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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현성] 좋아해보다는 사랑해 (for 규닝) | 인스티즈

현성 행쇼♡

규닝님이랑 나도 행쇼♡

 

 

 

 

 

 

 

힘들때마다 늘 곁에 있어주고, 또 늘 제편이 되어주는 규닝님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우리 사랑 포에버♡

 

 

 

 

 

 

 

 

 


BGM : 박재범 - 조아(JOAH)

 

 

 

 

 

 

 

 

 

 

 

여름과 늦여름의 경계선. 점점 더 높이 해를 띄우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면 늘 네가 있었다. 성규야, 여기 봐. 고개를 젖히고 살짝 옆으로 틀었다. 찰칵― 작은 기계 안에 담기는 내 순간의 시간, 그것을 확인하는 너를 보며 웃었다. 예쁘게 나왔다며 검은 기계를 내 얼굴 앞으로 들이 밀어주는 너의 행동에 미소를 띠우며 작은 화면을 보았다. 끝이 없이 높은 하늘 끝에 살짝 걸친 내 어깨와 머리칼. 그리고 여유로운 미소. 너를 보며 내가 이런 얼굴을 짓는 구나. ‘응, 잘 나왔다.’ 내 칭찬에 기분이 좋아져 얼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함박웃음을 짓는 너를 보면서 나 또한 미소를 입에 물었다.

 

하얀 티셔츠의 끝을 손에 쥐었다.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천천히 물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발을 시원하게 감싸오는 차가운 것에 고개를 숙여 내 발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찰칵― 그리고 또 찰칵―

 

 

 

 

 

 

“너도 들어와.”

“카메라 젖어.”

“그거 내려놓으면 되잖아.”

“…네 사진 찍어야 하는데.”

“그냥 들어와―”

 

 

 

 

 

 

내 손짓에 하는 수 없다는 듯, 바지를 걷어 올리기 시작하는 네 쪽으로 살짝 물방울을 튀겼다. 화들짝 놀라 카메라를 높이 치켜드는 꼴을 보고는 배를 젖히며 웃었다. 성규야, 다 좋은데… 카메라는 안 돼― 울먹이는 너의 목소리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카메라를 든 손을 하늘 높이 치켜 든 채, 조심스럽게 물 안으로 들어오는 네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바닥이 미끄럽지 않냐 묻는 너에게 고개를 저어 대답하고, 네 손목을 쥐었다. 좋지? 내 물음에 시원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너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어어? 잘 걷던 네가 갑자기 밑으로 푹, 내려앉고 그 순간 들린,

 

찰칵―

 

 

 

 

 

 

“괜찮아?”

“아, 바지 젖었어.”

“안 다쳤어?”

“응, 괜찮아.”

 

 

 

 

 

 

셔터소리. 그 안에 담긴 또 하나의 시간. 파란 하늘, 몇 점 없는 구름, 마침 우리의 위를 지나던 무지갯빛 비눗방울. …그리고 그 아래의 새하얀 너.

 

그런 너의 모든 걸, 좋아해.

 

 

 

 

 

 

 

 

 

 

 

좋아해보다는 사랑해

W. Irara

 

 

 

 

 

 

 

오랜만에 나간 나들이는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미친 듯이 눈부신 햇살을 쏟아 붓는 높은 해를 올려다보며 인상을 구겼다. 손을 눈 위로 받쳐 들고 작은 그늘에 만족했다. 놓인 벤치에 앉아 잠깐 자리를 비운 너를 기다리며 카메라를 들여다보았다. 벌써 여러 장의 사진들이 들어있었다.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게 찍은 내 각양각색의 모습들이 꼼꼼하게도 담겨있었다. 투박한 성격과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구도의 사진을 찍는 네가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며 옆으로 카메라를 내려놓았다. 잠깐 화장실을 간다던 너는 화장실을 만들어 볼 일을 보는지, 오래도록 오지 않았다.

 

성규는 심심한 마음에 신발 코로 땅을 툭툭 걷어찼다. 물놀이에 젖었던 티셔츠는 강한 햇빛에 어느 정도 마른 상태였다. 더운 햇살을 놀리는 것 같은 선선한 바람이 성규의 머리를 간질이고 지나갔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한 성규는 더운 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티셔츠의 목 부근을 잡고 펄럭이던 성규의 앞으로 긴 그림자가 졌다.

 

 

 

 

 

 

“자.”

“왜 이렇게 늦었어?”

“더울 것 같아서.”

 

 

 

 

 

 

미안한 표정으로 내미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노란 콘 위로 높이 올려진 새하얀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성규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우현이 내미는 것을 받아들고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시원함이 온 몸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거 사느라 늦은 거야? 성규의 물음에 별 대답하지 않던 우현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근처에 없어서’ 하고 중얼거렸다. 신경 쓰지 않는 척해도 더위에 헥헥거리는 성규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기특한 우현의 행동에 성규는 손을 뻗어 우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애인이 짱인 것 같아.’ 성규의 칭찬에 또 귀가 빨개져 아닌 척 옆에 놓여있던 카메라를 집어 드는 모습에 성규는 웃음을 터뜨렸다. 귀여워 죽겠다, 정말.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 말을 못하던 애였다. 그래서 고백도 뒤늦게야 했고, 그 고백도 단도직입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내 사물함 앞에 매일 다른 사진을 붙여 두었던 수줍은 고백. 사진의 출처를 찾는 나를 지켜보고 있었으면서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던 극도의 소심함. 그러다 내가 너의 카메라에 남아있던 미처 지우지 못한 내 사진들을 발견했을 때, 울 듯 울상을 짓던 너. 미안하다고 개미만한 목소리로 사과를 하던 너에게 고백을 하고 싶으면 지금 하라 기회를 줬던 것도 나였다. 소심했던 너를 변화시키겠다 다짐했던 나는 하루가 지날 때마다 조금씩 변해가는 너의 모습에 반했던 걸까.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제 성격을 변화시킨 네가 대견스럽고 고마워서 내 사랑이 조금 더 깊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을 베어 무는 나를 찍기 시작했다. 제 손위로 녹아 흐르는 아이스크림 따위는 상관이 없다는 듯, 사진을 찍어 대고 있었다. 아이스크림부터 마저 먹고 찍어. 내 말에 고개를 저은 너는 ‘지금 모습이 진짜 예뻐서 그래’하고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었다.

