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_Waiting for the sun
사랑하는 그대에게.
w. 진야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랑이 되어 있었다
- 잊었다고, 그리 믿었던 너의 얼굴을 마주했을 때에야 나는 비로소 너와 나 사이에 남은 감정의 잔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나만의 감정이었을런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멀어져 헤어진 것처럼 보였던 우리는, 아니 나는 어쩌면 아직까지도 너를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한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탓이다. 여전히 다정한 눈빛, 상냥한 웃음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사실을.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 건반을 어루만지던 너의 섬세한 손가락을 기억한다. 그 손가락이 연주하던 선율을 음표 하나하나까지도 사랑했던 때가 있었다.
프라하에서 열렸던 작은 콘서트장에서 나는 공연에 참여한 첼리스트로, 너는 내 팬으로 우리는 처음 마주했다. 외국에서 만난 한국인이 반가워서 나는 처음부터 너에게 꽤 호감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마치 운명처럼 만나 운명처럼 서로를 사랑하게 됐다. 평생을 함께 하자고 결혼을 약속했던 적도 있었다. 프라하의 어느 거리에서 네가 내미는 반지를 네 번째 손가락에 끼고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우리는 서로의 가장 좋은 이해자였다. 이미 꽤 유명한 첼리스트였던 나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피아니스트였던 너는 그 때가 서로에게 중요한 시기라는 걸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문자 한 통도 보낼 수 없는 날이 점점 늘어갔지만 누구 하나 불평불만을 토해내지 않았다. 우리는 세상에 단 둘만 남은 것처럼 서로를 사랑했지만 사랑이란 게 아주 연약하고 깨지기 쉽다는 걸 알만큼 성숙하지 못했던 거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참 철없는 연인들이었다. 언제까지라도 함께 행복할 거라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멀어지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너를 위해, 그리고 너는 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을만큼 서로를 사랑하지는 않았던 걸까.
만나지 못하는 날이 하루에서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한 달이 되고, 그렇게 두 계절을 흘려보내면서 우리는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처럼 서로를 잃어갔다.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 그어
혼자라도 외롭지 않은 밤에 울어 보리라
울다가 지쳐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 공연 중에 현이 끊겨 손을 베였다. 그리고 너에게서 헤어지자는 짧은 문자를 받았다. 네가 준 반지는 여전히 내 손가락에 끼워져 있었지만 나는 이상할만큼 담담했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나는 첼로를 점점 손에서 놓게됐다. 첼로를 연주하면 네 생각이 났다. 첼로를 끌어안은 나를 쳐다보던 너의 다정한 눈빛, 따뜻한 웃음, 내 손에 겹쳐지던 온기. 첼로를 손에 잡으면 너와 함께했던 과거가 나를 잠식했다.
그 과거 속에 나는 덩그러니 놓여져, 행복하던 우리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바라보고..........
너와 헤어진 이후 나를 꽤 아끼던 유명한 거장의 밑에서 지휘 공부를 할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이제서야 너를 털어낼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랑했던 기억은 가슴 따뜻했던 추억으로, 너는 그저 좋아했던 사람으로 남기는 일. 나는 여전히 음악 속에 살았지만 첼로를 손에서 놓기 시작하니 너를 잊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네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됐지만 견딜 수 있었다. 내가 너의 연인이었다는 걸 모르는 동료들의 앞에서 내가 저 사람의 팬이고, 그는 정말 좋은 피아니스트라고 웃으며 칭찬할 수 있게 되었을 정도로 나는 좋아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국에 귀국했다. 거의 3년 만이었다. 지인이 내게 연말 무대에 서주길 부탁했고 나는 기분좋게 승낙했다. 함께 협연하게 될 음악가들과 처음 만나는 날, 우리는 지휘자와 피아니스트의 입장으로 마주하게 됐다. 이런 식으로 너와 마주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던 나는 너와 함께 공연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당황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너와 내 사이를 전혀 티내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카페에서 몇 년 만에 네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널 따라왔다는 네 옆의 그 사람을 마주쳤을 때.
그제야 알았던 거다. 한 번도 너를 잊어본 적이 없음에도 잊었다 나를 위로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 너는 생각도 못하고 있을, 나만이 너를 여전히 사랑하는 우리의 반쪽짜리 관계. 너는 내 반쪽짜리 연인으로 남아 나는 앞으로도 계속 너를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는 것.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그리고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 너를 떠났던 나. 너를 잊었던 나. 그리고,
나를 떠나버린 너. 나 같은 건 잊어버린 너.
나는 문득 외롭고 비참해졌다. 지워내지 못한 감정의 잔재가 손가락 끝을 아프게 찔러오는 것 같았다.
***
안녕하세요! 이거 사실은 제 실수로 삭제해버렸다가 독방으로 옮겼던 글인데 제가 보관하기 쉽게 하려고 다시 글잡에 올려요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오늘만 몇 번을 옮겨다니는 건짘ㅋㅋㅋㅋㅋㅋㅋ
스토리에서 주인공은 유명한 첼리스트였다가 이제는 지휘자로 전향한 상황이고 진환이는 신예 피아니스트에서 이제는 꽤 유명해졌고 주인공의 전 연인이라는 설정! 주인공은진환이를 잊었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만나니까 내가 아직도 이 사람을 사랑하는구나...하는 내용입니당 진환이의 감정은 비밀이에요 이미 읽어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ㅋㅋㅋㅋㅋ
사실 처음에 누구로 할까 엄청! 고민하다가 섬세한 이미지하면 역시 뿌요지!하는 생각에 이렇게 망상 폭발하게 돼써요...아직 상대방은 정하지 못했어여...
여주일 수도 있고 한빈일 수도 있고 준회일 수도 있곸ㅋㅋㅋㅋㅋㅋㅋㅋ
첫 글잡글이고 망글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닿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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