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m B. 헝거게임]
『김한빈네꽃밭』
* 브금 같이 들어주실꺼죠? :)
"잘했어, 결과는 성공적이야."
김진환은 나와 김지원이 마차에서 내려오자마자 뛰어와서 한 말이였다.
김지원은 뿌듯한 얼굴로 웃으며 와이셔츠 카라깃을 매만지고 있었다. 김동혁은 앨리스 리와 같이 걸어오는 중이였다.
다가온 앨리스 리는 박수를 짝짝짝 쳐댄 채 감탄을 보내왔고, 김동혁은 말은 하지않았지만 눈빛으로 온화하게 웃어주었다.
주변에서 너네 대박이라고 소문이 자자하더라. 12구역을 만만히 보지못하겠다면서.
나는 그저 웃기만 했다. 대통령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겹쳐보여서 손에 힘이 풀렸다.
12층에 묶고 있는 김지원과 나는 앨리스 리와 김진환, 그리고 김동혁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함께 돌아왔다.
앨리스 리는 언제봐도 방은 참 마음에 든다며 눈을 깜빡였다. 탐욕스럽게 빛나는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김진환은 이와중에도 탐을 내냐며 핀잔을 주었고, 자연스럽게 거실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김동혁과 김지원, 그리고 나 순서대로 소파에 앉았다. 푹신거리는 촉감과 느낌이 낯설었다.
살구색 크림의 빛을 띄는 소파에 앉아 티격태격 대는 앨리스 리와 김진환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약간의 웃음이 나왔다.
살풋 미소를 띄고 있자 옆에 있던 김지원은 무슨 좋은 일 있냐며 자신의 비니를 벗었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저 둘 보면 그래서.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김지원은 배부르다며 배를 두들겼다.
"시끄러워, 여자."
심지어 김진환은 앨리스 리의 이름도 부르지않고 귀찮다는 투로 여자라고 치부해버리기 까지했다.
앨리스 리는 얼빠진 얼굴과 더불어 황당한 제스쳐를 취했고, 김진환은 가볍게 무시하며 리모컨으로 화면을 켰다.
"니네가 내일 부터 같이 트레이닝하게 될 애들."
"얘네 다 이길 수는 있겠어?"
화면을 키자마자 김동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의심쩍은 말투로 물었다.
김진환은 잠시 멈칫하더니, 어깨를 으쓱해보이고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설명을 이었다.
"총 4일간 단체트레이닝하고 3일간은 개인트레이닝해서 마지막 날에 스폰서들 앞에서 너네 능력보여주면 돼."
짧막하게 설명을 하고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1구역 애들은 정치적으로 스폰서들이 깔려서 겨냥하기 힘들지도 몰라."
"그러면 쟤네가 우승자가 되는 거잖아요. 안봐도 비디오 아닌가."
"아가야, 해보지도 않고 그런 소리하면 못써."
김지원의 투덜거림에 김진환은 달래는 어투로 말했다.
김진환의 설명과 더불어 잔뜩 참견하는 앨리스 리와 추가설명을 덧붙히는 김동혁에 비해 잠자코 김진환의 설명을 들었다.
김지원은 멋쩍게 뒤통수를 긁으며 인상을 찡그렸고, 다시 뒤로 몸을 기댔다.
1구역은 대대로 트레이닝을 해오던 애들이라서 불리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극복이란 중요한 거지.
저 남자애 이름은 오세훈이고 올해 17살이라고 하던데 캐피톨 소녀애들한테 지지층이 많아.
어차피 죽으면 끝나는 데 뭐하러 좋아하는 지 몰라, 진짜.
서늘한 말을 아무렇지않은 표정으로 내뱉는 김진환이였다.
여자애 아빠가 정치인이야. 캐피톨 쪽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배주현이라고 얘도 17살. 예쁘장하게 생긴거와 다르게 망설임은 없음.
김동혁은 턱을 괴며 말을 덧붙였다.
화면에 배주현이라는 여자아이가 나왔고, 그녀는 발길질을 하며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2구역, 3구역, 4구역, 5구역... 그리고 10구역.
이 새끼들은 하나같이 무표정이냐. 재미없게.
김진환은 빠르게 설명을 하고 넘기며 투덜거렸다. 덕분에 앨리스 리의 입만 바빠졌다.