 

 

 

 

 

 

“언제는 나는 아무 때나 예쁘다며.”

“어?”

“지금 모습이 진짜 예쁘고, 그럼 다른 모습들은 가짜로 예쁘단 소리야?”

“아, 아니 그게 아니구.”

“됐어, 남우현. 실망이야.”

 

 

 

 

 

 

짓궂은 장난에도 귀엽게 반응한다. 쩔쩔매는 모습이 귀여워서 가끔 이렇게 토라진 척 연기를 하고는 했다. 들고 있던 카메라를 내려놓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에 말없이 아이스크림만 먹을 뿐이었다. 괜히 주머니에 잘 있던 핸드폰을 꺼내 이것저것 눌러보기도 하고, 아무것도 와있지 않은 카카오톡을 확인하며 곁눈질로 너의 반응을 살폈다. 여전히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너를 보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맨날 속으면서, 또 속아? 내 키득거리는 목소리에 기분이 상했는지 입술을 내밀기에 다가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귀여워서 만난다, 내가. 내 목소리에 너는 크지도 않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남우현 얼빵한 모습에 발목 잡혀서, 내가 너 만난다고.”

 

 

 

 

 

 

스물 한 살의 싱그러운 너였다. 또래의 아이들이 자주 하는 음담패설 같은 것도 너에게서는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나이보다 어리숙하고 순수한, 조금은 바보 같은 너라는 애를 보면서 나는 늘 미소를 짓고 있었다. 느끼지 못했는데 너를 보는 사진 속의 나는 하나같이 다 웃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항상 웃고 있어? 언젠가 물었던 질문에 수줍게 미소 지었던 너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그게 너무 예뻐.’

 

내 옆에 앉아 말 없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똑한 콧날에 도톰한 입술, 톡 튀어나온 목젖까지 생긴 것만 보면 대체로 남자답게 생긴 얼굴이었다. 저를 보는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너는 곁눈질로 나를 보았다. 우현아― 너를 불렀다. 그러자 화들짝 놀라 나를 돌아보는 너에게 나는 얼토당토않은 질문을 했다.

 

 

 

 

 

 

“너는 내 어디가 좋아?”

“응?”

 

 

 

 

 

 

당황할 법도 한 물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딱히 어떤 대답을 원하거나 해서 물은 물음이 아니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확인하고 싶은 문제 같은 거. 나를 참 많이도 좋아하는 것 같은 너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이는 지가 궁금해서 그랬다. 되묻는 너의 물음에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카메라 좀 줘봐. 손을 내밀었다. 그 위로 조심스레 얹어주는 카메라를 받아 들고 남은 콘을 한입에 털어 넣었다. 손을 부딪쳐 털고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뚱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너를 카메라 안에 담았다.

 

사진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너의 어깨 너머로 사진을 배운 게 벌써 몇 달이었다. 어떻게 찍으면 인물이 잘 나오는 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한쪽 눈을 지그시 감고 렌즈를 통해서만 너를 바라보았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걸 보고 너는 허리를 바로 세우고 앉았다. 나 찍는 거야? 너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해주고 셔터를 눌렀다. 깔끔하게 들리는 셔터소리에 찍힌 사진을 확인했다. 눈이 부신 햇살이 너의 등 뒤로 쏟아지고 있었다. 사실 너는 어떤 각도로 어떻게 구도를 잡든지 간에 사진이 잘 나오는 얼굴이었다. 나의 엉터리 같은 기술에도 너는 환한 얼굴로 잘 나왔다. 은은하게 웃고 있는 사진속의 너를 보며 만족했다. ‘사진 모델이 돼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 같은데.’ 내 아쉬운 목소리에 너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다시 좋게 앉아봐. 하나만 더 찍어 볼래.”

“알았어.”

 

 

 

 

 

 

앞을 보고 앉아 아이스크림을 베어 무는 너의 오른쪽 얼굴을 찍었다. 행복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찍었어?’ 너의 물음을 듣지 못 한 척, 렌즈 안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나는…”

“……….”

“네 눈이 좋아.”

“…어?”

 

 

 

 

 

 

단 하나도 나의 말이라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 너였다. 이번에도 역시 아무렇지 않게 던진 물음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내 어디가 좋으냐는 물음에 눈이 좋다고 대답한 너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숙인 채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았다. 내 눈이 왜 좋은데? 카메라를 벤치 위로 내려 두고 물었다. 너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내가 찍은 사진들을 천천히 확인 하던 너는 다시 나를 찍기 시작했다.

 

‘뭐야, 남우현. 그냥 대답한 거 아냐? 왜 대답을 피해.’ 내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네가 답답해져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 대답 안하면 나 집에 갈 거야. 제법 화를 내는 목소리로 말했는데도 너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진짜 이상하다 남우현? 허리춤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너는 서있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눈이 부시는 지, 인상을 찌푸린 너는 그 안에서도 웃고 있었다. 웃지만 말고 말을 해보라구. 내 채근에 너는 카메라를 들어 올릴 뿐이었다.

