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의 시간과 공간의 벽에 구멍이다. 블랙홀이 회전할 때 만들어지며, 그 속도가 빠를수록 만들기 쉬워진다. 수학적으로만 웜홀을 통한 여행이 가능하다.
아마도 그와 나의 사이는 웜홀로 인해 만들어진 인연인 것 같다.태형아 그곳에선 행복하니?
동생을 쫓아낸 태형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동생을 보며 '믿어달라는게 무리가 있지?'라는 혼잣말만 되풀이할뿐이다.
늦은 밤 혼자 밥을 먹던 정국은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전화기를 들어 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신호간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나오기 오래전 사람인 태형은 전화가 와도 받는 방법을 알리가 없는 태형은
여보세요를 외쳐대며 이 버튼 저 버튼을 누르고 나서야 겨우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받았다! 여보세요?"
"오오 들린다!"
"들리는게 당연하지 그쪽이 말한 주소..."
"잠깐! 먼저 너한테 사과해야겠어"
"사과?"
뜬금없이 자신에게 사과를 해야겠다는 태형의 말에 정국은 그저 황당해 할수밖에 없었다.
"저번엔 내가 심했어 정말 미안해 용서해줘"
"아니, 뭐...나야말로...미안해"
"니가 미안할게 뭐가있어"
"나도 심하게굴었으니까"
서로 미안하다는 말을 주고받은 정국과 태형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주소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너가 말해준 주소로 가봤더니 김태형댁은 없던데.."
"뭐야, 그럴리 없는데..내가 지금 사는구만.."
"산다고? 그럼 다시 한번 불러줘봐..이번엔 제대로!"
"제대로 된 걸로 제대로 알려주지"
"응, 부탁해"
"서울읍 남산도 부흥동.."
"또야?"
계속 이상한 주소를 알려주는 태형을 이상하게 생각한 정국은 친절한척하면서 내 휴대폰 훔치려는 생각 아니냐 이거 완전 날강도네 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주소를 알려줘도 거짓말하지말라며 화를내는 정국의 말을 듣던 태형은 그런 말은 용서 못한다며 만나서 얘기하자며 서로 화를 내기시작했다.
"그러니까 주소를 알려달라잖아! 똑같은 말을 몇 번 해!"
"내가 할 소리야 똑같은 말을 몇 번 시켜! 내가 사는 곳은 지금도 옛날도 서울읍 남산도 부흥동이야 확실하니까 외워둬!"
"지금도 옛날도?"
태형의 말을 듣던 정국은 문득 자신의 책장에 꽃혀있던 웜홀의 진실이라는 책을 떠올린다.
'웜홀..? 설마 그때...'라는 혼잣말과 함께 자신이 호텔 계단에서 휴대폰을 떨어뜨렸을 때를 생각한다.
'거기에 웜홀이 있었다면..'
"워므호르?"
"휴대폰 어디서주웠어?"
"출판사 계단에서 갑자기 떨어졌어"
"그 출판사가 어디있는데?"
"아마..중구일껄.."
"중구..? 내가 떨어뜨린 호텔이있는곳인데..틀림없어 웜홀에 떨어진거야!"
"좀 알아듣게 말해줄래?"
알아들을수있게 말해달라는 태형의 말에 정국은
'웜홀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터널인데 그 지진이 그걸 연거야!'하며 다시 알수없는 이야기들만 늘어놓았다.
"오늘이 몇 월 며칠이야?"
"뭐?"
"대답해봐"
"오늘은 1912년 4월 16일이지"
"1912년?"
"왜놀라?
"지금은 2014년 4월 16일이야"
"2014년?"
"100년이 넘은 후잖아 장난치지 마라"
장난치지말라는 태형의 말에 정국은 잠깐만이라는 말과함께 인터넷에 1912년을 검색했다.
그리곤 1912년 4월 15일에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혀서 2천명을 태운 채 침몰했는데 신문에 나오지않았냐는 말을한다.
그러나 돌아오는건 그런거 모른다는 말이였다.
정국의 말을 듣던 태형은 '나보고 뭐라더니 거짓말은 네가 하네'라며 짜증을 냈다.
"거짓말 아니래두"
"내일 신문 기사를 어떻게 알아?"
"난 2014년에 사니까 그쪽의 내일이 내겐 과거지"
"못 알아듣겠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가 끊어짐을 확인한 정국은
'결정적인 순간에 끊어지냐..'하며 아쉬워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이!"
상대방이 말이 없자 어리둥절하던 태형의 방에 태형의 동생이 들어왔다.
"오빠 방금 누구랑 얘기했어?"
"어...아냐"
"괜찮아?"
"세수...세수 좀 하고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