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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령님 전체글ll조회 325
"야, 저기 앉자." 

 

"아, 기다려 보라고!!" 

 

계속 가까운 자리에 앉자며 찡찡거리는 오세훈을 밀어내고 도경수를 찾기에만 열중했다. 내가 진짜 그 잘난 모습을 봐야하는데.. 아, 저기있다. 

 

 

"가자." 

 

"뭐, 도경수 옆에?" 

 

"어, 나 튕긴 도경수 옆." 

 

탁, 하고 도경수 옆자리... 는 사실 무서워서 못 앉겠고, 한 자리를 띄워서 앉았다. 대각선으로 잘 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고 밥을 먹기 보다는 도경수를 관찰하는 데 더 심기를 기울였다. 

 

 

"야, 도경수 뚫어지겠다." 

 

"단무지로 쳐맞는 거 아니야?" 

 

옆에서 실컷 쪼개는 둘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도경수만 응시하니 그 시선을 느낀 듯 도경수도 고개를 들고 나를 쳐다본다. 무슨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에 괜히 주눅 들어 결국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아씨, 도경수 욕한 건 거의 다 오세훈인데 대체 왜 내가 이런 핍박을 받아야 하는 건지.. 킥킥대며 쌈을 크게 싸 입에 넣는 세훈이 얄미워 코를 막아버렸다. 

 

 

"우붜버버붜!!! 이 씨발, 돌았냐?! 사람 죽일 일 있어?" 

 

"퇴화했냐? 쪼개지 말고 좀 조용히 쳐먹어." 

 

"잘 먹고 있는 사람 먼저 건든 게 누군데.." 

 

"...야, ㅈ.. 저거야?" 

 

갑자기 어울리지 않게 옆에서 말을 더듬는 찬열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숭늉물을 식판에 붓고있는 경수가 보였다. 그 뒤, 단무지로 식판을 닦더니... 

 

 

"아, 역겨워." 

 

"남의 종교를 그런식으로 치부하지 말라니까?" 

 

식판의 물을 모두 들이마시는 경수를 보며 차마 욕을 뱉지 않을 수 없었다. 발우공양을 하는 것도 TV에서만 봤지 이런 걸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인데다가 비위도 약한 지라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 

 

"박찬열, 너도 충격 먹었냐?" 

 

"야, 백현아.." 

 

"아, 나 울렁거리니까 말 걸지 말아봐." 

 

"멋있어." 

 

...뭐? 

 

 

"도경수... 존나 멋있어." 

 

 

 

 

 

 

 

"경수, 넌 언제부터 불교에 관심 있었던거야?" 

 

"그냥 어릴 땐 엄마 따라서 몇 번 절 갔던 것 뿐이고, 초등학교 4학년 때 템플스테이 하고 나서부터 믿게 됐어. 근데 너 진짜 쟤랑 친구 아닌 거 맞아?" 

 

"누구, 아.. 변백현? 어, 친구 아니야." 

 

"그래, 그럼 됐어. 갑자기 불교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된거야?" 

 

...점심 시간 도경수의 발우공양을 보고 나서부터 박찬열이 무언가에 홀린 듯 도경수를 따라가선 전도를 받고 있다. 불교 전도는 흔치 않은데 나 덕분이라니 너무 기쁘다며 박찬열을 향해 웃어보이는 도경수 얼굴을 보니 배알이 꼴렸다. 나한테는 그만큼 지랄하더니 왜 저 새끼한텐 천사표야? 

 

 

"야, 박찬열. 매점 안 가냐?" 

 

"내가 차고 있는 염주는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건데, 구슬이 총 108개거든? 흔히들 108배 하잖아. 108배 할 때마다 1개씩 구슬을 세면서 하는거야." 

 

"와, 진짜 그건 몰랐다. 신기한데? 나 너희 집 가면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시는거야?" 

 

"부탁해보지, 뭐." 

 

"존나 연애하고 앉아있네, 씨발. 우리끼리 가자." 

 

들은체도 안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있는 박찬열에게 들으라는 식으로 욕을 했더니, 괜히 애꿎은 도경수가 날 돌아보며 또 희번덕한 눈으로 째려본다. 아, 진짜 쟨 왜 나한테만 저래?! 

 

 

"개새끼야, 이게 다 네가 아까 도경수 까서 그런거잖아!" 

 

"내가 뭘.. 야, 솔직히 그런걸로 치면 아까 역겹다고 한 네가 제일 심했지. 나같아도 박찬열한텐 존나 잘해주겠다. 개멋있다면서 아주 찬양을 하던데." 