 

 

 

 

 

 

“네 눈은 솔직해.”

“그게 무슨 소리야.”

 

 

 

 

 

 

셔터가 닫히는 소리가 쉼 없이 들렸다. 빠른 셔터소리와 반비례로 너의 대답 속도는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다급해진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는 사진을 찍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찍힌 사진을 확인 하지도 않았다. 같은 구도, 같은 각도, 또 같은 배경으로 내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남우현, 장난치지 마? 나 진짜 화나려고 하니까.

 

 

 

 

 

 

“네 눈은 거짓말을 안 하거든.”

“그러니까 그게 무슨 뜻이냐고.”

“입은 거짓말을 해도, 눈은 안 해. 그래서 난 네 눈이 좋아.”

 

 

 

 

 

 

여전히 알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고 있었다. 더 이상 캐물었다가는 내 가슴만 터질 것 같아서 이쯤에서 그만 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됐어. 대답 안 들을래. 일어나. 여전히 퉁명스러운 내 목소리에 꿈쩍도 않던 너는 카메라를 내리고 앉아있던 곳에서 일어났다. 내 앞으로 걸어온 너는 한 팔로 나를 끌어안았다.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너에게 마냥 안겨 있을 수는 없었다. 자존심이 상해 너를 밀어냈지만, 너는 밀려나면서도 다시 나를 안아왔다. 징그러워, 저리 가. 내 못된 말에도 너는 계속해서 웃는 얼굴로 나를 안아왔다. 결국 먼저 지쳐버린 건 나였다.

 

너를 밀어내던 팔을 축 늘어트렸다. 화가 났다고 해서 너의 품이 싫은 건 아니었다. 나를 끌어안은 너의 어깨에 턱을 올려놓고 가볍게 너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남우현, 오늘 진짜 말 안 듣는다. 내 핀잔에도 아무런 대꾸가 없다. 가만히 나를 끌어안은 채로 서있던 너는 나를 품에서 떼어내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을 수도 있었고,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었다.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손을 내려다보고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너는 말했다.

 

 

 

 

 

 

“내가 한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나중이 되면 알 수 있을 거야.”

“……….”

“네 눈이 좋긴 하지만, 더 중요한 건.”

“……….”

“나는 김성규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거니까. 상관없는 거 아냐?”

 

 

 

 

 

 

그 말을 듣고 서 있자니, 나란 사람이 너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헤벌쭉 웃는 모습이 바보 같았지만 딱 눈감고 손을 마주잡았다. 가자, 성규야. 네 목소리로 따뜻하게 불러주는 내 이름. 그 목소리와 바보 같은 네가 좋아서, 나는 어쩔 수 없는 남우현 애인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 * *

 

 

 

 

 

-사진 보냈어.

“응, 확인할게.”

 

 

 

 

 

 

우리의 대화는 떨어져 있더라도 계속 되었다. 늦게 있는 강의를 듣고 집에 돌아와 씻고 난 후에 우리는 줄곧 통화를 하고 있었다. 수줍게 연인끼리 하는 무료통화 어플을 권하던 네 얼굴이 잠깐 떠올랐다. 뜨뜻해진 핸드폰에 손을 바꿔 들었다.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책상 앞에 철푸덕 앉았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어― 대화의 주된 내용은 하루 일과를 말하는 것이었다. 핸드폰 너머로 재잘재잘 거리는 내 수다를 묵묵히 들어주는 네 덕에 오늘 있었던 짜증나는 일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주로 이야기 하는 사람은 나였다. 왜 너는 아무 말이 없냐고 투정을 댄 적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너는 ‘네 목소리 듣고 있는 게 좋아서’ 하고 그렇고 그런 핑계를 댔지만, 그런 네가 답답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말하는 사이사이 잘 듣고 있다는 듯 적절한 호응을 보여주는 너로 인해 더욱 흥이나 말을 하는 게 나였기 때문이다. ‘하여튼 간에 그 애 너무 재수 없다니까―’ 하고 투덜거렸더니 또 다정한 목소리로 ‘그래, 우리 성규 힘들게 하니까 나도 걔 밉다.’ 하고 예쁜 말만 골라서 하는 너다.

 

인터넷 창을 열어 메일을 확인했다. 얼마 전 함께 출사를 나갔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었다. 주로 내가 찍힌 사진들이었지만,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라서 이젠 부끄러운 것도 사라졌다. 네가 수많은 사진들 중 잘나온 것 같은 사진 몇 장을 골라서 보내주면 나는 그중에서도 더 잘나온 사진을 골라주고는 했다. 사진들 중에 내가 찍힌 사진을 물론이고 그 외에도 어린아이라든지, 사물. 동물이나 풍경이 찍힌 사진들도 있었다. 신중하게 사진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같은 사진 여러장을 발견했다.

 

 

 

 

 

 

“우현아, 사진 한 개를 왜 여러 개씩이나 보냈어?”

-그거 한 개 아니야.

“그럼?”

-다 각기 다른 사진이야.

 

 

 

 

 

 

너의 말에 조금 더 자세히 사진을 살폈다. 그러고 보니 표정이 미묘하게 다르긴 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네가 이 사진들을 함께 보낸 이유를 생각했다. 왜? 이 사진들이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많이 보낸 거야? 물었더니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도무지 너의 생각은 쉽사리 읽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알 수가 없어 가까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던 얼굴을 멀찍이 떨어트렸다. 왜인지 모르겠어? 네 목소리에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네가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전에 네가 물어봤잖아.

“뭘?”

-네 눈이 왜 좋냐고.

