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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티, 자?   

   

나는 잔다. 나는 잠들었다. 따위를 중얼거리던 한빈이 지원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 며칠 전부터 끈질기게 따라붙는 양아치 복학생을 매몰차게 떼어내기에는 깡이 부족했던 우리의 모범생 한빈은 말 그대로 죽을 지경이었다. 같은 남자가 따라붙는 것도 징그러워 죽겠는데, 당장에라도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사라질 것 같은 저 애칭은 뭐란 말인가.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꺼져 씹새끼야!를 외치고 싶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한빈은 굉장히 소심했다. 또래들 사이에서는 사납게 생긴 얼굴이 먹히는 듯 했으나 지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자는 척 하면 뽀뽀한다?   

아 좀!   

   

이번에는 꼭 지원을 내쫓아야겠다라는 한빈의 각오는제 앞에서 턱을 괴고 실실 웃는 지원에 의해 산산조각났다. 결국 일찌감치 포기하고 대체 왜 나는 김지원 한정으로 찌질한 메추리가 되는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한빈의 뺨을 지원이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스위티, 무슨 생각해?   

아니요, 그냥......   

끝나고 우리 집 갈래?   

   

가서 무슨 짓을 당할 줄 알고. 한빈의 눈초리가 뾰족해졌다. 그런 한빈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원은 속 편한 소리만 내뱉었다. 스위티, 우리 집에 라면 많아. 뭘 부끄러워해?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줄게. 스위티는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미국에서 왔다더니 지나치게 개방적인 걸까,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지만 여태껏 제가 봐왔던 재미교포 친구들 중에 저런 또라이는 없었다. 아니 씨발 미국에서 쭉빵한 누나들도 많이 봤을 거면서 왜 가슴도 없는 나한테 지랄이래? 한빈은 문득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다가 조만간 여자 한번 못 만나보고 꼼짝없이 남자에게 먹힐 판이었다.   

   

바비 형.   

응? 지원이라고 부르라니까.   

형 게이예요?   

   

지원은 한빈이 자기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걸 싫어했다. 남들이 부를 땐 모르겠는데 한빈이 부르면 자기가 계집애가 된 것 같다나 뭐라나. 아무튼 되지도 않는 이유를 들어가며 한국 이름으로 부르라고 요구하던 지원이었다.   

   

게이로 보여?   

...조금요.   

우리 스위티가 그런 걸 궁금해할 줄은 몰랐는데.   

   

지원이 걸음을 멈췄다. 한빈 또한 걸음을 멈춘 채 긴장한 표정으로 지원을 쳐다봤다. 또 무슨 폭탄을 터트리시려고 그러나. 하는 의심부터 드는 게 사실이었다.   

   

나는 게이가 아니라, 스위티가 좋은 거야.   

......   

어때, 좀 감동 먹었어?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은 기분이었다. 마냥 싫지는 않은 게 이상하다는 사실을 느낄 새도 없이 지원이 한빈의 양 볼을 감싸쥐었다.   

   

그러니까,   

......   

라면 먹고 갈래?   

   

닥쳐요, 좀! 결국 한빈이 큰소리를 냈다. 크게 웃은 지원이 한빈의 손을 잡아끌었다. 가자, 아이스크림 사 줄게. 마지못한척 따라가는 한빈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마주잡은 두 손 사이로 기분 좋은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함비니를 스위티라고 부르는 지원이가 보고 싶었고... 망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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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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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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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바비아이 행쇼 ㅋ!!
11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ㅠㅠㅠㅠ스위티라니 제목만큼 달달하네요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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