 

"몰라 씨발, 그 새끼 저녁 시간엔 홀려서 같이 옥상가서 108배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야." 

 

 

 

 

...아무래도 수능은 포기하고 돗자리를 펴야하는걸까. 8교시 땡 종이 치자마자 사라진 박찬열을 찾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설마하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선택했던 옥상에는 쿠션을 깔고 108배를 하고 있는 박찬열과 도경수를 찾을 수 있었다. 

 

 

"수능 잘 치게 해주세요... 아니, 그 전에 수시 붙게 해주세요.." 

 

"미친 새끼. 공부나 하고 그 지랄을 해라." 

 

"방해하지마. 정신 수양도 같이하는 거니까." 

 

박찬열 엉덩이 한 번 찬 것 가지고 엄청나게 까탈스럽게 구는 도경수를 슬쩍 노려봐주고 어쩔 수 없이 벤치에 앉아있는 오세훈 옆으로 갔다. 

 

 

"뭐하냐?" 

 

"여친이랑 카톡하는데." 

 

"씨발놈, 재수해라." 

 

"형이야, 이 미친 새끼야!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데.." 

 

그렇게 오세훈과 투닥대다보니 어느새 108배가 끝난 건지 땀으로 홀딱 젖은 찬열이 헥헥대며 내 앞에 주저앉아 있었다. 

 

 

"뭐야, 도경수는?" 

 

"단무지... 헥, 숭늉... 물. 가.. 지러.. 갔는데..." 

 

"왜 사서 고생질이냐?" 

 

"닥쳐, 숨 좀... 쉬자.." 

 

이제 아예 누울 기세인 박찬열을 겨우 일으켜 (절대 내가 키가 작아서 그런 건 아니다.) 급식실로 향했다. 어느덧 정신을 차려보니 박찬열과 도경수는 내 눈에는 퍽 다정해보이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럼 이번 주 일요일에 자습 마치고 우리 집 올래?" 

 

"그래! 진짜 할머니께서 직접 염주 만들어 주시는거야?" 

 

어느덧 약속까지 잡은 건지 아예 세훈이와 나, 우리 둘은 배제시키고 알콩달콩한 박찬열과 도경수를 소심하게 노려보다가 반찬으로 나온 돈까스에 환호성을 질렀다. 

 

 

 

 

 

"경수야, 너 돈까스 안 먹어?" 

 

"어, 나 별로 안 좋아해." 

 

"그럼 나 먹," 

 

"근데 오늘따라 맛있어 보이네." 

 

"...하하, 경수 파인애플도 안 먹어?" 

 

"응, 혀 따가워서." 

 

"그럼 내ㄱ," 

 

"근데 오늘은 괜찮을 것 같다." 

 

"아, 씨발!!!" 

 

계속 날 농락하듯 장난치는 도경수에 화나 소리치며 수저를 집어 던졌더니 되려 날 골리던 도경수는 조용히 밥만 먹고 있고 덕분에 나만 시선집중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쪼그려 앉아서 수저를 주울 수 밖에 없었다. 

 

 

"병신." 

 

"...뭐?" 

 

"아냐, 백현아. 네 밥 숭늉으로 말아버리기 전에 네거나 잘 쳐드시라고." 

 

해사하게 웃으며 내게 말하는 도경수에게 침을 뱉 

을순 없어 정말 병신같이 그래... 라 말하고 난 뒤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고 나서야 손에 들은 수저가 땅바닥에 떨어졌던 것인게 생각나 새 수저를 받으러 줄 사이로 끼어들었다. 2학년들이 어찌나 덩치가 좋은지 잔뜩 밀려나 겨우겨우 수저를 받아왔더니, 분명 네 식판이 있었던 자리엔 오직 내 식판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밥 위에 놓여진 단무지 한 장과 함께. 

 

 

도경수, 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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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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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앜ㅋㅋㅋㅋㅋㅋ 백현이 미움 제대로 받네여 ㅋㅋㅋㅋㅋㅋㅋ 찬열이는 이제 독실한 불교신잔가옼ㅋㅋㅋㅋㅋ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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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령님
ㅌㅌㅌㅋㅋㅋㅋㅋ고맙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용
11년 전
대표 사진
비회원246.19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ㅇ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아진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bb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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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ㅋㅋㅋㅋㄲㄱ찬열이랑이제ㅋㅋㄱ불교전돜ㅋㅋㄱ너무귀엽습니다ㅜᆢ다음편ㅈ너무기대되여!!! 잘읽고갑니다!!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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