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오늘은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장래희망 발표를 할거에요!모두들 종이에 자신의 꿈을 그리고 앞에 나와서 얘기해봐요~" 동혁이 활기찬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활동을 전달한다. 전 날, 하루종일 고민하며 생각해 낸 활동이 겨우 장래희망 발표라니, 준회는 작게 코웃음 쳤다. 작은 손으로 열심히도 그리던 아이들이 하나 둘 완성시켜가고, 옆에서 그걸 엄마미소로 바라보던 동혁이 먼저 한빈이에게 발표를 시켰다.
"맘빈이는 테레비 나오는 사람이 될꺼에요!"
두 팔을 짠!벌리며 당차게 얘기하는 한빈이를 보고 동혁은 또 입이 찢어진다. 그걸 보고있던 준회는 왠지 한빈에게 배가 아파온다. "이야~한빈이 연예인이 될거구나~?우리 한빈이 유-명해지면 동혁선생님이랑 준회선생님 보러 꼭 와야된다? 발표 잘했어요! 다음은 윤형이가 해볼까?"
"윤형이는 지금 왕자니깐, 왕이 될거에여."
"야, 우리나라엔 왕 없" "구준회." 습관적인 저격의 준회가 윤형이에게 한마디하려는 순간 동혁이 매섭게 준회의 말을 자른다. 그리고는 "윤형이가 왕이 되면 우리나라가 정~말 행복해지겠는데?좋은 왕이 될거야." 하고 천사표 웃음을 날린다. "다음은 진환이가 하자." 준회가 진환이를 불렀다.
"저는요, 회사원될래요. 엄마가 아..앙정적인 직업이 짱이랬어요."
동혁과 준회는 동시에 당황했다. 저런 말은 또 어디서 주워들어가지고...동혁은 다소 동심이 결핍 돼 보이는 발언에 식은 땀이 흐른다. "진환아~안정적인게 무슨 직업이에요?" "몰라여." "음 그럼 진환이는, 진환이가 진짜 하고싶은 꿈을 꾸도록 한 번 생각해보자~" 마지막 지원이의 차례이다. 또래보다 좀 더 어수룩한 발음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쳐다본다. "ㅈ..져능,"
"지워니능, 토..토끼가될끄에여."
맙소사. 결의에 찬 모습으로 말하는 지원에 동혁은 심장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너..너무 귀엽잖아!!!"이때,
"ㅋㅋㅋ토끼ㅋㅋ사람이 무슨ㅋㅋ지원아, 사람은~토끼가 못 돼요~"
정적이 흐른다.
동혁이 표정을 굳히고 지원이의 눈에 닭똥같은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지..지원이...또끼..못뙈여?안되능데...토끼...대야 하능데...우으..."
'조때따.' 속으로 준회가 망연자실하는 사이, 동혁이 부드럽게 지원이를 달랜다. "아니야~지원이가 토끼가 왜못돼!누구든지 간절하게 꿈꾸면 못 이룰 꿈은 없어요~응?구준회 선생님이 거짓말 하신거야~" "마..맞아요, 선생님이 거짓말해서 미안해요." 또다시 준회를 노려보는 동혁에 준회가 재빨리 사과한다.
"지..지짜죠??나...토끼 돼서 오면 주네 선쌘님 혼내주꺼야.."
일단 마무리된 사건에 둘다 한숨을 돌리지만 어딘가 시무룩해 보이는 지원에, 동혁은 마음 한켠이 무거워진다. "야, 구준회 나 좀 봐." 아이들이 다 돌아가고 동혁이 준회를 부른다. "어..왜."
"어..왜? 지금 그런 말이 나와?오늘 지원이 울었잖아. 좀더 상냥하게 대해 줄 수는 없는 거야?"
"아..아니그게...어..아오...아 그니까...미안하다고.지원이도 너도 애들다..."
그래도 잘못을 아는지, 전에 없던 당황한 모습에 동혁은 마음이 슬쩍 풀어진다. "잘못한거 알긴 아네. 그리고 너도,어렸을때 지원이랑 다를거 없었거든?" "내..내가 뭐!"
"넌 어렸을 때 꿈이 나랑 결혼하는 거였잖아"
이내 머리를 퍽.치고는 재빠르게 달려가는 동혁이다.
"그건 지금도 내꿈이다, 새꺄.."
준회는 작게 읊조리고는 따라 달려간다. "같이가 김동혁!!" >>>애들이 너무 성숙해서 몰입이 힘들지는 않은지..ㄸㄹ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