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다. 어느정도 사람의 운명은 정해져 있는거라고.
젠장, 그러면 나는 내 운명을 정한 사람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
"씨발. 내 운명은 이거냐??!!"
아니, 누군가는 분명히 좋아할 운명이다.
세상에, 윗층집에 남자 4명이 살다니. 그래도 말이다. 정도껏해야지 말이다. 이것들은 남자가 아니다. 그냥 짐승일 뿐.
"야, 인나라. 좀. 지금 몇신데 아직도 눈을 못떴냐?"
일단, 동갑내기부터 소개해보겠다.
19살. 김한빈이라 쓰고, 개또라이 완벽주의자라고 읽겠다.
항상 나보다 빠릿빠릿한 한빈이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우리집에 들려서 내가 밥먹는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 눈은감아도 음식은 입으로 들어가던?
항상 그자식이 하는말 중 하나다.
그래서 내가 맨날, 그러면 같이 안가면 되는거 아니냐고 울컥거리면, 또 머리를 턱턱 쓰다듬으면서 그런다.
"그러면 맨날 지각할거면서. 널 챙길 사람이 누가 있다고?"
이, 인정.
사실 김한빈만 나를 기다리는게 아니다.
"아 누나. 누나 빨리빨리빨리! 좀!"
옆에서 겁나 팔랑이같이 해댁거리고 있는,
우리보다 한살 어린, 김동혁되시겠다.
맨날, 그렇게 말하면 김한빈이 그러면 쳐 가라고 뒷통수를 때리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빨리빨리를 외치면서도 우리집에 눌러서 기다린다.
그래도 김한빈보다 나은것 같아. 앞에서 혀만 차고 있는 김한빈보다, 차라리 젓가락을 들어서 반찬을 올려주는 김동혁이 좀더 나은것 같다는 말이다.
그렇게 어영부영 집을 나오면, 저기 골목 끝에서 내 이름이 들린다.
"여어!!! 00 베이비~~~~"
그러면 동혁이와 한빈이가 내 어깨를 감싸고 얼른 걸음을 빨리하지만,
"이야, 니들 00이 납치하냐!"
결국 실패한다.
밤새도록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아직 술이 덜 깬채, 그래도 나는 꼬박꼬박 알아보고 소리질러 주시는, 김지원 오빠 되시겠다.
"아 형 제발. 좀 꺼져"
이집의 실세는 참으로 신기하게 셋째인 김한빈이 잡고있다.
제 형보고 꺼지라고 외쳐도, 그 조그만 눈을 더 찌그러트리면서 내 머리를 헝크러뜨린다.
아오. 내가 어떻게 만든 앞머리..!!!!!
"우리 baby. 학교 잘갔다와! 김한빈하고 김동혁한데 휘둘리지 말고!"
그래도 가끔 이렇게 baby거리는게 귀엽기는 하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하면, 항상 톡이 온다.
[학교 등교 잘 했지? 열공!]
그럼 항상 옆에 앉은 짝궁 한빈이가 그런다. "이형은 왠 오지랖"
그래. 그래도 이 집에서 제일 깔끔하고 성격좋고 매너좋고 순한, 김진환 오빠다. 가장 첫째이자, 가장 키는 작지만, 여튼 그런건 스킵하고. 그래도 가장 내가 좋아하는 오빠다.
히죽거리면서 웃으며 답장을 보낼려면, 한빈이가 그렇게 고까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뭐임마. 니가 뭔상관이야.
"좀 절반이라도 닮아라. 니 형은 이렇게 매너가 넘치는데."
"나 뭐. 너 데리고 오는 남자가 누가 있다고"
"김동혁이"
"걘 내 꼬봉이야"
"좋겠네요. 동생을 꼬봉으로 둬서"
그렇게 우리는 또 티격태격을 한다.
자. 유의하시라. 이제 오전이 시작된다는거. 일과를 매일매일 이렇게 시작한다.
내 운명은 왜그런거냐고.
누구 제 운명 가져가실분...?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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