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장위안이 식탁으로 향한 것은 타쿠야가 식사 후 물을 마실때였다.
"밥 먹자."
장위안의 사료그릇을 내려놓자, 한달음에 달려온 작은 강아지. 말못하는 생물인데도 껄끄럽게 질투가 난다. 애정을 쏟아붇는게 보여지니까. 내 앞에서 다른 걸 예뻐하고 아껴주니까.
괜히 소리나게 물잔을 내려놓아도 쳐다도 안 본다. 어어? 이 아저씨가 근데! 휴일에 만났는데 개한테만 신경쓰잖아..
속상한 마음에 쿵쿵 거리며 거실을 움직이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 지 장위안은 아예 강아지 앞에 주저앉아 식사과정울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아예, 둘이 사귀지 그래요?"
톡 쏘아붙이면서 테이블 위의 휴대폰과 점퍼를 챙겼다. 오늘은 날이 아니다. 저 개한테 밀려 짖밟힐 자존심 걱정에 타쿠야는 도망 가기로 했다.
"응? 그럴까."
울컥한 타쿠야가 그의 뒷통수를 노려봤다.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그거에 또 긍정할껀 뭐야, 진짜! 확 쏟아지는 열불에 그가 현관으로 발걸음을 딱, 옮기는데 장위안이 장난기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타쿠야, 밥 다 먹었어?"
휙, 뒤를 돌아보니 이제는 개한테 타쿠야, 타쿠야 하는게 아닌가. 모멸감? 이건 모멸감인가! 소리를 딱, 지르려는데 장위안이 빈그릇을 챙기며 부엌으로 갔다.
"쟤는 귀엽긴 한데 안 예뻐."
"귀여운 여자랑 아예 살림 차리시죠!"
현관에서 신발을 챙겨 신는데, 휙, 하고 손목이 잡힌다.
"예쁜 남자가 취향이라."
"..개한테 타쿠야라 부르지마요."
"응."
"나 있을때 쟤 챙겨주지 마요."
"알았어."
"나말고 딴 거 좋아하지말라고요.."
"침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