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후드를 뒤집어 쓴 채 내 옆에서 나란히 걷는 그의 걸음걸이가 한없이 조심스럽다. 남들보다 보폭이 현저히 좁은 나를 배려 하듯 사뿐 사뿐. 티가 안 나는 듯 하면서도 자기 딴에는 잔뜩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역시 매너가 아주 몸에 뱄다. 아마 지금 아저씨와 같은 지붕 아래에 살고 있는 아내도 이렇게 꾀었겠지.
˝어디 갈까?˝
˝에이, 아저씨가 정해요.˝
˝…아저씨가 누군데?˝
˝당연히 아저…가 아니라 오빠가 정하라구요.˝
˝앞으로도 그렇게 불러. 다신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대답 안 할거야.˝
˝…풋, 알았어요. 오빠.˝
아, 맞다. 오빠라고 부르랬지. 바람 빠진 소리로 살풋 웃자 기다렸다는 듯이 어깨에 단단한 팔을 둘러오는 오빠, 아니 아저씨였다. 연애 초반에 이랬을 땐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지면서 밀어내더니. 이제 익숙해지니 조금은 대담해졌다. 하지만 아직까진 여고생을 상대로 원조교제를 하며 아내를 속이는 남자치곤 굉장히 숙맥이다. 우리가 교제를 시작 한 지 약 한 달. 진도는 팔짱 끼기, 그리고 손 잡기. 그 이상은 없다. 아저씨 본인 자체도 플라토닉적 사랑을 추구하긴 하지만 나에 비해 아저씨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남의 눈치도 잘 보고. 어떻게 나와 교제를 시작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 속이 다 탈 지경이다. 매번 만날 때 마다 교제의 대가로 돈을 주긴 하는데. 왠지 뭔가 찜찜한 기분이다.
˝영화 볼래?˝
˝그러죠.˝
혹시 아저씨에게 내가 여자로 안 보이는 것이 아닐까. 뜻 모를 의구심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전 항상 잊혀질때면 옵니다 ^_^;;
오늘도 무한도전 결방이네요...20주...뭐, 괜찮습니다 언제든 기다릴 수 있음.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유재석] 원조교제 01 | 인스티즈](http://img705.imageshack.us/img705/1797/72baa14c1e36d4deceb1bb6.jpg)









