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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도] 도경수를 짝사랑하는 변백현x동성애를 혐오하는 도경수 01 | 인스티즈

 

 

경수는 우직하고 다정한 아이였다. 종인과 세훈같은 친한 동생이 많았기 때문일까.

처음 아르바이트 자리를 보고 찾아왔다는 경수를 본 순간부터 백현은 그렇게 생각했었다.

 가냘프지도, 그렇다 해서 너무 굵지도 않은 나즉한 음색에 아직도 솜털이 있을 것 같은 여린 피부를 가진 채로 작은 경수는 카페 안에 발을 들였고,

좀처럼 아르바이트생이 구해지지 않아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백현에게 경수는 무척이나 반가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이 도착하지 않았던 삼십 분 남짓한 시간.

다행히 손님이 없는 탓에 함께 앉아있을 수 있었던 맞은편의 백현은 이따금 쾌활하게 웃으며 경수를 흘끔흘끔 쳐다보고는 했고,

묻는 말에 엉성하기는 했지만 경수는 조곤조곤한 대답을 해주었다. ' 이름이 뭐에요?'  물어보면 '아! 경수예요. 도경수.' 대답하고,

'박찬열이랑 같은 대학교 다니네. 혹시 박찬열이라고 알아요?' 물어보면 '아! 찬열이랑 친구예요. 학식도 같이 먹고, 교양수업도 같이 들어요.'

경수는 백현과의 첫만남이 어색했던지 말할 때 줄곧 '아!' 하는 추임새를 넣고는 했더랬다.

 훗날 제법 친해진 후에 놀릴 심산으로 그날을 떠올리며 ' 아! 경수야.' '아! 우리 커피 먹을까?' 따라할 때마다 뺨을 물들이는 붉은 홍조를 백현은 많이 좋아했었다.

얼추 석 달, 전혀 다른 감정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어느 날 문득, 아르바이트를 끝마치고 경수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을 때,

 얇고 만질 거리는 실크 원단처럼 스르륵 백현을 감았던 그 설렘은, 아찔함은, 먹먹함은. 혼자 자취를 하는 경수의 집에 묵게 된 날이 있었다.

부모님이 할머니 댁으로 내려가 비교적 외박이 자유로웠던 날.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가벼운 농담과, 값싼 도시락과, 깊은 원두향이 흩뿌려진 시간을 지내고 넌지시 물었을 때,

' 오늘 나 너네 집 놀러갈까?' 그 어떤 어색한 티 하나 없이 청했을 때 경수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보자며 비슷한 영화 장르를 좋아하는 것에 대한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찾아갔던 경수의 집. 유별나게 깔끔하고, 자취집이라기엔 정리정돈이 몹시도 잘되어있던 작은 방안에 잠시 머뭇대다 발을 들였을 때에

그 안에선 늘 경수에게서 풍기던 향이 났다. 경수는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게 된 즐거운 시간에 신이 난 듯 경쾌하게 움직였고,

서랍을 열어 옷을 내어주고선 집에 도착하기 전 들렀던 대여점의 스티커가 선명한 비디오테이프를 들고 텔레비전 앞에 주저앉아 영화를 감상할 채비를 했다.

 발목에 딱 맞게 떨어지던 트레이닝 바지 하나. 박시 했던 반소매의 티셔츠.

 조용히 받아내고 화장실 문을 닫아 잠갔을 때 백현이 쏟아내어 버린 무거운 한숨의 의미라는 것은 대체.

 

 

가슴이 답답했다. 반쯤 굽어있는 뒷모습과 깨끗하고 여린 목덜미. 경수의 일부가 자꾸 눈에 밟혔다.

그것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항상 기이할 정도로 서러워졌다는 것을, 어렴풋 느껴버리기도 한 순간이었다.

어쩌면 만지고 싶었을 지도, 아니, 꼭 한 번 안아보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은 꼬리를 이었다.

 백현은 느린 호흡으로 지난 시간 자신의 모습을 되짚었다.

 

 

  내가 친구한테 이렇게까지 집착을 하는 스타일이었나. 스스로를 향한 책망이 그런 백현을 조르르 따라오고는 했었다.