2구역은 어떻고 3구역은 어떻고를 설명해주는데 다들 떠도는 루머가 험악했다.
"2구역 여자(손승완)가 4구역에 있었다가 도망쳐 왔다는 얘기가 있어."
"엥? 왜요?"
"2구역 여자애 엄마가 원래 4구역에 살았다고 하더라고. 여자애 낳자마자 손잡고 2구역으로 간신히 넘어온거라네."
앨리스 리가 비밀을 말해주는 듯 조근조근하게 말하자, 김지원은 궁금함을 참지못하고 물었다.
옆에 있던 김동혁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고 앨리스 리의 맞장구가 이어졌다.
맞아, 캐피톨에서는 유명하지. 저 여자애는 심지어 4구역 비하발언도 했더라고.
4구역 애들(육성재, 이혜리)이 2구역 여자 죽이려고 안간힘을 쓸꺼다. 안봐도 딱 보여, 진짜.
5구역 남자(김종인)는 살인전과가 있어. 딱 한 번뿐이지만 그게 과연 한 번일까?
여기서는 그런거따위 신경안쓰지만, 쨌든 조심하라고 일러주는거야.
와, 소름.
김지원은 자신의 팔뚝을 쓸어내리며 욕을 내뱉었다.
6구역여자(박초롱)은 멍청하다던데 이번 승률이 가장 낮은 애들 중 하나.
7구역 여자(초아)랑 사이가 안좋다고 하더라.
8구역 남자(남태현)은 쉽게말하자면 카사노바. 오는여자 안막고 가는여자 안잡는다네. 근데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안해.
9구역(차학연, 현아) 애들은 무기 뭘 쓰는지 알려진 바가없는데 죽일땐 확실히 죽인다네.
10구역 여자(경리)는 외모는 내 스타일인데 키가 너무 커서 탈락.
김진환의 말에 김동혁이 그의 뒤통수를 퍽 쳤다.
"지금 그와중에 이상형 말하는 타임아니다."
"쓰읍, 아파! 이 새끼야! 존나 예고도없이 치네, 인심없는 새끼."
아무튼, 10구역 남자(성규)는 캐피톨 유명인사야. 작년에 캐피톨 드라마 시리즈에 출연한적이 있는데, 그 드라마가 대박이 나버렸지.
관중들은 공평하지만 저 녀석이랑 오세훈녀석이랑 싸우게하면 누가 이길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진단 말야.
김진환은 버튼을 눌러서 다음으로 넘겼다.
두 장의 사진이 나왔고, 남녀가 각각 한 장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남자는 하얀색 니트를 입은채 앞을 쳐다보고 있는 사진이였다.
"11구역."
"..."
"김한빈이라고, 이 새끼도 악바리라던데."
"무슨..."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진환은 내 얼굴을 힐긋 보더니 다시 화면을 응시했다.
악바리라는 말은 그리 좋은 뜻도 아니지. 나도 왕년에 악바리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 새끼는 딱히 루머가 없어. 저지른 행위자체도 입에 올릴것이 아예 없을 정도로."
근데 들려오는 루머는 속을 알 수 없다는데.
김진환은 이어 11구역의 여자를 설명하고 빠르게 화면을 껐다.
정적이 채워질 틈도없이 앨리스 리의 높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11구역 애들은 우리구역 애들이랑 비슷하다는 말 자체가 안돼. 우리가 최소한 이겨야 한다구.
김동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
"니네 11구역애들보다 빨리 죽으면 편히 죽지못할거야."
그리고 웃어보이는데 말그대로 공포였다.
김지원은 씩 웃으며 뭔 소리를 그렇게 진심을 담해 말하냐며, 무서워 죽겠다며 호들갑을 떨어댔다.
김진환은 그걸 또 한심하게 쳐다보다가 머리를 딱 때리고 말았다.
빨리 가서 쳐 자기나해. 내일 트레이닝 힘들다고 징징거리면 발로 까일줄 알아.
트레이닝이 시작되었다.
"아, 존나 피곤해."
"어제 김진환이 자라고할때 쳐 잘것이지."
"난 낯선곳에서는 잠 안온다."