“아, 맞다. 그거 왜 대답 안 해줘? 나중에 알 수 있다고 했잖아.”

-그게 답이야.

 

 

 

 

 

 

아리송한 너의 대답에 눈썹을 매만졌다. 너무 어려워. 무슨 말이야, 그게― 내 어리광에 너는 작게 웃음을 흘린 뒤 보다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네 눈은 거짓말을 안 해. 네가 느끼고 있는 지금의 기분이 모두 네 눈에 나타나거든. 네가 아무리 화난 얼굴이래도 눈이 기쁘면 그건 장난인거고, 또 네가 아무리 웃고 있어도 눈이 웃지를 못하면 너에게 무슨 다른 걱정이 있는 거거든. 그래서 나는 네 눈을 보면 다 알 수 있어. 그래서 나는 네 눈이 좋다― 이거야.

 

행동은 그렇지 않으면서 나보다 생각이 배는 깊은 너였다. 그래서인지 가끔 네가 뱉는 꽤 어른스러운 말에 소스라치게 놀라고는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답이 나오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이가 없어져 기가 찬 숨만 뱉어내자 너는 쑥스러운지 말이 없어졌다. ‘성규야, 나 엄마가 부른다. 잠깐 다녀와서 다시 전화 걸게.’ 그 말을 뒤로 전화는 끊겼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전화를 책상 위로 내려놓았다. 여전히 모니터에 띄워진 사진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았다. 미묘한 표정들 중에서 눈을 자세히 바라보았다. 웃고 있는 얼굴임에도 눈이 웃고 있는 것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게 있었다.

 

 

 

 

 

 

“…정말이네.”

 

 

 

 

 

 

네 말이 사실이었다. 너는 내 작은 행동까지도 간파하고 있었구나. 나는 과연 너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갑자기 문득 든 생각이었다. 멍하니 모니터만 주시하고 있었다. 사진을 넘기다 내가 찍은 ‘네 사진’이 화면 가득 떠올랐다. 카메라를 보며, 아니 정확히는 사진을 찍는 나를 보며 짓는 미소. 참 해사한 미소였다. 나를 볼 때면 늘 웃고 있는 너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말없이 사진을 내 컴퓨터로 옮겼다. 내가 상상했던 것 보다 너의 마음이 훨씬 더 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규야, 밥 먹어라!”

 

 

 

 

 

 

엄마의 부름에 멍해져있던 정신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컴퓨터 화면 가득 차있던 너의 사진을 끄고 나서도 눈 앞에 둥둥 떠다니는 네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고개를 휘휘 저어 너를 떨쳐 냈다.

 

 

 

 

 

 

“…남우현, 너 진짜 무섭다.”

 

 

 

 

 

 

이런 식으로 사람 뒤통수를 치다니. 진짜 무서운 사람이었다, 너는. 어쩌면 나보다도 더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문득 그런 사람이 들었다.

 

 

 

 

 

 

 

 

 

 

 

 

* * *

 

 

 

 

 

언제인가부터 사람을 기다리는 일이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카톡을 보낼 때 마다 칼같이 답이 오는 너 때문이기도 했지만, 너를 만나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화각을 눈으로 찾고 있는 탓이기도 했다. 만나기로 한 카페 창가에 앉아서 쇼윈도 너머로 예쁜 거리를 벌써 봐두었다. 푸른 상록수가 줄줄이 늘어선 가로수 길이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웠다. 나지막한 오르막길을 손잡고 걸어 올라가는 커플들을 보며 참 예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너와 나를 대입하게 되고, 과연 우리가 함께 걷는 모습도 저들처럼 예쁜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었다.

 

네가 출사를 나가는 날이면 그날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데이트 날이 되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출사를 나갈 거라는 너를 따라 짧은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다. 가까운 곳이라는 말에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다행이 하늘은 높았고, 높은 하늘에 떠있는 태양은 눈이 부셨다.

 

멀리서 익숙한 인형이 보였다. 내 쪽으로 향해있는 카메라 렌즈를 보며 참 낯익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 렌즈만 몇 분간 멀뚱멀뚱 보고 있었을 거다. 그것에 대해 관심이 점점 사그라질 때쯤, 카메라를 들고 서있던 사람은 허리를 곧게 펴며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것을 아래로 내렸다. 그 사람의 얼굴을 확인 한 순간, 내 눈과 입에 동시에 벌어졌다는 건 비밀이다.

 

 

 

 

 

 

“…남우현?”

 

 

 

 

 

 

잘못 본 건지― 하는 생각이 더 컸다. 그래서 얼굴을 확인하고서도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겠지. 내 핸드폰으로 너에게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면, 나는 너를 보고서도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을 거다. 걸려오는 전화를 다급하게 받았다. ‘카메라 들고 있는 사람 너야?’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묻는 내 물음에도 전혀 기분 나쁜 내색 않고 ‘응, 나야.’ 하고 대답해준 너는 아마 내 사랑이리라.

 

밖으로 나와서 건너와. 너의 말에 카페를 나섰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선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알게 모르게 설레는 기분이라서, 발밑만 내려다보고 서있었다. 힐끔 눈을 들어 너를 보면, 어김없이 나를 찍고 있는 네가 있었다. 괜히 부끄러워져 얼굴로 손부채질을 했다. 푸른 불이 되었는데도 건너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결국 빨간 불로 바뀌어버리는 신호등에 너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핸드폰이 울려서 확인했다. 「 왜 안건너와? 」 너에게 온 메시지에 읽을 생각도 하지 않고 주머니로 핸드폰을 찔러 넣었다. 내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는 너를 보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나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갑자기 이유 없이 부끄러워졌을 뿐이었으니까. 왜라고 물으면 딱히 대답을 할 수 없지만, 그냥 저 수많은 커플들이 걷고 있는 아름다운 길을 우리가 함께 걷게 될 거란 것에 대한 수줍음― 이라고 그렇게 변명을 하고 싶다. 결국엔 푸른 불로 신호가 바뀌자마자 내가 서있는 쪽으로 도로를 건너온 너는 굳이 나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다. ‘오늘도 예쁘게 하고 왔네.’ 그렇게 말하고 가만히 내 옆으로 섰을 뿐이었다.

