼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물어보니까 나 놀리고 싶어서 그랬다더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그냥 방 갔는데 애들이 호들갑 떨면서 나한테 붙어오는 거임.
" 야, 뭐야? 오세훈이 너 좋아해? 응? "
근데 그것 때문에 더 짜증나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아니라 최혜진이래 씨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냥 아니거든! 하면서 성질 내고 잤던 것 같다 나레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이렇게 내 감정은 시작됐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들보다 훨씬 늦게 한 첫사랑 아닌 첫사랑이 한 살 어린놈한테라니...
하긴 얼굴은 나보다 늙었으니까 뭐 ^^ ;
이름이 최혜진이신 독자님 계세요...?
세훈이에 죽고 못 사는 제 지인의 이름을 따온 건데... 껄껄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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