칼쓰는 놈이 총쓰는 구역에서 얼쩡거리고 있는건 트레이닝 시간에 눈치를 받긴했지만 같은구역이라 챙겨줄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총탄을 갈아끼우는 시간에 김지원의 얼굴을 쳐다보니, 피곤에 쩔어서 멍 때리는 모습만 역력했다.
김진환과 앨리스 리, 김동혁이 잠깐의 당부를 하고 간 뒤에 곧바로 잠에 든 나지만 김지원은 아니였나보다.
졸려 죽겠다며 으으!하고 소리치는 모습이 꽤나 괴로워보였다.
예민하다는 말이 진짜인가 싶어서 그가 들고있던 보라색 비니를 뺏어들었다.
"뭐야."
"빨리 잠에서 깨라고."
"아... 바닥에 눕고싶다."
총탄이 가득채워진 총을 한번 보고 멀리 있는 목표물에 맞췄다.
일단 총 소리는 크니까 김지원 잠깨우는게 중요한 일이였다.
실탄인 만큼 중요했다.
안전장치를 풀고 손목스냅을 돌리며 귀마개를 꽂았다.
목표물은 총 다섯 개가 세워져있다.
커다란 과녁.
거울.
통조림 캔.
사과.
마지막인 캐피톨의 동전.
탕, 탕 거리는 소리가 다섯 번 울려퍼졌다.
과녁 가운데에서 약간 빗겨나간 9점을 맞췄고, 거울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으며 통조림 캔은 보잘것없이 터졌다.
사과는 사과액을 내뿜으며 조각조각이 난 채 없어졌다. 재수없는 캐피톨 동전 가운데를 있는 힘껏 쏘았다.
[마지막 목표물.]
전광판에 뜨는 결과를 보니, 동전을 박살내버렸다.
"...얘 뭐야..."
"잠은 깼어?"
"누구누구 덕분에 잠이 확깼다. 총 쏠때는 말을 해줘야될꺼 아냐."
존나 놀랬네.
김지원은 욕을 내뱉으며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너 덕분에 잠은 안 올것 같다 라는 말을 추가로 하며 머리가 땡긴다고 투덜거렸다.
쏠 때는 말하고 쏘던가, 아니면 귀마개를 주던가 둘중에 하나라도 했으면 좀 좋아?
김지원은 배정받은 칼을 아무렇게나 휘두르며 불만을 터뜨렸다.
인상을 쓰고 니는 잘되가냐, 라고 묻자 김지원은 잠시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휘두르던 칼과 팔을 잠시 멈추고 그는 미소를 걸쳤다.
"...흠, 몰라."
"모르면 빨리가서 하시든가."
"몰라. 하기 싫은데."
나도 하고싶어서 하는 거 아니라고 하니 김지원의 표정이 오묘하게 뒤섞였다.
"..."
아직 7시간이나 트레이닝 시간 남았으니까, 정 졸리면 눈치보면서 잠자던가 해.
김지원은 내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만들어냈다.
뒤늦게 쓰라려 오는 총의 후유증에 이를 악물고 일부러 아프지않는 척을하며 총을 내려놓았다.
얼얼한 느낌인 걸보니 붉게 부풀어 오른것이 틀림없다.
내가 원래부터 쓰던 총이 아니라서 그런건가, 손이 적응하는데는 시간이 걸릴터이다.
시간이 지나면 딱지가 얹힐테고 빠른시간안에 적응해야 하니 지금 이마저도 촉박하게 느껴져서 김지원의 등을 밀었다.
"빨리가."
"알았다고."
"근데 왜 안가."
"내 발로 내가 나갈테니까 너는 니 할일이나해."
김지원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도움이 안되네 도움이. 한숨을 푹 쉬고 뺏어들었던 비니를 쥐어주며 나가라고 했다.
한 번더 총 쏴? 그러면 나갈래?
그러자 김지원은 기겁을 하는 척하며 낄낄 웃었다.
알았어. 7시간 후에 봐.
손을 천천히 흔들며 총 쏘는 구역에서 발걸음을 떼는 김지원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김지원은 내가 쥐어준 비니를 툭툭 털고 머리에 뒤집어 쓰며 자신의 구역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저게 나랑 동갑인게 안 느껴진다, 여러모로.
* 암호닉
지나니?
들레
기맘빈과김밥
김바비
김지원
뿌요
뜨뚜
지원아
매력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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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는 사진 안에 있습니다. 텀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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