 

 

 

 

 

 

“왜 안 물어봐?”

“뭘?”

“왜 안 건너 왔냐고, 물어봐야 하는 거 아냐?”

“물어봐서 너를 난처하게 만드는 거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데. 그런 게 아니라면 물어볼까?”

“……….”

“이것 봐. 막상 물으면 대답 안 할 거면서.”

 

 

 

 

 

 

너를 난감하게 만드는 건 안 하고 싶어. 그냥, 나랑 같이 있어서 편한 기억만 좋은 기억만 주고 싶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오는 너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많은 줄도 몰랐다. 초록 불로 바뀌는 신호에 맞춰 너는 자연스럽게 횡단보도를 건넜다. 네 옆을 따라 걷는 느낌이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 지 너는 알고 있을까. 점점 내 가슴으로 확실하게 젖어드는 너라는 사람에게 나도 동화되고 있었다. 너의 순수함이 내게로 옮겨 오는 것 같았다. 건너편에 도착하자마자 등 뒤로 차들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눈앞에 펼쳐진 굉장한 가로수길. 그 길의 시작점에 너와 내가 함께 있었다.

 

좀 기분 이상하다. 내 목소리에 너는 옆을 돌아보았다. 이유를 묻는 것 같은 눈이었지만 그 눈을 못 본 체 했다. 이유는 나 혼자 간직하고 싶어서였다. 어떤 것의 시작점에 나 혼자가 아닌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꽤나 큰 힘이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듬직하게 손을 잡아주는 너라는 존재였으니,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해 낼 수가 없었다. 끝이 보이지를 않았다. 언덕 너머까지 가로수길이 이어지는 듯 했다. 웅장한 나무들을 보며 한걸음을 내딛기가 두려웠다. 그런 나를 알아차린 건지, 너는 먼저 힘차게 첫발을 내딛었다.

 

 

 

 

 

 

“공기 좋다.”

“응.”

“놀러 자주 와도 좋을 것 같아. 상쾌한 공기 마시고 싶을 때.”

 

 

 

 

 

 

웬일인지 오늘은 사진을 찍지 않고 있었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든 채로 내 보폭에 맞춰 길을 걷고 있을 뿐이었다. 사진 안 찍어? 의아한 마음에 물었다. 그러자 너는 나를 향해 웃으며 ‘오늘은 그냥 너랑 이야기 하고 싶어.’ 하고 대답했다.

 

더운 햇볕이 나무 그늘로 인해 따갑지 않았다. 좀 전과는 달리 한결 시원해진 것 같은 기분에 이유 모르게 두렵던 마음도 물러났다. 잔잔하게 웃고 있는 너를 보며 생소한 기분이 들어서 고개를 숙였다. 오늘 따라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 너였다. ‘너 좀 이상해.’ 내 말에도 너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에 더 캐묻고 싶거나 하는 마음도 들지 않아 그냥 내버려 두었다. 출사를 나와서 사진을 찍지 않는 남우현이라니. 분명 이상해도 열 번은 이상한 너였는데, 너만큼이나 내 기분도 이상해서 말없이 걸을 뿐이었다.

 

 

 

 

 

 

“생각해보니까.”

“응.”

“너를 찍은 사진은 많은데, 정작 너랑 같이 찍은 사진은 없는 것 같아.”

 

 

 

 

 

 

네가 문득 내뱉은 말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여태 봤던 사진들이 모두 서로를 찍어준 너의 사진이거나 나의 사진이었지, 우리 둘이 함께 있는 사진은 없었던 것 같았다. 같이 찍은 사진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쉬운 내 목소리에 너는 나를 바라보았다. ‘사진 찍어 달라고 할까?’ 뜬금없는 너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누구한테 부탁해?”

“지나가는 사람 아무한테나.”

 

 

 

 

 

 

얼떨떨한 나를 잠시 세워놓고 지나가는 젊은 커플을 붙잡은 너는 그들에게 뭐라 정중히 부탁을 하는 것 같았다. 말을 듣던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너의 카메라를 받아 들었다. 감사합니다. 두 사람을 향해 감사를 전한 너는 내 옆으로 와서 섰다.

 

자, 여기 서. 나를 끌어다 길 한복판에 세운 너는 내 옆으로 와서 섰다. 내 어깨에 손을 두른 너는 나에게 활짝 웃으라고 말했다. 카메라를 든 남자가 외치는 숫자 세 개에 우리는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우린 처음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받아 들고서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너는 사진을 확인하면서 꽤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남자가 사진을 찍을 줄 안다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다가 기분이 좋은 건지 크게 소리를 내어 웃기도 했다.

 

눈에 보이던 언덕을 쉬지 않고 올랐더니 내리막길이 보였다. 그리고 그 끝에는 유원지 같은 것이 있었다. 좁은 냇가를 건널 수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가면 달콤한 솜사탕과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아이스크림 먹을래? 너의 말에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걷는 길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 아이스크림이 파는 곳으로 갔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근처에 있는 벤치위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더운 여름도 너와 함께하는 아이스크림이라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땀.”

“응?”

“나 봐봐.”