아아. 백현은 탄식하며 경수가 곧잘 입고는 했을 티셔츠에 얼굴을 묻었다. 향기는 취할 것처럼 진했고,

 백현은 그 속에서 더욱 진한 서러움을 느끼며 오래 화장실 문을 열지 못했다. '백현아! 아직 멀었어?' 목소리는 오롯이 귓전에 닿아왔다. 두려울 만큼 선명하게.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과거를 더듬어보던 백현이 간신히 어젯밤 들었던 경수의 말을 되내였다.

 

 

' 더럽다, 진짜. '

 

' 그게 정상인 사람이면 할 소리야? 아니면 자기가 남자인 줄 모르는 거 아니야? 입에 담기도 더러워. '

 

 

 

"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경수야. "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간절한 혼잣말이었다.

 

 

 

***

 

 

몸을 좌로 틀어 넓을 골목길에 들어서자마자 드러나는 커피숍을 확인하며 경수는 잠시 두 발을 멈춰 세웠다.

 막상 백현이 있을 저 가게를 보고 있으려니 지난밤의 기억이 다시 살아나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해진다. 백현의 눈빛. 백현의 표정. 백현의 목소리.

 분명 내가 아는 형을 깎아 내려서 백현이가 상처 받았겠지, 지난 시간들이 흑백 필름처럼 경수의 머릿속에서 어둡게 흘러간다.

경수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다시금 어깨를 펴고 숨을 골랐다.

이런 식으로 백현과 감정소모 하고 싶지 않다. 얼른 친한 친구 사이로 되돌아 갔으면 좋겠다. 늘 그랬듯이.

 

" 죄송합니다. 영업 끝났... "

 

" 그럼 그냥 갈까요? "

 

 

말도 끝마치지 못한 채로 백현은 멍하게 경수를 맞았다.

허리를 숙이고 있다가 들어 올리자마자 어느 사이 나타나 있는 경수는 생각했던 것보다 밝은 표정으로 장난스럽게 웃으며다.

어제 그런 식으로 끝나고, 오늘은 연락도 없겠구나 싶어 손톱만큼의 대비도 하고 있지 않았기에 갑작스레 나타난 경수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백현은 막막하기만 하다.

와, 왔네? 하며 어설프게 말을 더듬어도 경수는 그저 웃고 있다.

 

" 어제 먼저 간거 미안해. 그런 식으로 끝내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취했었어. "

 

" ...... "

 

" 밥 사주려고 왔어. 같이 밥먹자, 백현아. "

 

 

그런 걸 바라는 게 아니야. 백현은 담백하게 말하는 경수를 보면서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 깐다.

 어제 저와 찬열을 향해 소리치는 경수가 지금 눈앞에 서있는 경수와 설핏 겹쳐 보인다. 경수에게 찾아온 사소한 심경변화도 오롯이 와 닿는다.

 이 시간이 무엇을 뜻하는지 백현은 그마저도 알 것 같다. 

연유도 알려 주지 않은 채 저를 피하고, 어제는 먼저 자리까지 박차고 나갔으니, 이제 다시 장난치고 떠들며 웃는 친구사이로 돌아가자고.

백현이 그 자리에 곧게 서있는 경수를 향해 짐짓 웃어주었다.

 

 

" 조금만 기다려. 정리하고 나가자. "

 

 

그러나 마음은 오롯이 마음인 것을. 기다리는 경수를 지켜보며 백현은 자꾸만 마음이 무겁다.

어느 때에 어느 상대라 해도, 기복 없는 짝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같이 있어도 외로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

 

 

 


 
연말이니만큼 식당 안은 소란스러웠다. 특별한 것을 먹자는 경수의 청에 어영부영 인도 음식점으로 향했는데,

 어둡고 차분한 톤의 식당 분위기와는 다르게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의 수다로 인해 실내는 꾸준히 후끈했다.

그리고 그 열기에 한몫을 더하는 것이 백현이었다.

저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백현은 조금의 정적도 허락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끝없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사사로운 이야기들이다. 교묘하게 서로의 이야기는 피하면서, 사실 커피숍 점장이 야박하다느니, 박찬열이 대학간 이후로 안 놀아준다느니,

대학교에서 학점을 짜게 준 교수에 대한 푸념, 내년에 유럽에 가서 삼박 사일로 실컷 놀고 싶다는 소박한 꿈까지 낱낱이 늘어놓기 바쁘다.

