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부제:동혁이 아빠 학교에 가다) 오늘은 너 삐잉네 학교 야자가 없는 날임. 그래서 너 삐잉 평소보다 집에 일찍 도착함. 현관문을 열자 신발을 신고 있던 지원이 아빠가 동그래진 눈으로 너 삐잉을 쳐다 봄. "딸,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니야?" "오늘 야자 없대. 아빠 어디 가?" "아, 동혁이네 학교. USB를 놔두고 갔대. 같이 갈래?" "응!" 너 삐잉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방으로 들어가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옴. 지원이 아빠가 보이지 않아 두리번 대다가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 지원이 아빠에 생글생글 웃으며 조수석에 탐. 너 삐잉이 차량 라디오에 가방에 있던 CD를 넣고 재생하자 진환이 아빠의 목소리가 흘러나옴. "어? 이거 뭐야. 진환이 형 목소린데." "한빈이 아빠가 줬어. 진환이 아빠가 가이드 부른 것들." "아, 진짜? 오늘 내 것도 하나 만들어 줄게. 내 걸 더 많이 들어야지. 우리 삐잉이는 아빠 팬이잖아." 난 진환이 아빠 목소리가 더 좋은데. 지원이 아빠 그 말을 듣고 울상지으며 '우리 딸이 변했어, 내 팬이었는데.' 하고 우는 소리를 냄. 그러자 너 삐잉이 지원이 아빠 머리 쓰다듬으면서 달래줌. 우리 아가 아빠. 학교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에서 내림. 역시 헐랭한 우리 지원이 아빠, 가지런한 차들 사이에서 혼자만 툭 튀어나와 주차되어 있음. 지원이 아빠가 웃으면서 자랑스럽게 말함. '김바비 인생에서 특이함 빼면 삐잉이 밖에 안 남지. 암.' ..알긴 아는가 봄. 학교 안으로 들어가자 야자중인지 많이 조용함. 끙, 너 삐잉네 학교는 어느 시간이든 시끄러운데. 좀 신기했음. 넓고 낯선 학교에서 조금 헤매다가 동혁이 아빠가 3층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너 삐잉 지원이 아빠 손을 꼭 잡고 3층으로 뛰어 올라감. 지원이 아빠는 지친 것인지 엄청 헥헥 댐. 그래도 너 삐잉은 지치지 않으므로 그냥 뛰어 올라감. 허허. 3층에 도착해 교실들을 몰래몰래 들여다보며 동혁이 아빠를 찾음. 한 3반쯤 봤을까, 드디어 너 삐잉이 동혁이 아빠를 찾았음. 동혁이 아빠를 어떻게 부를까 하다가 문을 살짝만 열기로 했는데, 지원이 아빠가 문을 쾅 열고 동혁이 아빠에게로 다가감. 시선집중. "칠칠 맞은 녀석. 뭐 이런 걸 다 놓고 가냐?" "한빈이 형이면 몰라도 형한테 그런 소리 들으니까 기분 나쁜데?" "뭬야, 내가 지금 선물도 데려왔는데 그러기냐?" "선물?" "딸. 이리 와." 너 삐잉에게 손짓하는 지원이 아빠에 모든 학생들의 눈이 너 삐잉에게로 향함. 너 삐잉 부끄러워서 발그레한 볼을 하고서 눈을 깜빡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지원이 아빠한테 감. 동혁이 아빠가 많이 놀랐는지 잠시 멍을 때리다가 너 삐잉을 보며 팔을 벌림. 너 삐잉 예쁘게 웃으면서 동혁이 아빠한테 안김. "딸, 야자는." "오늘 야자 없어. 아빠 보고 싶어서 지원이 아빠랑 같이 왔다. 잘했지." "어휴 예뻐. 잘 했어. 우리 딸." 사람들이 있던지 말던지 너 삐잉에게 뽀뽀 세례를 퍼부은 동혁이 아빠의 입술에 한 번 뽀뽀를 해주고 고개를 돌려버림. 그러자 동혁이 아빠가 잠시 서운해 하다가 너 삐잉이 입술에 뽀뽀를 해줬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실실 웃음. 