 

 

 

 

 

 

고개를 돌려 너를 보았더니 손수건을 들어 이마에 맺힌 땀을 찍어내 주었다. 내가 하겠다며 손수건을 뺏으려 했지만, 너는 네가 해주겠다며 끝까지 내 얼굴에 난 땀을 모두 닦아 주었다. 솔직히 가슴이 간지러운 느낌을 받았다. 심장부근이 간질거리는 게 영 이상했다. 온몸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고개를 숙이고 숨을 푹 내쉬었다.

 

좋다, 성규야. 그치? 나를 향해 물어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왜인지 네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전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었다. 분명 네가 나를 더 많이 좋아하고 있었는데, 역전 된 느낌 같았다. 카메라를 들어 내 모습을 담았다. 그에 ‘오늘은 사진 안 찍는다며’하고 불평했더니 너는 작게 웃었다.

 

 

 

 

 

 

“너 지금 표정이 되게 소녀 같아.”

“예쁘다 소리 두 번 세 번 들어줬더니, 이제는 소녀야?”

“아니 정말. 수줍어하는 게 꼭 사춘기 소녀 같아.”

“비유도 참 적절하다, 남우현.”

 

 

 

 

 

 

일부러 비꼬아서 말하려던 건 아니었다. 멋쩍은 듯이 뒷머리를 긁는 너를 힐끔 보고 아이스크림을 물었다. 입 안에서 녹아 빠르게 사라지는 달달한 맛에 몇 번이고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었다. 여전히 너의 시선은 내 얼굴에 머무르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화끈 거리는 기분에 손부채질을 했더니, 너는 내 얼굴위로 손을 펴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 더워? 다정하게 묻는 물음에도 괜스레 퉁명스럽게 대답이 나갔다. 뭐야, 김성규. 오늘 왜 기분이 그래? 그 물음에는 나도 잘 모르겠어서, 대답을 해 주지 못했다.

 

내가 잘못한 거 있어? 너는 오늘따라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고개를 틀어 너를 바라보았다. 너 사실 연애 처음이라는 거, 뻥이지? 내 물음에 고작 그거였냐는 표정이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고서 아이스크림을 베어 무는 너를 보고 괜한 것을 물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입술을 삐죽이며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었다. 입술에 묻은 아이스크림이 차갑게 느껴졌다.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갑작스럽게 낚아 채가는 너 때문에 놀라 고개를 틀었다. ‘야, 놀랐잖아! 떨어트리는 줄 알…!’ 그리고 그 차가운 아이스크림은 네 입술로 인해 금세 뜨거워졌다.

 

입술이 왔다간 게 정말 순식간이라서, 뭐라고 꾸짖지도 못했다. 그냥 너를 보고 멍한 얼굴로 바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바보 같은 표정은 너만 지어야 하는데, 본의 아니게 내가 너보다 더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뽀뽀를 안 해줘서 그래?”

“어?”

“뭐에 화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화 풀어. 너 안 웃으니까 진짜 미치겠다.”

 

 

 

 

 

 

부쩍 대담해진 모습이었다. 기가차서 헛웃음을 뱉었다. 내가 웃는 걸 또 놓치지 않고 사진에 담는다. 고작 뽀뽀 하나에 꽁했던 마음이 풀린 건지, 아니면 정말 너라는 바보한테 내가 발목이 잡힌 건지.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너는 카메라를 내려놓고 가방을 뒤적였다. 그리고 내 앞으로 작은 앨범 같은 것을 내려놓았다. 이게 뭐야? 내 물음에 직접 열어보라며 고갯짓을 했다.

 

표지를 열었더니 첫 장부터 내 사진이 나왔다. 사진 밑에는 깨알같이 너의 글씨들이 적혀있었다. 사진을 찍은 날짜와 함께 간단한 문장들이 적혀있었다.

 

 

 

 

 

 

「 01.28 너는 눈보다 하얗다. 」

「 02.27 눈은 녹았지만, 우리 사랑은 녹지 않았잖아. 」

「 03.19 봄이 오려나봐. 」

「 05.04 미리 어린이날. 그리고 우리가 함께한 백일 」

 

“늘 사진 찍으면서 생각했어. 네가 얼마나 예쁜지 알려주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잊어 버렸던 것 같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더 크게 다가오는 감동에 말을 하는 방법을 잊었다고 표현하는 쪽이 더 들어 맞을 것 같다. 눈에 그렁그렁 차오르는 눈물은 내가 마음대로 조절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결국엔 앨범 위로 툭 떨어지는 눈물에 너는 왜 울고 그러냐며 나를 끌어안았다.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는 너의 품에 어쩌면 울음이 터졌는지도 모르겠다.

 

이건 반칙이야. 이렇게 예고하지도 않고 사람을 놀래키는 법이 어디 있냔 말이야. 울면서 하는 말을 용케도 알아듣고 ‘미안해―’하고 밉지 않게 사과하는 너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네 연한 하늘색 셔츠가 내 눈물로 짙게 물들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추스르고 났을 때는 이미 너의 셔츠가 엉망이 되어있었다. 미안해진 내 얼굴에 너는 호탕하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너를 울게 한 영광의 흔적으로 평생 남겨둬야지’하고 카메라로 사진에 담기까지 했다. 울어버린 게 부끄러워져 고개를 들지 못했다. 두 손에 앨범을 꼭 쥐고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성규야.”

“……….”

“나는 네 모든 게 좋아.”

 

 

 

 

 

 

이어지는 고백에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밉게 잠겨버린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 입술을 꾹 다문 나에게 너는 계속해서 말했다.