경수는 이따금 고갯짓을 하며 백현의 부단한 노력에 호응을 해주고 있다.

저 아이가 자신을 피하며 생긴 공백에 대한 어색함을 무마하려는 방법이 이런 것이라면 맞춰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잠시 이야기의 소재가 고갈되어 정적이 흐르자, 백현이 얼른 널찍한 난의 끝자락을 떼어 듬뿍 커리를 찍어냈다.

씩- 웃어 보인 백현의 손이 경수에게로 불쑥 뻗어진다.

 

 

" 자, 아 해봐. "

 

 

경수가 얼른 몸을 뒤로 빼며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 괜찮아, 괜찮아. 내가 먹을게. "

 

" 한 번 먹어봐. 끝내 준다니깐. "

 

 

물러설 기세가 없어 보여 경수는 마지못해 끝자락만 살짝 물어 빠르게 입 속으로 난을 집어넣었다.

무표정하게 우물거리는 경수를 지켜보는 백현은 만족스러워 보인다. 눈을 반짝이며 경수에게 묻는다.

 

 

" 죽이지? 장난 아니지? "

 

" 어, 이 집이 원래 맛있는 거 같아. "

 

" 내가 주니까 더 맛있지? 끝내주지? "

 

" 어. 이 집이 참 맛있네. "

 

 

절대로 네가 줘서 맛있다고는 하지 않는 경수를 보며 백현이 샐쭉거렸다. 다 씹어낸 난을 꿀꺽 삼킨 경수가, 그런 백현이 미워보이지는 않아 피식-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 원래 인도 음식은 맨 손으로 먹는 건데. "  하며 라이스를 손으로 집을 듯 말 듯 장난을 치는 백현을 보면서도 웃음이 난다. 잠시 눈이 마주쳤다.

옅게 웃는 것이 참 담담해 보이는데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 감출 수 없는 슬픔이 설핏 드러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안쓰럽게도.

 

 

" 백현아. "

 

 

나지막이 불러들이니 백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물을 한 잔 마시고 경수는 다시 백현을 쳐다봤다.

 

" 나는 니가 날 피하는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했어. 왜, 니가 곧잘 그랬잖아. "

 

" 뭘? "

 

" 너보다 내가 먼저 연애하면, 왠지 싫을 것 같다고 한 거. "

 

" ...아, 그랬지... "

 

" 나 여자친구 생겼어. "

 

 


입가에 닿은 채 기울어 있던 백현의 잔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눈도 깜빡이지 못하고 백현이 경수를 쳐다봤다.

잘못 들은 거였으면 싶은데, 장난이었으면 싶은데, 지금 경수의 저 눈빛은 실없는 농담을 하던 그때의 경수가 아니다.

 

 

 

" 아직 우리 나이에 결혼을 운운하는 것도 좀 웃기지만, 어릴 때부터 결혼은 빨리하고 싶었어.

왜, 남자들은 그런 로망있잖아. "

 

" ..... "

 

" 나.. 제대로 된 연애 시작해보려고. "

 

" ....... "

 

" 결혼을 전제로. "

 

 

 

그러니까, 결국.

장난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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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마지막 경수 말에 저도 멍해졌어요. 작가님이 백현이 감정을 너무 잘써주셔서 저도 모르게 백현이에게 몰입했나봐요. 백현이 2일동안 연속으로 상처받네요.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넘어갈까요, 아니면 자신의 속마음을 다 말할까요? 백현이가 많이 힘들 것 같아요. 이미 많이 힘든 것 같지만요.....백현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잘봤습니다!
9년 전
독자2
헐.. 백현아ㅠㅠㅠ 힘들어지면안되는데ㅠㅠ 헐..
9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니 ㅠㅠㅠㅠㅠㅠㅠㅠ아잠깐만 ㅠㅠㅠㅠㅠㅠ경수야ㅠㅠㅠㅠ아진짜어떡해ㅠㅠㅠ아 백현아ㅠㅠㅠㅠ아잠깐 ㅠㅠㅠㅠ ㄹ아이게 무슨일이야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수 나빴어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아..이런거 너무 젛아요 ㅠㅠ짝사랑하는 백현이 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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