학생들은 학생들끼리 난리 남. 저 여자애가 그, 동혁쌤 딸인가 봐. 예쁘다. 귀엽다. 다들 이런 반응을 보임.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음. 너 삐잉이 이제 가야겠다 싶어 동혁이 아빠 품에서 벗어나다가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 듯 가방 지퍼를 열어서 봉투를 꺼냄. 그리고는 동혁이 아빠한테 건냄. "이게 뭐야?" "이거 아빠 반 학생들 주라고!" 봉투 속에는 사탕과 초콜릿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음. '어흑, 내 딸. 왜 이리 예쁜짓만 골라서 하니..'하는 표정으로 너 삐잉을 보던 동혁이 아빠가 아차, 하며 학생들을 봄. "아, 미안해 얘들아. 내가 딸에 미쳐 사는 건 너희도 알잖아. 하하, 떠들지 말고 있어. 금방 올게." 하고 나가려는 동혁이 아빠를 학생들이 '쌤, 딸이에요?''그 옆에 분은 누구예요?'하는 질문들로 나가지 못하게 막음. 동혁이 아빠가 잠시 고민하다가 너 삐잉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는 말함. "삐잉이 자기소개 한 번 해 봐." "자기소개? 아..음. 안녕! 나는 김삐잉이고, 옆 학교에 다녀. 너희랑 동갑이야. 음.. 우리 아빠, 많이 서툴고 그럴거야. 아마." "아냐, 아빠가 얼마나 철저한 사람인데." "에이, 안 믿어. 여튼, 그래도 귀엽게 봐주고. 음. 하하." 너 삐잉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학생들이 박수를 침. 그 다음 타겟은 지원이 아빠임. "안녕. 내 이름은 말이지." 바비. 지원이 아빠가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한 남학생이 아빠의 가명을 부름. 그러자 지원이 아빠가 고등학생이 자기를 알아봐준 것에 감격했는지 방방 뛰다가 그 학생에게 악수를 하고 어깨빵을 딱, 함. 하여튼, 참 아이같은 아빠임. "내 이름은 김지원. 여기 있는 너희 선생님 형이야. 직업은 랩퍼고, 바비라고 초록창에 치면 많이 나와. 나 유명한 사람." 지원이 아빠다운 자기소개가 끝나고 학생들과 동혁이 아빠한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빠져나옴. 지원이 아빠가 배가 고프다며 너 삐잉을 들쳐 업고 차로 달려가 근처 분식집으로 가 김밥과 떡볶이를 시켜먹음. 너 삐잉이 지원이 아빠가 김밥을 먹는 사진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림. '김밥을 먹는 김밥' 태그를 걸어뒀으니 아마 곧 아빠들의 댓글이 하나 둘 달리기 시작할 거임. 배를 채우고 분식집에서 나와 다시 지원이 아빠 차에 탐. 조금 졸음이 밀려와 의자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음. 너 삐잉이 잠 들자 지원이 아빠가 시끄럽게 떠들던 입을 멈추고 너 삐잉이 평소에 잘 때 즐겨듯던 잔잔한 노래를 틀어줌. 오, 너 삐잉은 보지 못할 지원이 아빠의 기특한 행동임. 집에 도착하자 윤형이 아빠와 동혁이 아빠 빼고는 모두 퇴근해서 돌아와 있음. 지원이 아빠의 품에 안겨있는 너 삐잉을 준회 아빠가 조심히 안아들어 너 삐잉의 방 침대에 조심스럽게 누임. 아으, 우리 딸은 어쩜 자는 모습도 천사같을까 싶어 준회 아빠가 한참을 미소짓고 보다가 너 삐잉 볼에 뽀뽀를 하고 방을 나섬. -작가의 말 분량이 적은 것 죄송합니다. 다음편엔 두배의 분량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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