 

 

 

 

 

 

“네가 투정부리는 거, 힘들다고 칭얼대는 거. 자고 일어나서 씻지도 않은 모습도, 허겁지겁 밥을 먹는 모습까지. 다, 전부 다 좋아.”

“……….”

“너에게 내가 얼마나 깊은 존재로 자리하는 줄은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너는 이만큼 깊어.”

“……….”

“잠들기 전까지, 아니 잠을 자는 중에도 계속해서 잠이 날 정도로.”

“……….”

“그러니까, 항상 내 곁에 있어 달라고.”

 

 

 

 

 

 

부끄러운 두 번째 고백이었다. 제대로 된 고백을 해주지 못해 늘 미안했다 말하는 너에게 절대 그런 마음 갖지 말라 말해주고 싶었지만 훌쩍이며 울음을 참을 뿐,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런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듯, 너는 딱히 대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하염없이 흐르는 내 눈물을 닦아주며 말을 계속했다. 성규야, 정말 많이 좋아해. 수로 셀 수 없을 만큼 좋아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고마워.”

“……….”

“그리고… 나도 너 많이 좋아.”

 

 

 

 

 

 

갈라진 내 목소리가 듣기 싫었지만, 마음은 전하고 싶었다. 내 대답을 들은 너는 잠깐 말이 없었다. 잘못 말 한게 있는지, 소심해져 옆에 앉은 너를 보았다. 너는 여전히 따뜻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흔들림이 없는 너의 시선에 ‘왜?’하고 물었다. 그러자 너는 내 양 볼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

 

미처 눈을 감지 못해 내 눈 앞에 보이는 너의 감은 눈을 보고 있었다. 서서히 너의 눈이 뜨여지며 끝내는 내 눈과 마주치는 순간까지 눈을 깜박일 수 없었다. 입술이 떨어지고 나서 너는 나를 살짝 끌어안았다. 그 품에 안겨 내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고백은…

 

 

 

 

 

 

“성규야 좋아해. 아니, 좋아해보다는 사랑해.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콤한 고백이었다.

 

 

 

 

 

 

 

 

 

 

 

 

 

-Fin.

 

 

 

 

 

 

 

 

 

 

 

 

 

 

 

 

달지 않은 달달물이었지만,

기대 했던 것 보다는 별거 없었지만,

박재범님의 브금을 깐 것 치고 너무 허접 한 글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준 그대들을 너무 사랑하고,

규닝님도 사랑해요.

그리고 이 글을 쓰느라 몸을 베베 꼬았던 나도 사랑해.

 

(아니 그러니까 나는 모두를 사랑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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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ㅠㅠ 왜이리 달달혀요 ㅠㅠㅠㅠ 근데 마지막 고백이라뇨? 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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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고백이라고할수있죠!!!!쓰니는아니지만 ㅋㅋㅋㅋㄱ
고백은 많은 의미를가지고있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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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라라에요 와 그대 대박ㅠㅠㅠㅠ 달달해요진짜ㅜ뉴ㅠㅠ 진짜 감정몰입 되요ㅠㅠ그래서낟ᆞㄷ모르게 성규울때저도울어버렸어요 시간타임도 감수성넘치는시간때라 제가 엄청몰입했나봐요 것보다 그대 ㅠㅠ 진짜 그대글은 뭔가있어요 ㅠㅠㅠㅠ 달달한데 뭐라해야지 설명할수없는 그런거가있어요 그게 저의 맘을끌어당겨요 오ㅠㅠ 그대 이글대박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메일링 하실생각없으세요 그대??? 아진짜 너무좋다 브금도 잘어울려져서 좋네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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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자다가 깬 규닝이 기분이 아주 좋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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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읽는 내내 소오름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우와..라라가 날 사랑하나보다^^!!!!!그렇고 그렇게 사랑하나보다! 우와아ㅏ아 어쩜 이럴수가 이찌? 방금까지 내가 말했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가로수길ㅋㅋㅋㅋㅋ그게 그대로 들어가있네여 아잉구 이걸 어떡하지? 너으 마음을 받아줘야 하나?*^^* 아 그건 그러코..ㅈㅓ.. 너무 나라서 읽는 내내 다른의미로도 간질간질 아주아쥬많이 간질간질ㅋ.ㅋㅋ어쨌든 날 간지럽게 하는 건 성공했다고 봐야 해 사랑해 히 .. 요즘 읽는 거 없는데 이렇게 막 금픽을 선사해주셔서 나는 또 기 충전이 된다고 한당. 근데 너 거짓말했어 달달 못쓴다면서?.? 내가 쓰는 것ㅂ보다 몇배는 더 달달한데여 비록 이번에도 이순재가 팝핀을 추고 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다고 해서 달달을 못쓰는 건 아니지 에비 이제 그런 말 다신 했다간 ㅇㄸㅇ한테 다 고발할거양. 애들아 이것 좀 읽어봐 달달하지 않ㄴ니? 라라는 아니래!하면서 일ㄹㅓ바칠거라고여~.~ 특히 달달 쓸 때 니 문체는 뭔가 어어어어어엄처어어엉 포근해서 마치 내가 둥지 안에 웅크려서 눈을 감고 읽는 것 같아 아 좀 표현력;세륜; 내 표현력아 돌아오실게요. 여튼 이번 달달!도 포근포근해쏘 읽는 내내 마치 10년 넘은 커플의 과거 사진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랄까..?^_^! 아 근데 진 ㅏ생각할수록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ㅋㅋㅋㅋㅋㅋㅋ다시 찍어줄게 말만 해 올라와라! 폭풍셔터 눌러주께여..중간에 출사라는 단어도 헿ㅎ헿..나네 나=으혀니 ..♡ 하지만 조아따 그만큼 니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게 많다는 소리니까?우리는 역시 소울메이튼가봐 조럽도 우릴르 갈라놓을 수 없어 구치..♡ 아 너무 사담만 길었나 하지만 내가 아까 폰으로 이거 읽고 답글 달려고 했는데 모바일로 하기에는 내가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손가락이 아플 거 같았써.노트북으로 갈아타찌..이 조흔 기분을 카톡으로도 표현할수가 없어 왜냐 손가락이 너무 아프기 때무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하지만 결론은 간단해 orzrzl 내꺼하자ㅎ0ㅎ 내꺼해내꺼내꺼 나는 너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사랑하거든 왜냐고?너는 눈이 너무 예.뻐. 쿸...내꺼해Zr ..★ 왜녀면 너의 눈이 웃.고.있.으.니.까. 아 근데 이거 멜링 해죠요? 내 메일로 보내주세여 라나찡..라나 오랜만에 듣지? 추억팔이양. 라에리움으로 입.주.신.고★하라고^ㅠ^어쨌든 이불 속에서도 읽을 수 있게 메일링 해주십셔 내사랑 아 나 진짜 진심너무 피곤해서 이제 다시 이불 속으로 드러가꺼야 나 저질체력이잖음?근데 오늘 zolla 많이 걸었어..내 다리...그리고 힘들때마다 곁에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님니까? 다섯명이나 이써여 알지? 사랑한다(박력) 아ㅋㅋㅋㅋㅋㅋㅋ젘ㅋㅋㅋ맨끝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가 자길 사랑한댘ㅋㅋㅋㅋㅋㅋㅋㅋ아나 ㅋㅋㅋㅋㅋ자기성애자이십니까? 나도 너 사랑하기는 하지이~ 근데 사랑한다는 말은 난ㅊ간지러우니까 안 해 난 까칠해지기로 마음먹었우니까 근데 사랑해 안뇽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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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마따 특히 저 저 지나가는사람한테 사진찍어달라는 거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로.떼.월.드 같아쩡 또가자또가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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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설레요ㅜㅜㅜㅜ작가님사랑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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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와대비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기전에 잠깐 들어왔는데 뭐이러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순수한 글에 제가 다 정화된 기분-☆내 눈에 껴있던 음란함들이 사라지는 기분이예요ㅠㅠㅠㅠ허ㅠㅠㅠㅠㅠ순수하고 달달하고 지금까지의 새벽과 차원이달라...작가님 애정해요..앞으로 자주 뵐게요퓨ㅠㅠㅠㅠ잘읽고갑니다!_!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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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 읽고 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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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으엌 쩐다 심장어택.... 그대짱!!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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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으앙 쥬금...ㅠㅠ아침부터 달달 어택이네요.....간질간질거려......(부끄)어디 저런 남자 없나요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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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차별입니다ㅠㅠ 헐 달달해요 이런 연애 좀 해봤으면 좋겠다는...♥ 오늘 비 많이 온다니까 조심하세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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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거짓말하나도 안하고 진짜 일어나자마자 누텔라 열통은 먹은 기분...입에서 단내날정도ㅜㅜㅜㅜ 진짜 글읽으면서 단맛난 적은 처음이네요ㅠㅠ와 진짜ㅠㅠ대박ㅠ잘읽고갑니다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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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5
오일이에요...ㅠㅠㅠㅠㅠㅠ ㅓ허헣 수업듣고와서 지쳐잇엇는데...헤헤 좋다 이런거....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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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6
샐러드에요!!!!!어머어머ㅜㅜㅜㅜㅜ이런초달달픽을봤나ㅜㅜㅜㅜ일하다가 숨죽이면서봣어요 혼자실실쪼개고 혼자좋아하다가 옆에동료가이상하게처다봐서 또 조용히일하다가 보고ㅜㅜㅜ악ㅜㅜㅜㅜㅜ진짜너무잘봤습니다ㅜㅜㅜㅜㅜ작가님은정말 최고에요ㅜㅜㅜ흐억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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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대박달달해요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짜증나는월요일이엿는데 글읽고나니 같이 달달해지면서 설레지는기분이에요ㅠㅠㅠㅠ너무잘읽었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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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8
아으ㅠㅠㅠㅠㅠㅠ설레네요 분위기 진짜 최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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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0
아 나 남우현 겁나 달달하네여 ㅠㅠㅠㅠㅠ 뭐죠? 왜이리 달달한거죠 ? 아 진짜 대박이다 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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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1
ㅜㅜㅜㅠ글이달아ㅠㅜㅠㅜㅜㅜㅠ맛이느껴진다정말;-;♥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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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2
으어어ㅠㅠㅠㅠㅠㅠㅠ우현이가 되게 로맨틱해요...취향저격....탕....꼴까닥...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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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3
감성 이에요 나도 너좋아해 ㅠㅠ 사랑해 ㅠㅠ 내통장을받칠게 ㅠㅠ 으헝 진짜 그대글 너무재밌는거아니엥ㆍㆍ?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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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4
으아..남우현 멋잇다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달달해 죽겟네요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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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5
헐ㅜㅠㅜㅜㅜㅜㅜ이거뭐야ㅠㅜ완전달달해!!!ㅠㅜㅠ더더더써주세요ㅠ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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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6
으아아아 시험망치고 상큼한 기분으로 글잡입성해서 처음 본 글이 이런식으로 달달한 글이라니!!ㅠㅜㅜㅜㅜㅜ저 신알신 쪽지만 58개 와있던거 있죠?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이 그중 제일 먼저 온 신알신이에요!!ㅋㄱㅋㅋ 잘보고가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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